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7,2018

술이 폭력성 유발하는 이유

뇌과학 통해 알코올 해악성 새로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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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폭력성이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평소 온순했던 사람이 술을 마시면 야수처럼 돌변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이유로 이런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12일 ‘텔레그래프’ 지에 따르면 이 수수께끼의 비밀이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토마스 덴슨(Thomas Denson) 교수 연구팀은 연구를 위해 50명의 젊은 자원 참가자를 모집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구성했다. 한 그룹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보드카 등의 주류를 마셔온 그룹이고, 또 한 그룹은 알코올 성분이 없는 플래스보 드링크(placebo drinks)를 마셔온 그룹이다.

술을 통해 알코올을 다량 섭취할 경우 뇌 전전두엽의 기능을 자극해 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처음 발표됐다.  ⓒ ScienceTimes

술을 통해 알코올을 다량 섭취할 경우 뇌 전전두엽의 기능을 자극해 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알코올과 폭력성의 상관관계가 뇌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ikipedia

보드카 마신 후 폭력 가능성 높아져

전두엽의 앞쪽인 이마 부분에 위치하는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은 동물적인 본능을 억제하고 사회성을 유지하는 심리학 용어로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영역과 폭력성 간의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추정해왔다.

그러나 이 전전두엽이 알코올 섭취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댄슨 교수 연구팀은 알콜 친화적인 그룹과 불친화적인 두 그룹을 대상으로 알코올을 섭취한 후 전전두엽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참가자들에게 보드카와 알코올 성분이 없는 플래시보 드링크류를 섭취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들 참가자들의 뇌 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파악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MRI(자기공명영상)을 통해 뇌 안에서 변화 정도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보드카를 마신 참가자 뇌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뇌 주요 부위들이 알코올로 적셔지면서 먼저 뇌 전역에 걸쳐 퍼져 있는 ‘보상회로’의 활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또 학습·기억 등의 역할을 맡고 있는 해마(hippocampus)에서도 알코올 효과가 나타났다. 이런 반응에 힘을 얻은 연구팀은 강도를 조절해가면서 전전두엽 등 뇌 속의 더 세밀한 부위를 광범위하게 조사해나갔다.

토마스 덴슨 교수는 “연구 결과 알코올 섭취 정도에 따라 전전두엽을 구성하고 있는 배내측 전전두엽(dorsomedial prefrontal cortex)과 배외측 전전두엽(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수에 따르면 배내측 전전두엽은 평화(peace)를, 배외측 전전두엽은 공격성(aggression)을 담당하는 영역이다. 알코올 섭취 후 이 두 영역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따라 폭력성 여부를 파악하는 일이 가능하다.

알코올이 뇌 전전두엽 활동에 영향 미쳐

댄슨 교수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주 작은 량의 알코올 성분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전두엽이 축축하게 적셔지는 댐퍼링 이펙트(dampering erffect) 현상이 일어났으며, 배내측 전전두엽과 배외측 전전두엽 간의 상관관계를 측정할 수 있었다.

배외측 전전두엽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결과적으로 평상시 예측하기 힘든 폭력성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 관련 논문은 최근 ‘인지, 감정, 행동 신경과학(Cognitive, Affective, Behavioural Neuroscience)저널’에 게재됐다.

댄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폭력성으로 인해 다양한 범죄를 유발하는 알코올의 해악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알코올의 위험성은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라헬 테일러(Rachel Thayer) 교수 연구팀은 최근 알코올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 18~55세의 성인853명과 439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뇌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오랜 기간 동안 술을 마신 성인들의 경우 회백질, 백색질의 크기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추신경의 조직을 육안으로 관찰하면 백색인 부분과 회백색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척수 ·대뇌반구 및 소뇌에서는 그 구별이 뚜렷하다. 흰 부분을 백질이라고 하고, 회백색 부분을 회백질이라 하는데 백질은 주로 유수신경섬유로, 회백질은 신경세포와 그 수상돌기·무수신경돌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부위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곧 뇌 기능이 손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알코올을 통해 뇌 손상이 마리화나와 같은 마약으로 인한 뇌 손상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테일러 교수 연구팀은 알코올이 마리화나보다 더 해롭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뇌과학 발전으로 알코올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새로운 사실들이 연이어 밝혀지고 있다. 영국 신경과학협회는 알코올을 포함한 마약의 독성을 파악하기 위해 ‘마약에 관한 독자적인 과학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독성 정도를 파악한 결과 알코올이 다른 마약들을 누르고 독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의 경우 독성이 72점이었는데 이는 이는 가장 해로운 마약인 헤로인보다 더 높은 것이다. 담배보다는 3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의 역사는 기원전 2000~3000 전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문명서부터 존재해왔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후 많은 술들이 인간 삶의 반려자로서 좋은 인상을 심어왔다. 그러나 최근 뇌과학으로 술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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