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5,2017

‘렌즈없는 카메라’ 시제품 나와

무선전송 기술 카메라에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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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가 없는 카메라를 상상할 수 있을까? 거의 모든 전자제품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에서도 카메라만은 그렇게 쉽게 기술적 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카메라에서 가장 큰 무게와 공간을 차지했던 것은 반사거울이다. 이 거울을 없앤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가 급속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도 카메라는 아직도 덩치가 크다. 렌즈가 여러 장의 두꺼운 유리와 기계장치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렌즈마저 없앤다면, 카메라는 얼마나 더 얇아지고 가벼워지고 가격이 떨어질 것인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연구팀은 ‘렌즈없는 카메라’의 시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미국 학회에 발표했다고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이 최근 보도자료에서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렌즈를 사용한 기존의 광학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개념의 광신호처리장치를 만들었다. 기본개념은 무선통신에서 이용하는 위상배열 (phased array) 원리를 응용해서 만든 광위상배열(optical phased array OPA)이다.

렌즈없는 카메라의 OPA칩을 확대한 모습 ⓒ Caltech

렌즈없는 카메라의 OPA칩을 확대한 모습 ⓒ Caltech

지금까지 카메라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아주 얇은 카메라라고 해도 렌즈가 차지하는 두께와 공간 때문에 완전히 평평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칼텍 공학자들은 전혀 새로운 개념의 카메라를 개발했다. 새 설게는  광위상배열(OPA)이 렌즈를 대체한다. OPA는 커다란 유리조각으로 구성된 렌즈가 했던 일을 전자적으로 수치처리해서 해결한다.

렌즈가 하던 일, 전자적으로 대체    

카메라 렌즈는 피사체의 정확한 모습을 필름이나 이미지 센서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곡면으로 가공한 유리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피사체의 모습은 빛을 통해서 전달된다. 결국 피사체는 렌즈를 통과한 빛이 기존 카메라는 필름에 감광하고,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이미지 센서에 모아지는 것이다. 새  카메라는  렌즈 대신 OPA가 이를 해결한다.

새 카메라는 정교하게 통제된 시간지연(혹은 위상변이 phase shift)이라는 기술을 이용해서, OPA가 다양한 방향을 선별적으로 들여다보면서, 다양한 것들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해준다.

칼텍의 공학및응용과학부의 전자공학및의공학과 알리 하지미리 (Ali Hajimiri) 교수는 “새 카메라는 인간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타이밍이 전부이다. 새 카메라의 기술을 이용하면, 우리는 원하는 방향을 선택적으로 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미리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펨토 단위의 정확도로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고 말했다. 펨토(femto) 초는 1000조 분의 1초를 말한다.  하지미리 교수 연구팀은 새 카메라에 대한 논문을 미국광학회(OSA Optical Society of America) ‘레이저 및 전자광학컨퍼런스’ (Conference on Lasers and Electro-Optics., CLEO)에 발표했다고 칼텍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하지미리 교수는 “우리는 1개 층으로 된 실리콘 레이어가 빛을 집적하도록 했다. 종이 같이 얇은 이  집적회로가 기존 카메라의 렌즈와 이미지센서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두께를 줄이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페니 동전 위에 놓은 OPA칩 ⓒ Caltech

페니 동전 위에 놓은 OPA칩 ⓒ Caltech

그러나 용도는 더 다양해다. 하지미리 교수는 “어안렌즈 기능을 하다가 순식간에 망원렌즈 처럼 기능하도록 전환할 수 있다. OPA가 빛을 수신하는 방식을 단순히 바꾸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위상배열’ 등으로 해석되는 페이즈드 어레이(phased array)는 보통 무선통신과 레이더에서 사용되는 기술로서, 안테나 자체를 움직이지 않고 빔의 방향이나 방사 패턴을 바꾸는 레이더 안테나를 말한다.

위상배열은 전송기의 집합체로 이뤄졌으며, 전송기는 모두 같은 전파신호를 보낸다. 이 전파는 건설적으로 혹은 파괴적으로 서로 간섭을 하면서, 신호를 증폭하기도 하고, 신호를 약화시키도 한다.

바로 이같은 원리가 OPA에서는 반대로 이용된 것이며,  새 카메라의 기초가 됐다.

새 카메라는 아주 얇은 빨대를 통해서 물체를 들여다보면서 스캐닝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번 논문의 리드 저자인 레자 파테미(Reza Fatemi) 대학원생은“기존 카메라가 기계장치를 움직이는 것 과는 달리, 새 카메라는 빛을 조절함으로써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지미리 연구팀은 이같은 카메라의 1차원 버전을 발표했다. 이 카메라는 이미지를 일렬로 탐지할 수 있다. 1차원 OPA 카메라는 렌즈없이도 바코드를 읽는 ‘바코드 리더기’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물체는 감지할 수 없었다.

하지미리 교수 연구팀은 이를 더 발전시켜 올해는 처음으로 2차원 어레이를 개발해서 완전한 이미지를 재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표된 최초의 렌즈없는 2D 카메라는 단지 8×8 그리드의 64개의 광수신장치로 구성돼, 해상도는 높지 않다.

그러나 “이 시스템으로도 카메라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개념증명’이 이뤄진 것이므로 카메라 기술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하지미리 교수는 말했다.

종이처럼 얇은 카메라 등장할 듯    

새 카메라 기술의 응용분야는 수없이 넓다. 이번 논문의 공저자인 베루즈 아비리(Behrooz Abiri) 대학원생은 “스마트폰도 카메라 때문에 더 이상 얇아지지 않지만, 이 기술이 정착하면 렌즈와 두꺼운 카메라는 쓸모가 없어진다. 새 카메라 기술을 이용하면 천문학에서 아주 가볍고 엄청나게 얇은 거대한 평면 망원경을 지상이나 우주에 설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연 이 렌즈가 없어질까? ⓒ Pixabay

과연 이 렌즈가 없어질까? ⓒ Pixabay

결국 새 카메라는 종이 처럼 얇은 막 위에 저렴한 실리콘 포토닉스만 가지고 전자적으로 이미지를 찍어주는 획기적인 장치의 생산을 가능하게 해 준다. 카메라의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다.

“벽지나 블라인드 혹은 사람이 입는 옷에도 이미지를 처리하는 장치를 심을 수 있다.”고 하지미리 교수는 전망했다. OPA의 수신능력과 해상도 및 민감도가 훨씬 높아진 칩을 설계하면 이 새로운 카메라의 상용화는 점점 빨라질 것이라고 칼텍은 전망했다.

의견달기(1)

  1. 김영재

    2017년 6월 28일 2:24 오후

    인류는 인체모방의 문명을 발달시켰다. 인간척은 황금률이었다. 그러나 모방의 단초는 개체발생의 총화가 계통발생이 되리라는 소박한 자연함수적 논리였고 초월적 발전을 따르지 못하는 소시민사회의 집단취향이었다. 거대한, 혁명적인 의식의 전변이 필요했었다.

    인간의 눈이 롤 모델이었던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는 인간 시각의 아메바적인 색채와 해상도와 동화상의 원시적 형태였음에도 20세기 인간을 경악시켰다. 이어 독일은 독보적인 광학렌즈로 인간의 시각을 능가했다. 그러나 인간모델의 덫은 인간을 얽매는 족쇄였다.

    4차산업혁명에 인간은 저항의 방향감각을 상실했고, 편리를 앞세운 물질문명 패러다임의 전변이 인류문명을 송두리째 휩쓸고 있다. 열역학을 벗어난 마이크로 오븐이 상식을 교란하더니 귀를 우회하는 스피커, 눈이 역할모델Role Model이었던 렌즈마저 인간척을 배반할 모양새다.

    렌즈를 대체하는 광위상배열optical phased array OPA에 의한 위상변위Phase Shift로 원하는 방향을 1000조분의 1초-펨토Phemto초로 선택적으로 볼 수 있고 순간적인 위상배열Phased Array변환으로 ‘엄청나게 빠른’ 이미지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칼텍으로서는 작은 첫발이지만 인류의 거대한 발걸음일 수 있다. 흑백-색채의 현상인화시스템이 디지털화하면서 아날로그 산업기술기반의 제조업강국이 휘청거리는가 했더니 렌즈없는 카메라라는 메가 쓰나미로 초토화시킬 수 있는 거대재앙이 될 수도 있을 모양이다.

    다만 사진술과 사진예술의 권역을 대체할 매체와 수단이 되고, 나아가서는 인간감수성과 예술적 심미안과 연결되어 하나의 장르를 형성하기에는, 일반 대중사회의 보편적 인식으로 자리잡기엔 아직까지 자그마한 조짐에 불과할 수도 있다.

    단순히와 단수히를 교정하지 못하는 필진의 의식은 그 조짐에도 미흡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