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9,2018

‘졸리 효과’, 정밀의료 방향은?

2018년 정밀의료 산업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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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는 지난 2013년도에 아직 발병하지 않은 가슴을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그는 자신이 유방암에 걸릴 유전학적 확률이 87%에 달한다는 진단을 받은 후 유방절제술을 받았다.

이러한 예방적 절제술의 배경에는 정밀의료 기반의 DNA와 단백질 분석 기술이 날로 발전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안젤리나 졸리의 수술은 전 세계 대중들에게 정밀의료 기반의 유전자 분석 시스템에 대해 알리는 기폭제가 되었다. 이른바 ‘졸리 효과’였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체 검사를 통해 유방암 절제수술을 했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이 암으로 엄마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수술 동기를 밝혔다. ⓒ Pixabay.com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체 검사를 통해 유방암 절제수술을 했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이 암으로 엄마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수술 동기를 밝혔다. ⓒ Pixabay.com

미국·유럽 등 주요국 정부, 적극적으로 정밀의료산업에 투자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정밀의료 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5년 1월 재임 당시 ‘정밀의료 추진 계획(PMI)’를 발표하며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개인의 유전 정보, 환경, 생활 습관 등의 차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인 맞춤형 질병 치료 및 예방법을 개발하고 이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및 신뢰 구축, 규제 검토 및 정보 공유 플랫폼 개설, 민간-정부 간 협력관계 구축을 실행하도록 되어 있다.

영국 정부는 정밀의료에 대한 정책을 지난 2012년부터 계획해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012년 ‘100,000 Genome Project’를 발표하고 정부의 주도하에 2017년까지 10만개의 전유전체 시퀀싱(whole-genome sequencing)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보건부 산하에 ‘Genome England’를 설립했다.

일본 정부는 2012년도에 설계된 ‘의료혁신 5개년 전략’에서 ‘맞춤의료’를 중심으로 혁신적인 신약 개발과 의료기기를 개발해 맞춤형 의료산업을 신성장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독일 정부는 정밀의료 분야 중 특히 퇴행성 신경질환과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정밀의료산업은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향후 개인 습관 등의 데이터를 축적해 통합 관리하는 예방적 질병관리시스템이다. ⓒ Pixabay.com

정밀의료산업은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향후 개인 습관 등의 데이터를 축적해 통합 관리하는 예방적 질병관리시스템이다. ⓒ Pixabay.com

중국은 최근 가장 정밀의료 산업 시장을 무섭게 따라오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중국은 2016년에 중국형 정밀의료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해당 기관 및 병원에서는 향후 10년간 92억달러의 예산을 지원받아 유전체를 분석하고 임상자료를 모으기 위한 각종 프로젝트들이 추진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정밀의료 기반 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유전체 기반의 생명현상 기능 및 기전연구를 시행하는 한편 글로벌 공동연구와 유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오는 2021년까지 5년간 정밀의료 기반 개인 맞춤형 암 치료기술을 개발하는데 국비 631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전략회의는 9대 국가과학기술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정밀의료를 선정하여 개인의 유전자는 물론 생활습관 등의 정보를 빅데이터로 통합 분석해 효과를 높이는 맞춤형 정밀의료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밀의료 산업이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로 분류되는 유전자 정보 및 의학 정보에 대한 대책이 선제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서울 카이스트 도곡캠퍼스에서 개최된 ‘제도정립 산학연관 토론회’에서는 국내 정밀의료 산업에 대한 제도 정립에 관해 전문가들이 나와 대책을 강구한 바 있다. 이들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대한 대책 수립이 가장 급하다고 말했다.

강민수 을지의과대학교 의료IT학과 교수는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개인의 유전자 정보가 보험회사로 유출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반문했다.

보험회사에서 보험을 이를 근거로 암보험 가입을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작게는 보험 문제이지만 크게는 생명윤리 문제로 확대될 수도 있다.

유전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

안젤리나 졸리와 같이 변이가 있으면 평생 유병률이 70~80%나 되는 강력한 유전성 암이나 희귀질환은 예방적 수술을 통해 미리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병이 유전자 요소 한가지로 발병되는 것은 아니다. 후천적인 습관이 발병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밀의료 산업은 안젤리나 졸리와 같이 유전적 요소를 미리 체크하고 후천적 발병 요소가 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까지 점검해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까지 아우른다.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 정밀의료 산업의 범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정밀의료 산업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서울병원 류규하 연구 교수는 “앞으로 정밀의료는 개인의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데이터로 축적하여 종합적으로 개인의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발전될 것”으로 봤다. 이어 “이러한 데이터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없이는 발전되기 어렵다”며 “정밀의료 산업에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규하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성장을 위해서 정부의 규제 정책이 좀 더 완화되어야 할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과 우리는 규제의 차이가 크다. 미국은 법에서 규정하지 않는 것은 전부 가능”하다며 “생활정보를 수집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와 업데이트 주기가 빠르게 변화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규제 등이 완화되어야한다”고 지적했다.

표준화 문제도 시급하다. 규격화 된 표준화 정책이 미흡해 국가 차원의 통계나 연구를 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정밀의료 시장이 크지 않고 전문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국내 정밀의료 산업이 성장하는데 있어 걸림돌이다.

박정훈 마크로젠 이사는 “국내 정밀의료산업은 표준화된 규격이 없기 때문에 대기업이 투자 및 개발하지 않고 있다”며 “소규모 IT 기업이 진행하다보니 의료진과 개발진과의 피드백이 원활하지 않아 기술력이 축적되지 않고 프로그램의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이사는 “의료 정보를 국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의 표준화 작업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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