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2,2017

“벤처 살리려면 아이디어 인정해줘야”

[인터뷰] 박윤원 신임 대전과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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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원(59) 전 원자력안전기술원장이 지난달 30일 제4대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대전과총) 회장으로 선임돼 취임식을 가졌다.

대전과총은 2003년 설립된 이래 대전지역 과학기술인의 창구역할을 해 왔다. 박 회장은  200여명의 대전과총의 회원을 늘리고, 기존에 유지하던 과학기술 관련 포럼을 더욱 활발하게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게 됐다.

출연연구소 원장에서 벤처기업 대표로 변신    

과학계에서는 박 회장의 과거 경력을 들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에너지 전문기업인 비즈(주)대표를 맡고 있지만, 원자력분야의 전문가로 오래 동안 일해 왔다.

지난 2011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으로 임명된 박 회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나라에 불어 닥친 원자력 산업계의 자정노력의 바람속에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2013년 7월 퇴진했다. 원자력 업계의 엉성한 품질관리 등의 문제가 터지자, 직접 관련은 없지만 국가 연구기관에서도 누군가 책임을 져야 했다.

복사열에 의해 생성된 바람을 이용한 발전시설의 원리를 설명하는 박 회장 ⓒ 심재율 / ScienceTimes

복사열에 의해 생성된 바람을 이용한 발전시설의 원리를 설명하는 박 회장 ⓒ 심재율 / ScienceTimes

그 뒤 벤처기업 대표로 변신한 박 회장이 설립한 비즈(주)의 사업분야는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이다. 그 중 하나는 태양열을 가지고 태풍에 버금가는 초속 50m짜리 바람을 일으켜 발전하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태양열을 이용한 전력생산은 태양전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태양전지는 예상수명이 20년으로 짧고, 사막같이 대지가 뜨거운 곳에서는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비즈(주)가 개발하는 신재생에너지는 태양열과 풍력발전의 좋은 점만 따서 결합시켰다.  태양열이 만드는 복사열에 의해 발생하는 바람을 한 곳으로 모아 굴뚝처럼 길게 뽑아놓은 타워로 연결하면, 태풍같은 빠른 바람이 생긴다. 이 바람으로 발전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원래 이 아이디어는 독일에서 시작했으나, 전기생산량이 50kw에 머물면서 경제성과 효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내려져 중단됐다. 박 회장은 그러나 이 기본 아이디어에 터빈과 타워의 설계를 바꿨다. 그랬더니 무려 20배인 1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보여줬다.

박 회장은 “태양열 전지는 복사열이 많은 사막같은 곳에서는 오히려 가동이 어렵지만, 우리 기술은 열사의 지방에서도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 연구만 이뤄지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회장은 “에너지 혁명을 가져 온 셰일가스 채굴기술도 1965년에 처음 나왔지만 경제성이 안 맞아서 폐기됐다가, 10여년간 혼자 연구한 조지 미셀 덕분에 신기술이 나오면서 2009년부터 에너지 판도를 바꾸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조지 미셀의 셰일가스 채굴기술 연구는 에너지 자원개발관점에서 가장 적은 투자로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으로 꼽힌다. 그 기술하나로 미국의 고용창출이 1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박 회장은 “벤처 기업 몇 년 해 보니까 우리나라 벤처가 이래서 어렵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다.

두 번째로 어려운 것은 벤처기업이 개발한 신기술과 아이디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벤처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술력과 열정이지만, 기업 발전에 필요한 자금은 절대 부족하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업 조차 벤처기업의 기술력을 평가를 해주지 않는다.”

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아이디어 가치 인정해야    

좋은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있을 때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은 돈을 낸 비율만큼 소유권을 나눈다.  박 회장은 “아이디어와 기술에 대한 것도 개발비용을 댄 것 못지 않게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요르단의 '유리병 모래풍경화'(왼쪽)과 통나무를 깎아 만든 파키스탄 입체조각품

요르단의 ‘유리병 모래풍경화’(왼쪽)과 통나무를 깎아 만든 파키스탄 입체공예품 ⓒ 심재율 / ScienceTimes

박 회장이 원자력안전기술원에 재직할 때, 원자력을 다른 나라에게 전파하기 위해 카이스트와 함께 원자력석사과정을 만드는 일에 참여했다. 지금도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서 한 두 명씩 매년 15명의 장학생이 카이스트 원자력학과에 와서 석사과정을 밟는다.

카이스트 초빙교수를 역임한 박 회장은 파키스탄 학생과 요르단 학생으로부터 받은 기념품을 보여줬다. 요르단 학생이 준 기념품은 모래를 유리병에 넣어 만든 풍경화이고, 파키스탄 학생은 평면에서 입체로 변하는 나무조각품이다.

박 회장은 “원자력발전을 하고 싶은 나라가 많지만, 대중들이 원자력발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면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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