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2,2017

장내 미생물이 당신을 지배한다

과학서평 / 더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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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과학 저널을 소개하는 과학인터넷신문을 뒤지다 보면, 최근 눈에 띄게 자주 나타나는 분야가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가 장내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의 위, 소장, 특히 대장에 있는 너무나 다양하고 엄청난 숫자의 미생물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소개하는 연구결과이다.

얼마나 중요하냐고? 장내 미생물은 건강 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뇌와 장의 은밀한 대화 더 커넥션’(THE Mind-Gut CONNECTION)은 바로 이런 내용을 다룬 책이다. 영어 소제목은 ‘How the Hidden Conversation within our bodies Impacts our Mood, our Choices, and our overall Health’으로 조금 길다.

제목에서 설명하듯, 장내 미생물은 뇌와 끊임없이 대화를 하면서 사람의 감정과 선택과 건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뇌질환과 장내 미생물의 깊은 관계    

뇌질환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된다. 자폐증, 치매, 뇌졸중, 알츠하이머 같이 뇌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아주 복잡하고 고질적이며 손대기 어려운 질병의 상당 부분이 장내미생물과 연관을 갖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장내 미생물은 뇌와 아주 긴밀하게 대화를 주고 받는다. 수다 떤다고 할 만큼 긴밀한 대화를 하는데 대화 채널도 호르몬, 장 펩타이드, 신경충격, 화학신호 등 다양하다.

장내미생물의 균형이 파괴되면 그런 질병이 걸리는지, 아니면 그런 질병의 결과로 장내미생물에 교란이 생기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깊은 연관성은 계속 발견된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건전성을 유지하면 치매가 안 걸리나? 그것까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쨌든지 깊어도 너무 깊은 관계가 있다.

에머런 메이어 지음, 김보은 옮김 / 브레인월드 값 19,000원 ⓒ ScienceTimes

에머런 메이어 지음, 김보은 옮김 / 브레인월드 값 19,000원

인간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직감’의 영어단어 중 하나가 gut-feeling일 정도로 이 미물같은 박테리아는 인간에게 중요하다.

장내 미생물은 인간을 조종하는 역할도 한다. 눈에 뵈지도 않는 이 쬐끄마하고 이상한 것들이 인간의 위 소장 대장 안에 살면서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뇌에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뇌는 ‘00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식이다.

결국 인간을 지배하는 것은 장내 미생물이라는 이야기인데, 너무나 많은 과학저널에 쏟아지는 논문들은 “그럴리가!”라는 심리적 저항선 마저 무너뜨릴 만큼 무차별적인 정보의 공습을 퍼붓는다.

뇌와 장의 관계가 그렇게 밀접하다면, 질병이나 건강의 절대 대부분은 장내 미생물을 통해서 고치거나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어떻게 장내 미생물의 건강한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모아진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건강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김치, 된장 장내 미생물에 아주 좋아   

저자는 장내 미생물을 건강하게 하는 10가지 실천 가능한 지침을 친절하게 제시한다. 그 중 알기 쉬운 것은 다음과 같다.

▲식단에서 동물성 지방을 뺀다. 특히 육류가공품은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악성종양의 발병률을 높인다.

▲가공식품은 줄이고 유기농 식품을 늘리는 것이 좋다. 가공식품에는 인공감미료, 식품유화제, 액상과당, 활성글루텐 등이 들어있다. 이밖에 듣도 보도 못하고 출처도 의심스러운 식품첨가물이 여럿이다. 뇌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인체 안에서 어떤 나쁜 일을 벌이는지. 장내미생물을 어떻게 초토화시켜서 신체균형을 무너뜨리는지 다 알 수 없을 정도로 나쁘다.

▲발효식품과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먹는다. 한국의 김치와 된장은 저자가 꼽은 4가지 발효식품에 들어간다. 프로바이오틱스의 대표로는 요구르트, 치즈를 꼽았다.

▲적게 먹는다.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단식한다. 단식하면 장을 청소하면서 뇌와 장 사이의 연결을 더욱 촉진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식단은 정말 건강한 식단이 아닐 수 없다. 김치에 된장에 다양한 채소와 나물로 식단을 짜면서 뿌리까지 다듬어 먹는 습관은 장내미생물의 평화와 안정에 엄청나게 큰 기여를 한다.

이쯤 되면 이제 이런 질문도 나올 법하다. 사람 몸의 주인은 누구일까? 나 일까, 내 안의 미생물일까?

이 책을 슨 에머런 메이어(Emeran Mayer)는 독일 출신의 의학박사로서 뇌와 장의 상호작용에 대해 40년 가까이 연구했다. 뇌와 장내 미생물군의 상호작용과 만성적인 내장통증 분야의 세계적인 개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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