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01,2017

실리콘밸리에서 VR로 살아남기

정직한 대표, "지루함 꽉 잡은 것이 성공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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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VR 스타트업을 시작한 한 사나이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자신이 실리콘밸리에서 어떻게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성공했는지를 공유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그가 머나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간단했다. 서울 보다 ‘밤에 놀거리가 없는 동네, 지루한 (boring) 동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밤에도 놀거리가 많은 지역에서는 게임 외에도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루한 동네에서는 자신이 만든 게임이 충분한 놀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리콘밸리의 밤 하늘은 별이 떨어지는 아름다움이 있었지만 밤에 별을 보는 것 외에는 즐길만한 일이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그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다. 그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VR 사업가가 되기까지

실리콘밸리에서 대표적인 한국인 VR 개발자 및 투자자로 성장한 서브드림 스튜디오(Subdream Studios, Inc) 정직한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VR 엑스포 2017′ 컨퍼런스에서 자신만의 실리콘밸리 생존법 및 노하우에 대해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직한 서브드림 스튜디오 대표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 노하우를 공유했다. ⓒ 김은영/ScienceTimes

정직한 서브드림 스튜디오 대표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 노하우를 공유했다. ⓒ 김은영/ScienceTimes

정직한 대표는 2005년에 설립한 온라인게임사 갈라넷을 2013년 웹젠에 매각 한 후 일본의 모바일 게임회사 코로프라(Colopl) NI의 대표로 근무했다. 코로프라에서는 히트 VR 게임을 연달아 런칭하는 등 탄탄한 캐리어를 쌓아왔다.

그는 그간의 경험을 살려 실리콘밸리에 VR 게임 전문회사인 ‘서브드림 스튜디오’를 창업했다. 그가 있는 실리콘밸리는 다른 ICT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가상현실 관련 시장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하다.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이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바닥기술이자 리딩기술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PC와 연결하는 거치형 제품으로 무선 VR 제품이 나오게 되면 시장은 더욱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지루함은 나의 친구, 실리콘밸리에서 가상현실의 해답을 찾다

왜 하필 미국, 그것도 경쟁이 치열한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그가 사업 초기 가장 많은 들었던 질문이다. 정 대표는 대전에서 초중고를 나와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마쳤다. 그런 그가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제가 ‘공대’ 출신인데 어떤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에는 각 항목마다 점수를 매겨 결정을 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 면에서 실리콘밸리는 최고의 점수를 받았어요. 자연 환경, 투자환경, 교육환경이나 가족들이 생활함에 있어서도 최고였지만 동네의 지루함의 정도도 10점 만점이었던 것이 정착한 주요한 요인이 되었죠.”

어느 국가, 어느 도시가 자신과 가장 잘 맞을까를 항목별로 평가 점수를 매겼다. 교육환경, 사업환경, 패밀리 라이프 등 여러 항목을 설정했다. 결국 그는 서울, 동경, 실리콘밸리 3후보지를 최종적으로 남겨두고 실리콘밸리를 선택했다. 그는 밤에 놀거리가 별로 없는 지역의 특성상 놀거리가 많은 서울이나 동경보다 VR 게임사업에 더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제대로 투자받기 위한 비법은?

실리콘밸리에서 하겠다고 결정한 후 생각해야 할 것은 ‘투자’의 문제였다. 미국은 투자  환경이 좋다보니 투자를 받겠다고 결정을 일단 하고 나면 자신이 원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 대표가 설립한 서브드림 스튜디오가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VR엑스포에 참가해 VR시연을 보이고 있다. ⓒ 김은영/ScienceTimes

정 대표가 설립한 서브드림 스튜디오가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VR엑스포에 참가해 VR시연을 보이고 있다. ⓒ 김은영/ScienceTimes

정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쉽게 투자를 받는 방법으로 ‘세이프’를 추천했다.

‘세이프’ (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는 미국 탑 엑셀러레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에서 운영하는 펀딩으로 다른 까다로운 투자와는 달리 밸류에이션캡(Valuation CAP)과 할인율(Discount rate), 두가지 조건만 만족되면 바로 싸인하고 투자금이 집행될 정도로 쉽고 빠르다.

그는 “세이프는 초보 스타트업이라면 실리콘밸리에서 꼭 시도해봐야 할 방법”이라고 권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방식을 나라별로 구분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자들은 생각과는 달리 일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투자자들은 한 마디로 예측하기 어려웠다.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명확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아 사업을 전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반면 생각보다 일본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오히려 되면 된다, 맘에 안들면 안하겠다는 태도가 명확했다. 한번 한다고 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일하기 좋았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VR 시장에서 중국자본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은 ’큰 손’이었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씨비인사이트(CBinsight, 2017)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연간 투자 비중은 전세계 VR·AR 시장의 66.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도 “중국 자본이 들어가지 않으면 시장이 정체될 정도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투자를 받거나 거래처를 확보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였다.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도 빠른 답장과 반응은 ‘필수’이다. 그는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나 진행할 때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항상 원활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람이기에 누구나 고민할 수 있고 결정도 번복할 수 있다. 마음이 변하기 때문이다. 물론 신중하게 고민을 하다가 느린 답변을 보낼 수도 있다. 전략에 따라 예외사항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적 구성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프로그래머 인력란을 겪고 있다. 그는 좋은 프로그래머를 많이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는 “애플과 텐센트에서 VR 관련 인력을 대거 충원해오고 있다”고 귓뜸했다.

작은 스타트업들은 사업 초기 시중에 화제가 될만한 이벤트를 자주 개최하는 것이 좋다. 정 대표는 유저와 자사 직원들이 게임 대전을 벌여 상품을 주는 등의 이벤트 행사가 회사를 키우는데 큰 효과를 보았다며 마케팅 비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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