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2,2018

인간만이 대멸종 막을 수 있다

제 6의 멸종 주인공은 인류, 해악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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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계 올림픽이 한창이던 1988년. 미국 타임지는 그 해 표지 인물로 ‘지구’를 선정했다. ‘올 해의 행성, (멸종) 위기에 처한 지구(Planet of the Year, Endangered Earth)’가 주인공이었다.

30년 전 올림픽을 치룰 당시 우리나라는 산업화 물결을 타고 전국에 발전소와 공장을 대거 짓고 있던 때였다. 지금은 기상청이 예보하는 미세먼지 수치에 맞춰 내 활동 범위를 결정해야 하지만 그 당시에는 대기오염이나 기후변화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구 한편에서는 지구가 처한 위기 상황을 경고하고 있었다.

1988년 타임지 커버. 그 해 가장 인상적인 이슈와 인물을 꼽는 타임지 표지 모델에 지구가 선정됐다. ⓒ http://content.time.com

1988년 타임지 커버. 그 해 가장 인상적인 이슈와 인물을 꼽는 타임지 표지 모델에 지구가 선정됐다. ⓒ http://content.time.com

지금의 환경이 지속된다면 인류는 제 6의 대멸종 주인공 된다

환경전문가 및 과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환경오염이 지속화되면 지진과 쓰나미를 동반하는 이상 재해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동식물도 멸종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초대 국립생태원 원장이자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인 최재천 교수는 지난 8일 열린 ‘평창포럼-지구환경과 인류의 미래’에서 “앞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호모 사피엔스가 멸종하는 6번째 종이 될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을 내놨다.

최재천 교수만의 생각이 아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계속 멸종 위기에 대해 환기시키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프린스턴, uc 버클리 대학 연구팀이 지난 2015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는 6번째 동물 대멸종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멸종 동물에는 인간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상아 없는 코끼리, 야행성으로 변한 코끼리 등 코끼리가 인간들의 해악에 의해 이상한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 Pixabay

상아 없는 코끼리, 야행성으로 변한 코끼리 등 코끼리가 인간들의 해악에 의해 이상한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 Pixabay

지난해 멕시코 국립자치대와 미국 스탠포드대 공동연구팀이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바에 의하면 “여섯번째 지구 대멸종이 기존의 예상보다 더욱 심각하며 생물 멸종의 원인은 인간 활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호모데우스’, ‘호모 사피엔스’를 집필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인류·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Yuval Noah Harari)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교수 또한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에서 몇 백년 안에 멸종될 수 있다”며 인류를 앞으로 멸종될 6번째 종이라고 지목했다.

이제까지 지구에는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첫 번째 대멸종은 4억4300만년 전에 일어났다. 고생대-오르도비스기 말이었다. 지구상에 있던 생물체의 85%가 사라졌다. 해수면의 상승이 가장 큰 멸종 위기라고 짐작되고 있다. 이 후 네 번의 대멸종이 진행되고 나서야 현생 인류의 시초라 불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났다. 현생 인류의 시초라 불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의 주인공이 된 것은 불과 몇 십만년에 불과하다. 호모 사피엔스는 15~25만년 전에 나타나 지구의 모든 것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구의 역사를 보면 지구의 주인은 영원하지 않다. 지구는 서서히 움직인다. 지구가 위기를 맞아 모든 생명체가 멸종되었지만 지구는 다시 깨어났고 그렇게 또 다른 주인을 맞이했다. 두려운 것은 이제까지 대멸종이 지구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생긴 일이었다면 앞으로 인류가 겪어야 할 대멸종은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낸 재앙의 씨앗이라는 점이다.

인간활동 의한 오염원 줄이고 다양한 생물종 보전과 보호에 힘써야

인간은 생물체의 진화에 강제로 관여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에는 약 11만 1000마리의 코끼리가 사라졌다. 땅을 파거나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된 수단인 상아를 매년 밀렵꾼들이 불법으로 사냥을 하면서 코끼리는 스스로 상아가 없는 새끼를 낳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트웬테 대학교와 국제 NGO 단체 세이브 디 엘리펀트는 코끼리들이 밀렵꾼들을 피해 낮에 생활하던 패턴을 버리고 야행성이 되어가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간을 피해 생존하고자 진화의 패턴조차 바꾸고 있는 심각한 모습이다.

모든 자연은 순환한다. 다양한 생물종과 생태계의 보호와 보존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환경부

모든 자연은 순환한다. 다양한 생물종과 생태계의 보전을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환경부

‘인류의 적은 인류’가 되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꿀벌의 멸종 위기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꿀벌이 수분 매개체 역할을 하지 않으면 단기간 안에 인류는 멸종될 것이다. 꿀벌이 집을 찾아오지 못하고 길을 잃는 원인은 전자파, 지구 온난화, 바이러스 등 수없이 많은 원인들이 지목되고 있지만 살충제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설득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는 니코틴계의 신경 자극성 살충제인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 성분이 꿀벌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집단 폐사의 원인이 된다는 영국 대학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좀 더 모양이 좋은 농작물을 먹으려고 무분별하게 뿌리는 살충제가 벌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지구는 인류가 없어진다면 어떨까. 말할 것도 없이 지구에게는 최고의 상황이 될 것이다. 지구에 생존하며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동식물에게 가장 해악을 끼친 존재는 다름 아닌 인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 지구를 살릴 방법도 인류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은 지난 2010년을 국제생물다양성의 해로 정해 일을 했지만 크게 부각이 되지 않았다. 이에 다시 2011년부터 2020년까지를 ‘생물 다양성의 기간’으로 정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2년 리우 지구 정상회담에서 150개 정부가 서명하며 동참을 약속한 생물다양성 협약은 육해공 생태계를 이루는 모든 생물체의 다양성을 보전하고 보호하겠다는 다짐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모든 온실가스의 인위적인 배출을 규제하기 위한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도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다.

우리나라도 이와 관련해 큰 역할과 소명이 있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천연자원의 보고 ‘DMZ(Demilitarized Zone)’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재천 교수는 “앞으로 인류는 ‘생태적 전환(Ecological Turn)’만이 살 길이다. 우리의 DMZ는 생물 다양성의 표본이다. DMZ를 생태평화도시로 만들어 세계 자연 유산(World Heritage Site)으로 보전하면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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