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4,2017

“환경 교육에 ‘분노’와 ‘희망’ 가르쳐야”

가상 독성 투어 통해 오염 지역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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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사라지고 로봇이 교사를 대체할 것이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등 극심한 환경변화가 예견되는 미래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하고, 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희망’을 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것에 대한 위협과 위기에 대한 절박함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분노’의 에너지가 환경 교육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우리 지구의 환경을 지켜내고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할까.

사진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 5회 그린 아시아포럼’이 열렸다.     ⓒ김은영/ ScienceTimes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 5회 그린 아시아포럼’이 열렸다. ⓒ김은영/ ScienceTimes

이와 같은 물음에 답하기 위해 환경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골드만 환경상 수상자들과 국내 환경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13일 환경재단 및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제 5회 그린아시아포럼(Green Asia Forum 2017)’에서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한 환경교육 방안을 논의했다.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미래에 더욱 필요한 ‘생태시민성’

장미정 한국환경교육센터 센터장은 “생태시민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전 교육 현장에서는 표준화를 강조했다. 지금은 맞춤형을 강조하고 있다. 흐름이 달라졌다”며 4차 산업혁명 하에서의 환경교육을 둘러싼 여러 변화를 설명했다.

장 센터장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다”며 “앞으로 전통적인 학교를 넘어서는 교육방식이 필요하다. 학교가 사라진다기보다 다양한 학습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미정 한국환경교육센터장은 '생태시민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미정 한국환경교육센터장은 ‘생태시민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그가 요구하는 생태시민성(ecological citizenship)이란, 인간중심이 아닌 생태 중심, 인간과 비생물종 간의 생태적인 의무와 책임을 다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생태시민성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장 센터장은 “자기 지역이나 국가공동체를 넘어서 지구 공동체 시민이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깨닫고 정의, 동정, 배려, 연민 등의 덕목을 키워야한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전통적인 학교 교육만 고집해서는 안된다. 학교는 지역형, 마을 기반, 공동체 기반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장 센터장은 마을 및 공동체기반의 교육의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에너지자립마을을 꼽았다.

미래 환경 교육의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융복합형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과 학교를 다양한 방법으로 연계하며 환경교육을 독려하는 한편 다양한 체험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다.

장미정 센터장은 “환경 교육은 결국 타인과 생명에 대한 존중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이들이 사람들과 함께 협동하고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와 마을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환경 교육, ‘가상 독성 투어’

유독물질 및 핵 오염 부문 골드만 환경상 수상자 마크 로페즈(Mark! Lopez) East Yard Communities for Environmental Justice (EYCEJ) 상임이사는 자신이 실시하고 있는 ‘가상 독성 투어(Virtual Toxic Tour)’를 새로운 환경교육의 일환으로 소개했다.

그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자동차 혹은 자전거를 타고 LA 동편과 남동편 및 롱비치를 중심으로 오염원들을 측정하고 관찰하는 투어를 실행했다.

아시아의 환경 리더들이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앞으로의 환경 교육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그린아시아포럼'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아시아의 환경 리더들이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앞으로의 환경 교육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그린아시아포럼’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주민들은 오염된 지역을 확인하면서 종종 ‘분노’했다. 마크 로페즈 상임이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많은 지역이 오염되고 있으며 무방비하게 방치되고 있다는 현실에 화를 냈다”며 “우리는 이러한 ‘분노’가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하고, 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마크 로페즈 상임이사는 “환경교육에 다양한 방법들이 필요하지만 ‘분노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보다 지속 가능한 환경 교육에는 ‘희망’이 약이다. ‘절망’과 ‘공포’를 통한 학습보다는 앞으로 우리의 행동으로 인해 바뀔 수 있는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환경 교육의 방법이다.

정태용 환경재단그린사회공헌센터 센터장은 희망의 환경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피스 & 그린 보트(Peace&Green BOAT)’는 11층 정도 되는 거대한 크기의 배에서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함께 여행을 하며 역사와 환경을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배가 정착하는 기항지에는 많은 사연들이 숨겨져 있다. 나가사키에 가면 원폭으로 인한 각종 피해와 극복사례를 공부하고 오키나와에 가면 새습지센터를 방문한다. 중국 난징, 사할린, 블라디보스토크 등 동아시아 지역을 돌며 기후변화, 피폭, 동아시아 공동체 등 한일 양국 시민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환경과 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태용 센터장은 “이제 환경과 평화는 단지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시민이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고 제안했다.

좌장을 맡은 윤순진 서울대학교 교수는 “보트가 마을이자 학교이자 놀이터였다. 살아있는 환경교육의 장이라고 느꼈다”고 동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즐거운 환경 교육이 지속적으로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할 것”이라며 “우리가 환경교육에 즐거움과 희망을 넣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진정한 첨단 미래는 더 나은 환경을 후세에 물려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전 세계에 나무 심기를 실천하는 소셜 벤처 트리플래닛을 운영하고 있다.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나무 심기를 통해 12개국에 170개의 숲을 만들어 7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김 대표는 “세상의 진정한 환경 변화는 정부도, 기업도, 사회적기업도 아니”라고 단언하고 “개인이 스스로 변화시킬 때 진정한 변화가 올 것”이라며 개인의 각성을 환경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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