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3,2018

한국에서 ‘메이커’로 성공하려면?

주변 반응 두려워 말고 중심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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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메이커(Maker)’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메이커란 사전적 의미로 ‘만드는 사람’을 뜻한다. 최근의 메이커들은 과거 수공예용품을 만드는 장인들이나 기술자에서 더 나아가 IT기술을 접목해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창의적으로 만들기를 실천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적 경향을 가진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취업 절벽에 선 젊은이들에게 ‘메이커 활동’은 또 하나의 일자리이며 직업이다. 메이커 활동을 인공지능(AI), 로봇 등 기계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인간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집합체라고 보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메이커 활동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가 되어가고 있다.

과거의 메이커들. 이들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창조자였다. ⓒ Pixabay

과거의 메이커들. 이들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창조자였다. ⓒ Pixabay

하지만 새로운 것을 창작해 만들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브랜드와 일류를 따지는 대한민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만드는 메이커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욱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소셜인터넷 계정으로도 물건을 판매해 성공할 수 있는 메이커 시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팍스타워에서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개최된 ‘메이커 크라우드 펀딩 챌린지 - 2017 메이커 콘서트’에서는 젊은 메이커들과 메이커 양성 전문가들이 만나 ‘대한민국에서 메이커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반추했다. 이들은 예비 메이커들과 교감하며 다가오는 새해에 모든 메이커들이 성공할 수 있는 ‘필승 노하우’를 공개했다.

메이커 토크 콘서트에는 전문가들이 자리해 대한민국에서 메이커로 산다는 것에 대해 반추하며 메이커로 성공하기 위한 요소를 살펴보았다. ⓒ 김은영/ ScienceTimes

메이커 토크 콘서트에는 전문가들이 자리해 대한민국에서 메이커로 산다는 것에 대해 반추하며 메이커로 성공하기 위한 요소를 살펴보았다. ⓒ 김은영/ ScienceTimes

‘그제품의 사연’ 김영신 대표는 패션 MD 출신이다. 그는 티셔츠를 만들어 본인의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으로만 이천만원 넘는 매출을 올린 경험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사적인 인터넷 계정을 통해 그렇게 높은 매출을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다들 놀라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김영신 대표는 “앞으로는 개인이 만들어 SNS 계정 친구들에게만 팔아도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이제 ‘그런’ 시대가 왔다”고 단언했다.

판매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자신이 팔 제품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고 그 부분에 가서 물건을 팔라”고 조언했다.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하지만 실제 안에 들어가 살펴보면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본인의 순수한 노력과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접근 방식이 남 달랐다.

김 대표는 “내가 팔아야 할 물건이 누구에게 필요한지, 그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자신이 직접 발품을 팔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체에서 패션 MD로 근무할 당시 자신이 판매한 제품을 자주 사는 단골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제품의 만족도를 확인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점이 좋은지를 세세히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보는 좋은 메이커는 어떤 모습일까. 벤처캐피탈 대표로 참여한 ‘515주식회사’ 김우열 대표와 ‘인터베스트’ 신영성 팀장은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메이커로 빛나기 위해서는 최종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양산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한 해 메이커들의 투자처가 되어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들. 영세 메이커들에게는 상품의 방향을 믿고 투자해주는 소비자들이 가장 든든한 '배후'였다.

작년 한 해 메이커들의 투자처가 되어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영세 메이커들에게는 상품의 방향을 믿고 투자해주는 소비자들이 가장 든든한 ‘배후’였다. ⓒ wadiz.kr/

김우열 대표는 “그간 대체적으로 메이커들에 대한 투자가 초기에는 기술 분야를 접목시킨 ICT 계열 메이커들에게 많이 돌아갔다”고 밝히면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완성도를 높은 메이커들에게 기회가 있다. 양산 고도화를 위해서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영성 팀장은 향후 확장성에 대해서도 메이커 초기 단계부터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부분 메이커들이 초기에는 작게 시작하며 훗날 어떻게 커나갈지 생각을 잘 안하는데 초기 메이커 단계에서부터 이 후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창업지원전문가인 김승환 평택대학교 교수는 매력적인 메이커의 조건을 분석했다. 그에게 매력적인 요소를 갖춘 메이커란 투자를 받는 투자사와 기관, 대학이 원하는 방향을 보는 사람이다.

김 교수는 “돈을 집행하는 기관과 투자자들이 메이커 제품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어 하는가’를 면밀히 관찰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줘야한다”며 “투자비, 매출 계획, 예산, 수출에 대한 계획 등 객관적인 자료를 자세히 준비해두는 메이커들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커 전문가들에게 예비 메이커들이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 김은영/ ScienceTimes

메이커 전문가들에게 예비 메이커들이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 김은영/ ScienceTimes

많이 만들면 문제가 발생한다.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우며 많이 만드는데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면서 물건부터 만들어내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김영신 대표는 “억 단위 빚을 진 메이커들이 찾아와 무엇이 문제인지를 묻는다. 문제는 너무 많이 만든다는 거다. 고객들이 필요 없다는데, 그걸 잘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영신 대표는 조금만 만들어 주변의 반응을 살피며 테스트를 하라고 조언했다. 주변의 반응을 무서워해서는 메이커로 성공하기 어렵다. 그는 “지인은 가장 좋은 고객이다. 고객의 말을 듣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불만사항을 개선하며 테스트를 계속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을 바라보는 메이커의 눈이다. 김영신 대표는 “무조건 고객 관점으로 봐야 한다. MD의 관점, 사장의 관점으로 보면 안 된다”며 “고객에게 물어보고 개선해나가면서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환 교수도 동의했다. 그는 물건을 내놓고 ‘악플’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교수는 “악풀받고 죽고 싶다고 하는 메이커들 많이 봤다. 악성 댓글을 보면서 자신이 물건을 팔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메이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와 중심을 잡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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