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5,2017

외래종의 침입과 토종의 멸종

과학기술 넘나들기(32)

FacebookTwitter

지난달에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었던 외래종 붉은 불개미가 이웃 일본에서도 잇따라 대거 발견되어 검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 당국은 우리나라에 유입된 붉은 불개미가 여왕개미를 비롯하여 모두 사멸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며, 앞으로 다시 유입될 우려도 크다.

최근 세계화로 인하여 국가 간의 무역과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외래종의 침입으로 인한 피해 및 토종생물의 멸종 위기가 갈수록 증대하고 있다. 이 경우는 특히 천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물고기 블루길. ⓒ Free photo

우리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물고기 블루길. ⓒ Free photo

우리나라에서도 외래종 민물고기인 배스와 블루길 때문에 전국의 하천과 저수지마다 토종 물고기들이 씨가 마를 지경이라고 우려하는 보도가 자주 나온다. 식용으로 수입된 황소개구리가 천적도 없이 급속히 번식하면서 우리의 생태계를 마구 휘젓는 바람에, 한때 황소개구리 퇴치운동이 곳곳에서 벌어진 바 있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인 뉴트리아 역시 사육용으로 수입된 일부가 야생에 방사되는 바람에 우리 생태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기후 차이로 우리나라에서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 예상을 깨고,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무섭게 번식하여 농작물 등을 마구 먹어치우면서 ‘괴물 쥐’라 불리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아마존 강의 살인물고기로 악명 높은 피라니아가 국내 저수지에서 발견되어, 다른 외래종들처럼 확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 속에 관계 당국은 저수지 수문까지 폐쇄하고 확실한 박멸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남아메리카 원산의 설치류 뉴트리아. ⓒ ScienceTimes

남아메리카 원산의 설치류 뉴트리아. ⓒ ScienceTimes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도 사는 생물이 외국으로 ‘수출’되어 그곳의 토종생물들을 크게 위협하는 경우도 많은데, 드렁허리와 가물치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드렁허리는 민물에 사는 뱀장어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인데, ‘논두렁을 헐며 다닌다.’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성장 도중에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전환을 하며, 공기호흡을 하기 때문에 땅 속에서도 장기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 우리나라와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서식했던 드렁허리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그곳의 토종 물고기와 개구리, 새우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바람에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양식으로 애용되는 가물치 역시 일본을 거쳐서 미국에까지 진출하여, 특유의 포식성으로 현지 생태계를 크게 뒤집어놓은 바 있다. 가물치는 몸집도 큰데다 특유의 얼룩무늬와 뱀을 닮은 머리 모양으로 인하여 미국에서는 ‘괴물 물고기’라 불리며, 이를 소재로 한 B급 공포영화가 제작되었을 정도라고 한다.

논이나 호수 등 민물에 서식하는 드렁허리. ⓒ Free Photo

논이나 호수 등 민물에 서식하는 드렁허리. ⓒ Free Photo

외래종의 침입에 의하여 토종 생물이 아예 멸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세계자연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멸종 위기에 놓인 새의 약 30%와 물고기의 약 15%가 위기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외래종의 침입이라고 한다.

그중 가장 위협적인 외래 동물은 바로 다름 아닌 ‘인간’이다. 인간에 의한 생물의 멸종 중에서 역사적인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것으로서 ‘도도(Dodo)’라는 새가 있다. 17세기까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동쪽의 모리셔스 섬에만 살았던 이 새는 주변의 환경에 적응하느라 몸집만 큰 데다 날지도 못하였지만, 원래 모리셔스 섬은 포식자가 없는 생태계였기 때문에 도도와 같은 새도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16세기 말경에 인간이 본격적으로 상륙하면서 사태는 달라졌는데, 주로 네덜란드의 선원들이 항해 길에 들러 도도를 식량감으로 사냥하고 가축들을 방목한 결과 도도 수가 급속히 줄어들었다. 결국 17세기 후반 도도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타 대륙들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캥거루, 폐어, 키위 등과 같이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동물들이 지금도 살고 있기는 하지만, 더욱 많은 진귀한 동물들이 인간에 의해 멸종된 바 있다. 대표적인 예가 태즈메이니아 호랑이(Tasmanian Tiger)이다. 몸에 줄무늬가 있어서 호랑이라 불리지만 몸집이나 머리 모습은 늑대에 가깝고, 캥거루처럼 아기 주머니를 지닌 특이한 동물이다. 백인들이 오스트레일리아에 진출하여 소, 양 등의 가축을 대거 방목하면서 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태즈메이니아 호랑이를 사냥한 결과, 1936년에 완전히 멸종되고 말았다. 다만 1866년부터 알코올 병에 담겨져 보존되고 온 새끼의 표본을 대상으로, 체세포복제 방식으로 이 동물의 복원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가끔 외신 보도에 나오곤 한다.

세계화로 인하여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빈번한 오늘날, 외래종의 침입에 의한 피해와 토종생물들의 멸종은 생물다양성을 훼손하는 큰 요인이기도 한데, 범지구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할 중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1930년대 멸종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 Free photo

1930년대 멸종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 Free photo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