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5,2017

AI 시대, 법 제도는 어떻게?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 법 제도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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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자전거를 찾아줘.” 말이 끝나자 마자 매킨토시 컴퓨터는 인공지능(AI)을 통해 컴퓨터 안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 속에서 자전거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스마트폰에서도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 음성만으로 날씨와 원하는 키워드의 검색 결과를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시대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앞세운 지능정보사회는 우리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를 제도화 하는 법제도와 문화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기술이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주관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전망하고 이에 따른 적합한 법제도 대응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전문가들은 법적 차원에서 초지능정보사회가 가져다 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법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날 행사에 모인 전문가들도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토론과 논의를 통해 관련 법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데 동의했다.

4차산업혁명의 바닥기술들을 위한 법제도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사회 하에서의 법제도에 대한 대응방안 토론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 김은영/ScienceTimes

4차산업혁명의 바닥기술들을 위한 법제도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사회 하에서의 법제도에 대한 대응방안 토론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 김은영/ScienceTimes

인간과 지능을 가진 사물이 공존하는 사회에서의 법체계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먼저 4차산업혁명 시대의 바닥기술인 인공지능(AI)의 활약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정욱 센터장은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 가까이 있다”며 영국의 19세 청년이 만든 인공지능 로봇 변호사를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조슈아 브로더(Joshua Browder)는 19세에 인공지능 변호사봇을 만들어 약 16만명을 도왔다.

19세에 인공지능로봇 변호사를 개발한 청년 조슈아 브루디. ⓒ 미 CBS

19세에 인공지능로봇 변호사를 개발한 청년 조슈아 브로더. ⓒ 미 CBS 뉴스

미국 CBS 뉴스는 조슈아 브로더의 이야기를 상세히 보도했다. 그는 18세 부터 차를 운전하면서 주차위반티켓을 4번이나 받게 되었다. 비싼 벌금을 물기 힘든 조슈아는 변호사를 통해 항의편지를 쓰는 대신 직접 해결하기로 했다. 그는 수백개의 정부문서를 탐독하고 정보공개청구 등의 방법을 통해 변호사와 같은 형식으로 항의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어릴적 부터 코딩 프로그램을 좋아하던 조슈아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담당 교수의 도움을 받아 AI 변호사봇 앱을 사용할 수 있는  ’DoNotPay.co.uk’ 사이트를 만들었다. 사이트가 오픈한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약 16만명이 이 사이트를 통해 주차벌금을 내지 않을 수 있었다. 취소된 벌금은 50억 원에 달했다.

두번째 예를 든 일본의 한 엔지니어의 경우도 인공지능을 실생활에 적절하게 잘 활용한 사례였다.  日 자동차 임베디드 시스템 디자이너 마코토 코이케 (Kooto Koekke)는 오이를 선별하는데 딥러닝 기술을 활용했다. 그는 구글의 오픈소스인 텐서 플로우(TensorFlow)를 사용해 오이 농장에서 오이의 크기, 모양, 색상 등 여러 특성에 맞춰 오이를 인식하고 자동 분류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더이상 8시간 동안 힘들게 앉아서 오이를 선별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모바일과 인공지능 등 첨단 ICT 기술이 너무 빨리 발전하면서 기존의 법률체계는 이러한 속도에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임 센터장은 “미국이나 중국은 기존의 법체계가 따라갈 수 없는 형태의 새로운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나 국내는 기존 규제로 재단할 수 없는 회사는 대부분 불법으로 규정되어 사업을 확장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법 제도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기존의 법을 빨리 바꾸기 어렵다면 규제프리존 혹은 규제샌드박스를 만들어 기업의 혁신적인 발전을 도와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임 센타장이 제시한 ‘규제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란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현행 규제를 정지시키는 것을 뜻한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는 수준에서의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법제도, 4차산업혁명의 발전 단계별 전략적 대응이 필요

前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이자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상용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법제도에 대해서도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단기적 과제와 장기적 과제를 분류해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용 교수는 바람직한 미래 ICT 법제도 마련을 위해 기술 및 산업정책과 사회경제정책이 융합된 범정부적 정책조정기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은영/ ScienceTimes

이상용 교수는 바람직한 미래 ICT 법제도 마련을 위해 기술 및 산업정책과 사회경제정책이 융합된 범정부적 정책조정기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은영/ ScienceTimes

자율주행차의 사고 여부는 지속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는 대표적인 인공지능의 법적 공방 사례이다. 이 경우 손해는 회복되어야 한다는 원리를 가지고 과실책임의 원칙과 위험책임의 원칙을 따져야 한다. 인공지능을 도구로 볼 것인가, 법인격이 없는 대리인 혹은 법인격이 있는 주체로 볼 것인가에 따라 책임의 주체가 달라진다.

이 교수는 지금은 인공지능을 ‘도구’로 간주하고 배후에 있는 ‘인간’에게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이 더욱 발전하게 되면 달라질 수 있다. 그는 기존 법제도가 앞으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가장 중요한 점으로 정보자원 보호의 중요성을 꼽았다. 데이타는 인공지능의 ‘먹이’다. 인공지능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핵심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법률상의 제약으로 인해 개인정보의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는 강화하되 개인정보를 비식별 조치하여 이용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de-identification)’란 특정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개인정보를 가공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EU와 미국에서는 개인정보의 비식별 조치와 관련한 제도 개혁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EU는지난해 6월 ’EU 개인보호 정보지침’을 허용했다. 미국은 올 해 4월 FCC개인정보호규정을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내에서도 원활한 데이타 확보를 위해서는 먼저 비식별데이터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이 교수는 “완벽한 비식별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른 정보와 연관시켜 재식별해 정보 제공을 통제하는 것에 대한 대응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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