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2,2017

얼굴과 몸에만 갑자기 살이 찐다면?

21세기는 신드롬 시대 (7) 쿠싱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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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뼈주사’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뼈주사라고 하면 ‘뼈에 놓는 주사인가?’라고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들이 많겠지만, 사실 뼈와는 관련이 없다. 신체 전반에 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만병통치약처럼 여기고 있는 주사제다.

뼈주사란 염증을 치료하는 주사제를 말한다.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이라는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가진 부신피질 스테로이드(steroid) 제제가 뼈주사의 정체다.

쿠싱 증후군의 대표적 증상 ⓒ hormone.org

쿠싱 증후군의 대표적 증상 ⓒ hormone.org

그렇다면 왜 ‘뼈주사’라는 명칭으로 불릴까? 이는 통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표현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통증이 찾아 왔을 때 ‘뼈마디가 쑤실 정도로 아프다’라고 표현하는데, 염증 치료 주사제를 맞으면 증세가 완화되기 때문에 일명 ‘뼈주사’ 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뼈주사가 염증이라는 ‘질병’을 치료하기 보다는 통증이라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주사제라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다보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 특히 ‘쿠싱 증후군(cushing’s syndrome)’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의사들의 견해다.

체중 증가와 피부 이상이 증후군의 증상

쿠싱 증후군이란 우리 신체의 내분비 조직 중 하나인 부신(adrenal gland)에서 당질 코르티코이드(corticoid)라는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생기는 질병을 말한다.

쿠싱 증후군으로 의심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체중 증가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전체적으로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얼굴과 몸통에만 집중적으로 살이 찌고, 반면에 팔과 다리의 살은 빠져서 가늘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살이 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혈압과 혈당이 높아지고, 단백질 분해가 촉진되어 근력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피하출혈이나 부종이 나타나기도 하고, 간혹 우울증이나 감정이 불안해지는 심리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부신 위치와 구조 ⓒ 대한의학회

부신 위치와 구조 ⓒ 대한의학회

쿠싱 증후군의 또 다른 증상으로는 피부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점을 들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에는 복부에 나타나는 적색 피부선조가 있는데, 이는 단백질이 분해되어 피부 표면에 살이 갈라지듯 주름이 생기는 현상을 의미한다.

또한 피부 문제는 얼굴로도 연결이 된다. 여성의 경우 일반적으로 얼굴이 붉어지며 여드름이 많이 생기게 되고, 드물지만 피부색이 변화하거나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반면에 남성의 경우는 쿠싱 증후군을 앓게 되면 피부보다는 주로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같은 관절 질환이 주로 나타나게 된다.

증후군이 나타나는 연령대는 과거만 하더라도 중년의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어린 나이인 10~20대에서부터 중년인 40~50대 까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여성 발병률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높다는 것도 쿠싱 증후군만이 가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당질 코르티코이드 농도의 신체 내 균형이 필요

쿠싱 증후군의 발생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원인은 폐암이나 위암과 같은 악성종양이 나타났을 때이고, 두 번째 원인은 앞서 소개한 뼈주사처럼 염증을 치료하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투여했을 때이다.

첫 번째 경우처럼 신체의 질병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를 내인성 쿠싱 증후군(endogenous cushing’s syndrome)이라 하고, 두 번째 경우처럼 호르몬제를 장기 투여해서 발생하는 증후군을 외인성 쿠싱 증후군(exogenous Cushing’s syndrome)이라 한다.

종양과 같이 질병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는 수술을 통해 증후군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다만 종양이 너무 크거나 다른 기관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약물치료를 시행한 다음 진행 정도를 고려하여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부신이나 뇌하수체 등에 종양이 생기면 쿠싱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때도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약물로 치료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하는 등의 치료를 통해서 증후군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찾는다.

반면에 스테로이드제인 당질 코르티코이드를 과다 복용하여 쿠싱 증후군이 생긴 경우라면 약물 복용을 서서히 줄이다가 중단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문제는 염증을 치료하는데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사용되기 때문에 형평성을 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신피질 호르몬의 조절 과정 ⓒ 대한의학회

부신피질 호르몬의 조절 과정 ⓒ 대한의학회

일반적으로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펩타이드인 사이토카인이나 효소 같은 단백질이 관여하게 되는데 이때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투여되면 염증 생성과정의 여러 단계에서 영향을 주어 염증이 발생하는 반응을 차단한다.

따라서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각종 알레르기 환자나 피부질환자, 또는 류마티스나 루프스 등의 난치성 질환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과거에는 주사제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입으로 먹는 경구용 제제뿐 만 아니라 바르는 국소 제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염증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켜 주면서도 쿠싱 증후군의 발생 원인이 되다 보니, 최근에는 증후군의 정도를 파악하는데 있어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농도를 기준점으로 많이 삼고 있다.

대한의학회의 관계자는 “증후군의 진단을 위해 24시간 동안 소변에서 당질 코리트코이드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를 시행한다”라고 소개하며 “아침에 혈중 당질 코리트코이드가 2 μg/dL 미만으로 억제되지 않는다면 쿠싱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외인성 쿠싱 증후군의 경우 불필요한 당질 코르티코이드 사용을 자제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단 시에는 통증 악화나 염증 확대 등과 같은 현상이 재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에게 충분한 상담과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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