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9,2017

“중국의 기술이전 압박 노골화”

ITIF 등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정책에 큰 우려

FacebookTwitter

국가의 지원으로 수출을 많이 해 나라를 부강하게 하려는 사상이나 정책을 ‘중상주의(mercantilism)’라고 한다. 이런 정책 이면에는 국가주의가 있다. 무역에서 자유주의와 양립하지 않는 개념이다.

16일 ‘워싱톤 포스트’,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기술 관련 주요 단체들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중상주의 정책을 맹공격했다. 중국의 국가주의가 세계 경제·무역 구조에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책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보고서를 작성한 기관은 국제 과학·기술정책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 7일 미국 상공회의소가 중국 정부의 ‘메이드 인 차이나 2025(Made in China 2025)’ 정책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두 번째 보고서다.

“중국의 관심은 자국 중심의 기술 순환”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중국은 물론 외국 기업들이 이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정책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정책은 무엇보다 제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달 초 중국 전인대에서 발표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정책을 놓고 중국에 진출한 기술기업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기술이전 압박이 이전보다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hinaafricaproject.com

이달 초 중국 전인대에서 발표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정책을 놓고 중국에 진출한 기술기업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기술이전 압박이 이전보다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hinaafricaproject.com

제조업 각 부분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로봇·바이오 등 10개 분야에서 자국 생산 비율을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중국 안에서 경제가 돌아갈 수 있도록 자급자족 생산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기술 기업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 정책과 관련된 자국 중심의 기술 관련 정책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첨단 기술의 70%를 중국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을 중국화하는 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술표준을 새로 제정하고, 경제 정책은 물론 정부 지원의 투자정책 자금을 대폭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이트 인 차이나 2025’ 정책 발표 이후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술 기업들 사이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허용해주는 대신 기술 양도를 강요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내세운 수십 억 달러의 보조금 집행계획이 중국에서 생산·판매 허가를 받으려는 외국 기업들의 기술 이전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

해외 기업들은 고속철도 등 여러 분야에서 이미 이런 결과를 경험한 바 있다. 독일 지멘스 등 서구의 다국적 기업들 역시 중국 진출을 조건으로 기술을 이전했지만 국제 시장에서 중국 경쟁자들과 경쟁하는 처지로 몰렸다.

“한국 등 중국 진출 국가 공동 대처해야”    

로봇, 드론, 스마트폰, 전자상거래, 가전제품 등 기타 분야 역시 비슷한 절차를 밟고 있다. 과거 중상주의의 성격을 띠고 있는 중국의 국가 우선주의 기술정책이 세계 자유무역 체제를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내수 중심의 경제정책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 국가다. 보통 중국 경제가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정반대다. 대다수 산업이 해외 무역보다 내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중국 제조업 부문에서 생산한 부가가치 가운데 해외시장 판매를 위한 것은 4분의1에 못 미쳤다. 지난 2008년 이후 5%포인트 감소했다. 전자, 섬유, 의류 같은 일부 업종이 해외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일부분일 뿐이다.

원자재 역시 중국 중심으로 순환되고 있다. 중국산 최종 소비제품에 들어가는 해외 원재료와 중간재 비중 역시 중국 최종 소비의 10%에 불과하다. ITIF는 “이런 중국이 무역에 있어 더 이상 미국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ITIF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이처럼 불공정한 정책에 너무 순진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무역 역조를 막기 위해 멕시코 장벽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중국의 중상주의 정책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를 발표한 ITIF는 애플, 아마존, 시스코, 구글, 인텔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단체다. 그동안 기술과 관련된 미 정부 정책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자료와 견해를 제출하며 싱크 탱크 역할을 해왔다.

ITIF는 미국이 한국을 비롯 EU, 영국, 호주, 캐나다, 독일, 일본 등과 협력해 중국 경제·기술 정책을 수정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는 무역역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역대표부 대표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를 선택했다. 그는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강력한 대중 정책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런 트럼프 행정부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다”며 “대중국 정책과 관련, 국제 공조를 취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