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2017

해양 산성화, 조개가 위험하다

미국 체사피크만, 수산자원 영향

인쇄하기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 스크랩
FacebookTwitter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체사피크만(Chesapeake Bay)은 굴이나 꽃게 같은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리조트 시설이 많아 경제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최근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연구팀이 체사피크만에서 수소이온농도(pH)가 낮은 곳을 발견했다. 이처럼 바닷물이 산성화되면 조개껍데기가 녹아버려 수산자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체사피크만. ⓒ 김웅서

체사피크만. ⓒ 김웅서

흔히 피에이치(pH) 또는 독일어식 발음으로 페하라 부르는 수소이온농도 지수는 물이 얼마나 산성인지 또는 염기성(알칼리성)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0에서부터 14까지 있고, 가운데 숫자인 7은 산성도 염기성도 아닌 중성을 의미한다. 7보다 숫자가 작으면 산성이고 숫자가 작아질수록 더욱 강한 산성을 나타낸다. 반대로 7보다 크면 염기성이고, 14에 가까워질수록 강한 염기성이 된다. 참고로 우리 위액은 피에이치가 1.0~3.0 정도로 아주 강한 산성이고, 신맛이 나는 레몬즙은 2.2, 순수한 물은 중성인 7.0, 암모니아수는 10.6~11.6 정도로 염기성이다. 바닷물은 7.5~8.4로 약한 염기성이다.

체사피크만에 해양산성화 현상이    

이산화탄소 배출의 증가로 해양산성화(OA, Ocean Acidification)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지만 정작 해양산성화의 현황이나 발생 원인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연구팀은 체사피크만 수심 10~15미터 되는 곳에서 피에이치가 7.4인 바닷물을 발견하였다. 표층에서는 평균 8.2 정도를 보이는데 수심 10미터가 넘는 곳의 물은 7.4로 산성도가 거의 10배나 강하였다. 피에이치 숫자는 수소이온농도 역수의 상용로그(log) 값이기 때문에 피에이치 숫자가 1이 변하면 수소이온농도는 10배가 변하게 된다.

이곳에서 피에이치가 낮은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황화수소가 많은 바닥 물이 위로 섞여 들어온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2017년 8월 28일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하였다.  이 연구로 해양산성화가 진행될 때 저층수에서 황화수소와 암모니아가 산화되는 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로 인해 먼 바다보다는 육지 가까운 바다에서 해양산성화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오염도 해양산성화를 부추긴다 

지난 50여 년간 여름이 되면 체사피크만 저층부에 산소가 부족한 빈산소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주변 농지에서 비료 성분이 만으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체사피크만에서 해양산성화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다. 해양산성화는 영양염이 많은 연안 해역에서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이런 곳에는 물속에 산소가 적게 녹아있고, 바닥에 이산화탄소가 농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체사피크만 저층 바닷물을 지속적으로 분석하였고, 산소, 황화수소, 피에이치, 용존무기탄소, 총알칼리도 등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수심 10-15미터에서 피에이치가 가장 낮은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산소가 어떻게 소비되고 무기탄소와 산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생지화학모형 실험을 하였다. 연구팀은 저층에서 측정한 황화수소 농도를 이용해 얼마나 많은 산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 계산하여 해양산성화 현상을 설명하였다.

연구팀은 체사피크만에서 얻은 모형실험 결과를 멕시코만 자료와 비교해 보았다. 해양산성화로 인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스스로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멕시코만과 달리 부영향화가 진행된 체사피크만은 기후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에 더해서 과다한 영양염과 산성화로 환경 피해가 더욱 심할 수 있다.

육지에서 영양염이 많이 흘러들어오면 연안 바다는 부영양화가 진행되면서 적조가 발생한다. 이들이 죽어서 바닥으로 가라앉으면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만들어진다. 이산화탄소는 수층으로 섞여 들어가 상층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해양산성화를 더욱 가속화한다. 이런 과정을 이해하면 이산화탄소 증가와 오염원 배출로 해양산성화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패류 수산자원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있다.

다행히 살아있는 조개껍데기와 탄산칼슘(calcite) 광물이 녹아 지금은 체사피크만의 저층 바닷물이 산성화 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있다. 그렇지만 전체 해양생태계 균형이 깨지면 굴이나 대합처럼 경제적으로 중요한 수산자원이 줄어들 것이다. 자연도 환경 변화에 대응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 김웅서 한국해양학회장/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다른 기사 보기
  • 저작권자 2017.09.12 ⓒ ScienceTimes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