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4,2017

양자역학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중국 ‘모쯔’ 호 실험 성공으로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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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사이언스’ 지는 표지 기사를 통해 중국이 독자 개발한 세계 첫 양자통신 위성  ‘모쯔(墨子·Micius)’호를 소개했다. 이 위성은 지난 해 8월 16일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2D 로켓에 실어 궤도에 안착시킨 것이다.

당시 ‘모쯔’ 호는 세 가지 양자역학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첫 번 째 실험은 중국과 유럽을 잇는 해킹 불가능한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 먼저 베이징에서 암호 키를 적용한 정보를 기존 통신망을 통해 오스트리아 빈으로 전송했다.

동시에 암호 키를 베이징에서 광자(光子) 형태로 통신위성에 발사하고, 위성은 암호 키를 빈으로 전달해 정보를 해독하려고 시도했다. 입자 상태인 양자는 해킹과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양자 암호는 도청될 수 없다는 이론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신비의 세계로 알려진 양자역학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개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위성을 활용, 세계 최초로  양자얽힘의 비밀을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통신위성.   ⓒ ScienceTimes

신비의 세계로 알려진 양자역학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개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위성을 활용, 세계 최초로 양자얽힘의 비밀을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통신위성.

중국 연구진 1200km에서 양자얽힘 입증

실험을 이끌고 있던 판젠웨이(潘建偉) 중국 과학기술대학 교수의 박사학위 지도교수 안톤 차일링거 비엔나 대학 물리학과 교수는 “QSS는 양자통신이 전 세계 범위로 가능하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할 것”이라며 “미래 양자 인터넷 시대로 진입할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임무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이론에 대한 증명이었다. ‘양자얽힘’이란 한 근원에서 태어난 한 쌍의 입자는 아무리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특별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이론이다.

한 입자의 위치나 운동량 등의 특성이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입자의 특성과 같다는 이론인데, 이전까지 이 이론이 입증된 것은 100㎞가 최대 거리였다. 이 거리를 지상에서 1200km 떨어진 지구 궤도에서 실시하겠다는 것.

세 번째 임무는 양자의 공간 이동을 실험하기 위한 것이었다. 연구진은 티베트 아리(阿里)의 양자 순간이동(Quantum Teleportation) 실험 플랫폼에서 한 쌍의 광자를 만들어 하나를 위성으로 전송하고 다른 하나는 지상에 보관한 뒤 순간이동 실험을 수행하려 했다.

이 양자 순간이동 기술이 구현될 수 있다고 장담하지는 못하지만 성공을 거둘 경우 화성과 지구 사이 20분 정도의 통신 시간차가 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신비한 양자이동의 마술이 통신 세계에 미지의 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지가 중국 연구진이 양자얽힘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양자통신 위성 ‘모쯔’ 호를 통해 1천200㎞ 떨어진 티베트고원 2곳의 과학기지에 얽힘 상태의 양자를 전송하는데 성공했다는 것.

양자센서 이용하면 초정밀 GPS 가능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지도 표지 기사를 통해 판젠웨이 중국 과학기술대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양자얽힘의 공간적 거리가 1천200㎞에 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연구팀은 지상 500㎞ 궤도의 ‘모쯔’ 호에서 매초 800만 쌍의 광자(양자의 한 종류)를 생성해 이중 한 쌍을 칭하이(靑海) 더링하(德令哈)와 윈난(雲南) 리장(麗江) 기지에 전송했고 두 기지는 얽힌 상태의 광자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지상 광케이블을 통한 전송 속도보다 1조배나 더 빨랐다. 연구진은 궤도를 따라 빠르게 이동하는 위성에서 보내진 양자를 지상 기지 1m 크기 목표에 정확히 보낼 수 전송할 수 있느냐는 것이 최대 관건이었는데 오차 없이 정확히 송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상에서 1200km 떨어진 지구 궤도에서 ‘양자얽힘’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양자통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자통신 개발에 중국이 우위를 점하게 됐다.

그동안 세계 주요 국가들은 양자역학을 실용화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최근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에서 7000여명의 과학자가 15억 달러 예산으로 양자 응용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상용화 시도는 양자센서와 양자암호통신, 양자컴퓨터 3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양자센서는 중력이나 자기장, 이미지 등에 대해 초정밀 측정이 가능하다.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는 양자중력센서가 들어간 초정밀 GPS를 무인차에 적용하는 부품을 개발 중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이론적으로 완벽한 보안이 가능하고, 도청이 되더라도 즉각 탐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거의 완벽한 통신 보안 기술로 평가받아왔다. 양자암호통신에 있어 문제가 돼왔던 것이 전송거리다.

IBM, 구글 등 5~10년후 양자컴퓨터 개발

한 번에 전송 가능한 거리가 200㎞ 미만이어서 중계기를 개발해야 하는 과제도 거론돼왔다. 슈퍼컴퓨터가 처리해야 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조그만 컴퓨터 하나로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 개발도 가시화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5월 네이처 기고문을 통해 ‘하이브리드’ 방식 양자컴퓨터를 5년 안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양자 특유 불안정성 때문에 상용화에 10년 이상 걸리는 디지털 방식 대신 하이브리드를 채택, 기간을 5년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것.

이에 앞서 IBM은 3월 초 범용 양자컴퓨터 ‘Q’를 상용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IBM은 계산 전용의 제한된 성능이 아니라 제약이나 금융, 보안, 인공지능 등에 널리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범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IBM은 이를 위해 현재 5큐비트(qubit)인 시스템 성능을 수년 안에 열 배인 50큐비트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라 불리는 양자비트 하나에 0과 1의 두 상태를 동시에 표시할 수 있어 정보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

그동안 양자정보통신 기술 확보에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간 나라는 중국이다. 2005년 양자암호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국가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12년만에 마침내 ‘모쯔’ 호를 통해 양자얽힘의 비밀을 밝혀내고 있다.

위성을 이용한 양자통신 분야에서 중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향후 양자통신을 완전히 상용화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경쟁이 기술 강대국 간에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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