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4,2017

장내 미생물이 불치병 유발

난치병 ‘다발성 경화증’ 유발 원인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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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과학자들을 통해 발표된 수천 편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사람의 장 속에는 수만 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이 미생물 군을 장내 미생물(gut microbiome)이라고 하는데 그 수가 수 조(兆)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 미생물이 사람의 면역 및 신경계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특히 태어난 뒤 2~3년 동안 면역과 신경계를 발달시키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각종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아토피나 천식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 자폐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생리학, 면역학, 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밝혀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안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등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인간 몸 안에 살고 있는 장내 미생물(gut microbiome) 가운데 일부 미생물군의 과다로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불치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europeanpharmaceuticalreview.com

인간 몸 안에 살고 있는 장내 미생물(gut microbiome) 가운데 일부 미생물군의 과다로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불치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europeanpharmaceuticalreview.com

다발성 경화증 원인은 ‘장내 미생물’   

최근 연구에서는 새로운 병이 추가되고 있다. 12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 미생물로 인해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발성 경화증은 뇌, 척수, 그리고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만성 신경면역계질환이다.

무감각, 얼얼한 느낌, 국소적인 화끈거림 등의 감각 장애, 반신마비, 하반신마비, 사지마비(하지마비에 동반하여 배뇨, 배변, 성기능 장애 등의 운동 장애), 시력저하나 흐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심해질 경우 몸이 약해지고,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장내 미생물이 신체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어 신경세포(nerve cells)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캘리포니아대, 막스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에서 각각 다른 논문을 통해 발표됐다. 두 연구기관은 논문에서 장내 미생물로 인해 다발성 경화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서둘러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계에는 약 2500만 명 다발성 경화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동안 과학계는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가 손상되어 뇌로부터 신체의 여러 부분으로 가는 신경자극의 전달이 방해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신경세포간의 신경자극 전달이 이루어지는 축삭(axon)도 신경면역계 공격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어떤 원인으로 인해 이런 증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다발성 경화증의 원인에 대해 환경적 요인, 특정 박테리아의 영향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장내 미생물이 신경세포 기능 약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장내 미생물 조절로 치료 가능해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장내 미생물을 연구해온 미국 보스톤 브리검 여성병원의 신경면역학자 프란스시코 퀸타나(Francisco Quintana) 박사는 “두 연구기관의 혁신적인 연구 결과가 다발성 경화증의 치료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 연구에는 19~71세의 다발성 경화증 환자 71명, 건강한 사람 71명등 142명이 참여했다. 이들을 통해 미생물 상황을 분석한 결과 다발성 경화증 환자 몸 안에 특정 박테리아의 수가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네토박터(Acinetobacter), 아커만시아(Akkermansia)의 수가 아무 질병도 없는 사람보다 4배 이상 많았고, 건강한 사람에게 매우 많이 발견되는 파라박테리오드(Parabacteroides)의 경우도 건강한 사람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서 채취한 면역세포를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장내 미생물에 주입했다. 그러자 아시네토박터, 아커만시아 속에서 이들 면역세포가 면역성이 더 강화된 특수 기능의 ‘도움 T세포(helper T cell)’로 변화했다.

반면 장내 미생물 아시네토박터가 자가면역 기능을 돕는 ‘도움 T세포’ 생성을 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일부 과다한 장내 미생물이 다발성 경화증 증상이 발생하는 원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현재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을 미생물이 없는 쥐에 주입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캘리포니아대 유전학자 세르지오 바란지니(Sergio Baranzini) 교수 등이 작성한 이 연구논문은 12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막스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에서 작성한 또 다른 논문도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됐다. 이 연구에는 21~63세 연령을 지닌 34쌍의 쌍둥이가 참여했다. 이 중에 경화증을 앓고 있는 한 쌍의 쌍둥이가 참여하고 있었다.

연구 결과 경화증을 앓고 있는 쌍둥이의 아카만시아의 수가 건강한 사람들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과 환자에게서 채취한 아카만시아를 쥐의 장내에 이식한 후 그 변화를 12주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경화증 환자로부터 아카만시아를 이식받은 쥐에게서 신경세포 염증이 발생했고, 그 염증 빈도수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월등히 높았다. 연구팀은 환자로부터 이식받은 아카만시아가 염증억제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 결과 장내 미생물은  최소 1500만 년 전부터 이들 장내 미생물이 인간과 동거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 장내미생물이 사람과 실제로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발표된 두 연구논문은 장내 미생물이 불치병으로 알려진 다발성 경화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스턴 워싱턴 대학의 면역학자 하비에르 레파라즈( Javier Ochoa-Reparaz) 교수는 ‘놀라운 연구 결과’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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