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2017

‘네모틀’ 폐쇄형 날개로 하늘 누빈다

복엽기 형태 이색 비행체 등장… 양력(揚力)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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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이나 신기술 등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일에는 언제나 어려움이 따른다. 가까스로 개발을 마친다 하더라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신제품과 신기술이 성공할 확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폐쇄형 날개를 가진 틸트로터인 컨버티콥터 ⓒ VTOL Aerospace

폐쇄형 날개를 가진 틸트로터인 컨버티콥터 ⓒ VTOL Aerospace

항공기 역시 마찬가지다. 기상천외한 디자인이나 기능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지만, 이들 중 실제로 상용화에 성공하는 것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적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처럼 낮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실제 상용화에 성공한 신개념 항공기가 있다. 바로 틸트로터(Tilt Rotor)형 항공기다.

수직 이착륙기를 의미하는 틸트로터는 헬리콥터처럼 활주로 없이 이륙하고 착륙할 수 있으면서도 항공기처럼 빠르게 비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항공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항공기로 평가받고 있다.

네모난 틀 같은 폐쇄형 날개로 구성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매번 독특한 형태의 항공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유명한 VTOL Aerospace社가 최근 폐쇄형 날개를 지닌 틸트로터기를 선보였다고 보도하면서, 컨버티콥터(converticopter)라는 이름의 이 틸트로터는 짧은 날개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양력(揚力)을 낼 수 있어서 기동성이 뛰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관련기사 링크)

컨버티콥터란 이름은 변환을 의미하는 ‘convert’와 ‘헬리콥터(helicopter)’의 합성어다. 이 항공기는 폐쇄형 날개(closed wing)라는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치 항공기의 날개가 ‘네모난 틀’에 둘러싸인 것처럼 만들어졌다.

VTOL Aerospace社의 창립자인 CTO인 올리버 가로우(Oliver Garrow)는 폐쇄형 날개의 장점에 대해 “복엽기처럼 짧은 날개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력을 증가시키고, 날개를 보호하는 효과까지 가지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유인 항공기 제작 전에 비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드론이 제작되고 있다 ⓒ VTOL Aerospace

유인 항공기 제작 전에 비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드론이 제작되고 있다 ⓒ VTOL Aerospace

원래 제조사는 폐쇄형 날개를 가진 유인 항공기 제작을 검토했지만, 이에 앞서 드론을 먼저 개발하여 비행 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지를 타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폐쇄형 날개가 양력을 증가시키고 날개를 보호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비행 시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조사가 발표한 드론 모델의 사양을 살펴보면 날개 길이가 2.4m에 2.2kg의 무게를 가지고 있고, 약 1.5시간 정도의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전 날개는 2개지만, 앞쪽에 숨어있는 수직 팬이 있어서 이 착륙시에는 추가적인 양력을 얻어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측의 설명이다.

가로우 CTO는 “드론 모델이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친다면, 앞으로 4~10인승 규모의 유인 컨버티콥터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현재까지 개발된 틸트로터 모델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성능이 뛰어난 항공기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초의 폐쇄형 날개는 수상비행정이 원조

네모난 틀 형태의 폐쇄형 날개는 현대의 항공기 모델 중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독특한 디자인이다. 따라서 VTOL Aerospace社의 컨버티콥터가 최초 사례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폐쇄형 날개의 원조는 핀란드의 초경량기 제조업체인 플라이나노(FlyNano)社가 선보인 초미니 비행정이 최초다.

개발 당시만 해도 바다 수면을 낮게 날면서 바다의 양력을 이용하는 위그선으로 알려졌지만, 위그선이 아닌 실제로 하늘을 나는 항공기다. 다만 워낙 크기가 작다보니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육상용이 아닌 수상용으로 제작됐다.

비행정은 가볍고 튼튼한 탄소섬유로 제작됐기 때문에 기체 중량은 70kg에 불과하다. 그러나 파워는 왠만한 항공기를 능가할 정도로 강해서 이륙중량이 200kg가 넘는다는 것이 제조사측의 설명이다. 이륙중량이란 항공기가 탑재물을 적재하고 이륙할 수 있는 중량을 말한다.

전체적인 크기도 중량 만큼이나 아담하다. 날개 폭과 동체의 길이가 각각 4.8m와 3.8m여서 경차 2대를 나란히 세워놓았을 때의 면적 정도가 비행정의 크기다.

폐쇄형 날개 디자인의 원조인 플라이나노사의 비행정 ⓒ FlyNano

폐쇄형 날개 디자인의 원조인 플라이나노사의 비행정 ⓒ FlyNano

비행정을 설계한 엔지니어인 아키 수오카(Aki Suokas)는 “표면 장력이 있는 수면에서 기체를 쉽게 띄울 수 있도록 수많은 비행정 구조를 검토했고, 날개 폭은 줄이면서도 양력을 올리기 위해 과거의 복엽기(複葉機)와 비슷한 형태인 폐쇄형 날개를 채택했다”라고 설명했다.

플라이나노社가 공개한 수상 비행정의 사양을 살펴보면 시속 140km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용하는 동력으로는 석유와 전기를 각각 사용하는데, 석유를 사용하는 엔진 모델은 30분 정도를 비행할 수 있고, 전기 모터의 경우는 15분 정도를 비행할 수 있다.

주력 모델은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비행정이지만, 장시간 구동시키는데 충분한 배터리를 중량에 제한이 큰 초경량 비행정에 싣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제조사측의 고민이다.

이처럼 그리 크지 않은 배터리 탑재도 고민일 만큼, 수상비행정의 크기는 초미니다. 날개를 떼어내면 좁은 창고에도 넣어둘 수 있을 만큼 작다. 그러나 운항을 하려면 비행 면허자격이 필요하고, 미 연방항공국(FAA)의 법규가 적용될 만큼 엄연한 항공기이기도 하다.

수오카 엔지니어는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는 엔진 모델은 이미 성공적으로 시험 비행을 하고 있는 중이며, 테스트를 받는 동안 단 한번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을 만큼 안정된 비행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할 정도로 품질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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