July 16,2018

살인더위 피해 더 심각해져

체온상승·수면부족으로 인한 사망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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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에서 반생을 보낸 84세의 여인이 아파트 문앞에서 그녀의 열쇠를 움켜쥔 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한 바 있는 한 노인은 그의 침실에서 죽어있는 채로 발견됐다.

젊은이들 역시 급작스러운 죽음에 직면하고 있다. 태평양 연안의 도보길인 PCT(Pacific Crest Trail)를 도보로 여행하던 젊은이가 쓰러져 사망한 사건도 발생했다. 이 청년은 손에 빈 물병을 들고 있었는데 혼자서 살기위한 사투를 벌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의 죽음을 몰고 온 것은 더위였다. 지난 2006년 7월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거대한 공기 덩어리인 기단(air mass)이 숨 막힐 정도로 뜨거워지면서 짧은 기간 중에 수백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온실가스 증가로 여름 더위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열파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등 보건정책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사진은 NASA가 작성한 2015년 온실가스 시뮬레이션.    ⓒNASA

온실가스 증가로 여름 더위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열파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등 보건정책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사진은 NASA가 작성한 2015년 온실가스 시뮬레이션. ⓒNASA

도시의 노인, 빈민층이 가장 큰 피해자

지난 2003년 8월에는 유럽에 뜨거운 열기가 몰아치면서 약 7만 명이 사망해야 했다. 이중 약 2만 명은 프랑스인이었는데 사망자는 대부분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을 돌보는 젊은이 들이 휴가 가 있는 동안 아파트 위층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2010년 러시아에서는 더위로 약 1만 명이 사망했다. 2015년 인도에서는 2500명이 사망했는데 이 역시 더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매년 더위의 강도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상무성 산하 국립기상국(National Weather Service )에 따르면 1986년 이후 더위로 인해 사망한 미국인이 3979명이다. 이는 홍수로 인해 사망한 2599명, 토네이도로 인해 사망한 2116명, 허리케인으로 인해 사망한 1391명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매년 기온이 높아지면서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온실가스가 대기에 축적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는 중이다. 기상 관계자들은 2~3일 이어지는 열파가 미래에는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3일 ‘사이언스 뉴스’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최근 더위로 인한 른 피해를 경고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수면이다. 더위가 가중되면서 사람들의 편안한 잠을 빼앗고,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출산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잠이 더위에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람의 몸은 잠을 준비하면서 체온이 내려가고 잠자는 동안 낮은 체온을 유지하지만 잠을 깨면서 다시 높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더위로 인해 잠을 설칠 경우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2002~2011년 사이 76만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면 시간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선잠을 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더위로 인한 탈진, 구토와 심장마비 유발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사례가 빈민층이나 노인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기상학회에 따르면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능력과 사고 능력이 저하되고 결과적으로 이상행동을 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하버드 대학 과학자들은 한여름 12일에 걸쳐 24명의 대학원생들을 에어컨이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게 하고, 20명의 대학원생을 에어컨이 없는 아파트에 거주케 하면서 학생들이 더위에 어떤 반응을 하고 있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에어컨 없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크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트 결과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확률이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는 학생들보다 6% 낮았다. 색상 식별 능력에 있어서는 무려 10%의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국립 보건원 산하 국립아동보건인간개발연구소는 지난 2002~2008년 중 출산한 22만3000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출산 실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섭씨 1도가 상승할 경우 1만 명당 약 4명의 사산아를 출산했다.

캘리포니아 주 환경보호국의 유행병학자인 루파 바수(Rupa Basu) 씨는 “더위로 인해 지금 집계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더위에 대해 큰 위협을 느끼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사이언스 뉴스’는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건강을 해치는 위협(threat)으로 보기보다 귀찮음(annoyance) 정도의 가벼운 골칫거리로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의료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더위를 심각한 질병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

워싱톤 대학의 응급의인 제레미 헤스(Jeremy Hess) 씨는 “향후 더위와 관련된 질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많은 의사들이 큰 부담감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20년간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국가적으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섭씨 36° to 37°를 유지해야 한다. 콜로라도 공중보건대 조나탄 사멧(Jonathan Samet) 학장은 “체온이 올라갈 경우 심박수가 올라가 피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땀을 흘리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열을 내리기 위한 과정이다. 문제는 고온으로 인해 이런 과정이 반복되는 경우다. 체온보다 바깥 기온이 더 올라가는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피부를 통해 피부를 통해 열을 발산하는 기능이 멈출 수 있다.

더구나 습도까지 높아질 경우 땀이 더 이상 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의료계는 더위로 인한 탈진이 몸을 약하게 하는 것은 물론 어지러움과 구토, 더 심할 경우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 여름에도 뜨거운 더위가 예고되고 있다. 이제 더위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조지아 공과대학의 환경 전문가 브라이언 스톤(Brian Stone) 교수는 “세계 각국이 국가적으로 더위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지금이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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