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4,2017

성인 당뇨병, 모두 간에서 시작한다

간세포에서의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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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인 6억5000만명이 앓고 있는 비만은 가장 심각한 지구촌 건강문제의 하나로 꼽힌다. 비만은 여러 가지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만 그 중에서도 대사 관련 질환 특히 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으나 비만이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는 세포 및 분자적 기전은 지금까지 제대로 이해를 못 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위스 제네바대(UNIGE) 연구진은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과의 연계 인자들과, 당뇨병 발병에서 간이 차지하는 핵심 역할을 밝혀내는 성과를 거뒀다.

당뇨 관리를 위한 혈당검사 장면. Credit : UNIVERSITÉ DE GENÈVE

당뇨 관리를 위한 혈당검사 장면. Credit : UNIVERSITÉ DE GENÈVE

비만에 따른 염증 증가로 간 단백질이 당뇨 촉발

이들 연구진은 비만할 때 증가하는 PTPR-γ(Protein Tyrosine Phosphatase Receptor Gamma) 단백질이 간 세포 표면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를 어떻게 억제하는지를 밝혀냄으로써 새로운 치료 전략의 문을 열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8일자에 발표됐다.

비만의 특징인 지방세포 확장은 다른 여러 장기는 물론 간에도 영향을 미치는 염증 신호 증가로 이어진다. 비만 유발성 염증은 NF-kβ라는 전사 인자를 활성화시키며, 이 전사인자는 PTPR-γ 단백질을 증가시켜 당뇨병 발병의 도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그런 상황에서 세포 및 분자는 어떤 기전에 의해 작용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치료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까.

제네바대 의대 당뇨병센터 코디네이터인 로베르토 코파리(Roberto Coppari) 교수는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NF-kβ 전사인자의 표적인 PTPR-γ 단백질에 연구력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다양한 집단을 조사했는데, 이 인체 연구를 통해 간에 있는 PTPR-γ가 염증 증가에 따라 늘어나 인슐린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인슐린 수용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비만과 허리 둘레 일러스트. 왼쪽부터 허리둘레 33인치(84cm)의 건강한 남성, 과체중 남성(45인치, 114츠), 허리둘에 60인치(152cm)인 비만 남성. 뚱뚱하다고 모두 당뇨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나 발병 위험은 그만큼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Victovoi

비만과 허리 둘레 일러스트. 왼쪽부터 허리둘레 33인치(84cm)의 건강한 남성, 과체중 남성(45인치, 114츠), 허리둘에 60인치(152cm)인 비만 남성 순. 뚱뚱하다고 모두 당뇨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나 발병 위험은 그만큼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Victovoi

PTPR-γ 단백질 작용이 열쇠

연구팀은 자신들의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실험용 쥐에서 PTPR-γ 발현 수치를 조절했다. 일부는 발현 억제, 일부는 정상 발현 그리고 다른 일부 쥐들에게는 과발현을 시킨 뒤 인슐린 저항성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논문 제1저자인 자비에르 브리나호트(Xavier Brenachot) 제네바대 의대 연구원은 “PTPR-γ가 전혀 없는 쥐들은 고칼로리 먹이를 먹이자 비만이 유발됐는데도 어떤 인슐린 저항성 징후를 보이지 않았고, 식이-유발 당뇨병으로부터 완전히 보호되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비만 및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된, 장내 미생물군에 있는 어떤 박테리아의 독소인 리포폴리사카라이드를 투여했다. 여기에서도 PTPR-γ가 없는 쥐는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로베르토 코파리 교수팀은 자신들의 분석을 미세 조정하기 위해 간 세포(hepatocytes)에서만 PTPR-γ가 정상 수준으로 발현되도록 실험을 재구성했다. 이 실험에서 쥐는 다시 인슐린 저항성 경향을 나타냄으로써 당뇨병에서 간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비만이 일으키는 자연적인 병태생리를 모방해 간에서 PTPR-γ 단백질을 두 배로 과발현시키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연구를 수행한 제네바의대 로베르토 코파리 교수. Credit : UNIVERSITÉ DE GENÈVE

연구를 수행한 제네바의대 로베르토 코파리 교수. Credit : UNIVERSITÉ DE GENÈVE

새로운 치료 타겟 열릴 것인가

이 단백질의 대사과정은 지금까지 전혀 특성화해서 밝혀진 적이 없어 이번 발견은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열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다른 연구자들도 당뇨병 치료를 위해 PTP 단백질을 연구했으나 별로 유용하지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제네바팀에서 확인한 단백질은 세포 안에 있는 구성성분들과 달리 세포막에 존재한다. 따라서 치료 분자가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단백질의 형태가 치료 전략을 구사하기에 용이하다는 점이다. 즉, 독립적인 두 PTPR-γ 분자가 하나의 리간드(ligand: 특정한 단백질과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에 의해 결합되면 더 이상 작용할 수 없게 된다. 연구팀은 현재 인체 안에서 생성되는 리간드를 식별해 내는 작업과 함께 그 기능을 모방할 수 있는 분자도 개발하고 있다.

중개 연구로 미래 의학 가꿔

코파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상 및 기초연구자 간의 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2015년에 설립된 UNIGE 당뇨병센터가 없었으면 수행되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우리 연구는 이 센터 구성원이기도 한 제네바대학병원의 프란체스코 니그로(Francesco Negro) 교수의 임상 관찰로부터 시작됐다”며, “이번 연구의 전(前) 임상 및 임상시험 결과가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돼 전세계적으로 성인 11명 중 1명, 즉 4억2200만 명에 달하는 당뇨 환자 관리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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