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0,2017

지구와 비슷한 행성 7개 발견

이태형의 생활천문학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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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새벽(한국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외계 행성 탐사에서 가장 놀랄만한 발견을 했다고 발표하였다. 지구에서 약 39광년 떨어진 곳에서 하나의 별을 돌고 있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무려 7개나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이번 발견은 인류의 외계행성 관측 역사에서 가장 놀랄만한 사건일 수 있다. 과연 이들 행성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어떻게 발견된 것일까?

TRAPPIST-1의 행성 표면 상상도. ⓒ NASA/JPL-Caltech

TRAPPIST-1의 행성 표면 상상도. ⓒ NASA/JPL-Caltech

칠레 사막의 천문대에서 찾은 별 ‘트라피스트-1′

이 넓은 우주에 과연 생명체는 지구에만 존재하는 것일까? 분명 우주 어딘가에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 있고, 그곳에 외계인이 존재할 것이라고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우주는 너무 넓고,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사의 이번 발표 내용은 천문학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놀라운 발견이다. 지구와 비슷한 외계 행성들이 무려 7개나 하나의 별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들 행성들은 모두 지구처럼 바위로 이루어진 지구형 행성들이다.

이번에 행성들이 발견된 ‘트라피스트-1′(TRAPPIST-1) 별은 지구에서 약 39광년 떨어진 물병자리에 위치하는 작고 희미한 별이다. 질량이 태양의 약 8%, 지름은 태양의 약 11% 정도로 태양보다는 목성 크기에 더 가까운 별이다.

밝기는 태양의 0.04%, 즉 태양의 25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흐린 별이다. 표면 온도는 약 2300도 정도로 낮다. 이 별의 나이는 약 5억년 정도로 50억년이나 된 우리 태양에 비해서는 매우 젊은 별이다. 이 별에는 철이 무척 풍부하다. 무거운 원소로 이루어진 지구형 행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이유일 수 있다.

TRAPPIST-1이란 이름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라실라 천문대의 TRAPPIST (Transiting Planets and Planetesimals Small Telescope)망원경으로 찾은 첫 번째 별이라는 뜻이다.

TRAPPIST 망원경은 행성이 별의 앞을 통과할 때 별빛이 흐려지는 현상을 이용하여 행성을 찾는 망원경이다.  TRAPPIST-1에서 처음으로 행성이 발견되었다고 발표된 것은 2016년 5월이었다.

당시 연구진들이 발견한 행성은 TRAPPIST-1b, TRAPPIST-1c, TRAPPIST-1d로 세 개의 행성 모두 지구와 비슷한 크기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외계 행성들은 별에 가까운 순으로 알파벳으로 이름이 붙여진다. 별 자체를 a로 보고, 가장 가까운 별이 b, 그다음이 c, 이런 식으로 이름이 붙는다.

2016년 봄부터 TRAPPIST-1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지상 망원경과 우주 망원경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2016년 9월부터 10월까지 나사의 스피처 우주망원경으로 약 500시간에 걸친 정밀 관측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TRAPPIST-1d로 추정되었던 행성이 세 개의 행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두 개의 행성이 추가로 더 발견되었다. 그 결과 b, c, d, e, f, g, h 총 7개의 행성이 발견된 것이다.

2003년에 발사된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85cm 지름의 반사망원경을 장착한 우주망원경으로 지구와 비슷한 궤도로 태양을 돌면서 적외선으로 우주를 관측하는 망원경이다.

TRAPPIST-1처럼 작고 희미한 별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적외선 망원경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이번 발견은 스피처 망원경의 14년 관측 역사에서 가장 놀랄만한 발견이었다.

TRAPPIST-1 행성들의 특징. ⓒ NASA/JPL-Caltech

TRAPPIST-1 행성들의 특징. ⓒ NASA/JPL-Caltech

지구와 크기-질량이 비슷한 7개의 행성들

TRAPPIST-1에서 발견된 일곱 개의 행성들의 밀도를 분석한 결과 이들 모두 바위로 이루어진 지구형 행성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생명체 존재의 가장 중요한 열쇠인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온도에 해당한다는 것도 알려졌다.

이 일곱 개의 행성들은 지구와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 가장 작은 TRAPPIST-1d가 지구 지름의 약 77%, 질량의 41% 정도이고, 가장 큰 TRAPPIST-1g가 지름이 지구의 1.13배, 질량은 1.34배 정도이다. 제일 끝에 있는 TRAPPIST-1f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관측이 필요하다. 이들 행성 중 특히 e, f, g 세 개가 가장 생명체 거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들 행성들은 TRAPPIST-1 별에서 불과 수백만 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 행성의 공전주기는 무척 짧다. 이들 행성들 중 안쪽의 여섯 개 행성의 공전주기는 1.5일에서 12.4일 정도이고, 마지막 일곱 번째 행성의 공전주기는 약 20일이다.

안쪽의 여섯 개 행성들은 서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궤도공명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궤도공명이란 행성들이 서로 중력적으로 영향을 미쳐 공전주기가 정수의 비례 관계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즉, 이들 행성들은 현재의 위치보다 좀 더 먼 곳, 즉 물이 풍부한 곳에서 만들어진 후 현재의 위치로 이동된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 행성은 별에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을 수 밖에 없다. 즉, 지구의 달이나 목성의 거대 위성들처럼 별을 향해 항상 같은 면만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쪽은 낮만 계속되고, 반대쪽은 밤만 계속되는 그런 세계일 것이다.

하지만 낮이라고 지구의 낮처럼 밝지는 않다. 중앙의 별이 태양에 비해 워낙 흐리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볼 때 해가 지고 난 뒤의 박명 시간 정도의 밝기일 것이라고 연구진들은 말하고 있다. TRAPPIST-1 별빛의 대부분은 가시광선이 아니라 적외선이다. 이들 행성의 낮에 보이는 하늘 전체는 엷은 주황색일 것이다.

이들 행성 내부에서는 강한 조석력으로 인해 많은 화산 활동이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안쪽에 있는 두 개의 행성은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목성의 가장 안쪽 위성인 이오에서 지금도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강한 중력을 가진 별에 가까이 있는 행성에서는 별을 향한 쪽과 반대쪽에 중력 차이가 난다. 이 중력 차이로 인해 내부에서 마찰이 일어나고 결국 화산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두 개의 다른 힘으로 종이를 당기면 종이가 찢어지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TRAPPIST-1의 행성 위치. ⓒ ESO/O. Furtak

TRAPPIST-1의 행성 위치. ⓒ ESO/O. Furtak

우리 은하에 지구 같은 행성이 무수히 존재

이 일곱 개의 행성은 모두 지구처럼 바위로 이루어진 행성들이다. 또한 모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 거주 가능 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대기가 있고, 그 대기 속에 메탄이나 산소 같은 생명체에 필요한 물질들이 얼마나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이들 행성에 충분한 대기가 있다면 대기의 흐름으로 인해 낮 지역에서 밤 지역으로 열이 전해질 것이고, 결국 전체적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온도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연구진들은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이들 행성의 대기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또한 2018년에 발사될 제임스 웹 망원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지름이 6.5미터로 허블 망원경의 2.4미터 보다 훨씬 크고, 적외선을 주로 관측하는 망원경이다. 또한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거대 마젤란 망원경과 같은 대형 망원경들도 역할을 할 것이다.

TRAPPIST-1 별은 특별한 별이 아니다. 이 별 주위에서 지구와 같은 행성이 무려 7개나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 은하계에 지구와 같은 별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 지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수많은 지구가 있다고 해도 그곳에 생명체가 존재하고, 그 중에 인간 같은 고등생명체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결코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이 지구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분명 어딘가에는 어떤 형태로든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것이다. 비밀이 밝혀질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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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자 2017.02.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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