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6,2017

수성 탐사선 이야기

이태형의 생활천문학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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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다섯 개의 행성을 오행성이라고 한다. 수성과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바로 오행성이다.

요즘 금성과 화성은 저녁 서쪽 하늘에서 찾을 수 있고, 목성과 토성은 새벽 남쪽과 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성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수성을 찾기 힘든 이유는 태양에 너무 가깝게 붙어서 돌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성을 본 사람도 많지 않다.

수성은 다섯 개의 행성 중 탐사가 가장 어려운 행성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수성을 탐사한 우주선은 단 두 대에 불과하다. 현재 세 번째 수성 탐사선이 준비되고 있다. 최근 인터넷 매체 ‘스페이스닷컴’(www.space.com)은 2018년 10월에 유럽과 일본이 공동으로 수성 탐사선을 발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우주선이 수성에 도착하는 때는 2025년 12월, 무려 7년이나 걸리는 긴 여정이다. 이 정도면 우주선이 목성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슷하다. 수성까지 가는데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수성 탐사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메신저 탐사선이 촬영한 수성. ⓒ NASA / JHU Applied Physics Lab / Carnegie Inst. Washington

메신저 탐사선이 촬영한 수성. ⓒ NASA / JHU Applied Physics Lab / Carnegie Inst. Washington

날쌘돌이 수성

수성은 태양에 제일 가까운 행성이다. 수성의 영어 이름인 ‘머큐리(Mecury)’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에서 유래된 것인데 신화 속에서 날개 달린 모자와 신발을 신고 신들의 소식을 가장 빨리 전해주는 부지런한 신이 바로 헤르메스이다. 그 이름처럼 수성은 평균 48km/s의 빠른 속도로 태양을 공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구의 공전 속도는 평균 30km/s이다. 수성이 한번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지구 시간으로 88일, 자전하는 데는 58.6일이 걸린다. 따라서 수성은 3번 자전하는 동안 거의 정확히 2번 공전한다.

수성은 한마디로 ‘말라비틀어진 쇳덩어리’이다. 내부에는 철로 이루어진 무척 큰 핵을 가지고 있고, 표면은 마치 말라비틀어진 찰흙 표면처럼 쭈글쭈글하다.

수성 사진을 보면 달과 무척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크레이터의 수가 달보다 적으며 바닥이 얕고 평탄한 것이 특징이다. 달의 바다와 비슷하게 크레이터가 적은 부분이 있지만 달의 바다처럼 검게 보이지는 않는다.

최초의 수성 탐사선 매리너 10호의 상상도.  ⓒ en.wikipedia.org

최초의 수성 탐사선 매리너 10호의 상상도. ⓒ en.wikipedia.org

최초의 수성 탐사선 매리너 10호

최초로 수성을 탐사한 우주선은 매리너 10호(Mariner 10)였다. 1973년 11월에 발사된 매리너 10호는 1974년 2월 5일 금성의 중력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수성에 접근하였다. 중력 도움이란 우주선이 행성의 중력으로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우주선이 행성에 접근하는 시간을 길게 하고, 멀어지는 시간을 빠르게 해서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 중력 도움이다. 매리너 10호는 중력 도움을 받아 비행을 한 최초의 우주선으로도 기록되었다.

매리너 10호는 1975년까지 3차례에 걸쳐 수성을 탐사하였다. 그 이후 지구와의 통신은 두절되었지만 수성과 금성 사이에서 계속 태양을 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리너 10호는 수성의 온도(야간 –183도, 주간 187도)를 측정하였고, 2,800장이나 되는 수성 표면의 정밀 사진을 촬영하였다.

하지만 궤도의 특성상 매번 수성의 같은 면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수성 표면의 40~45%만을 촬영할 수 있었다. 수성에 헬륨으로 이루어진 희박한 대기와 자기장이 있고, 철로 이루어진 큰 핵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도 매리너 10호의 업적이다.

최초의 수성 궤도선 메신저

본격적인 수성 탐사는 2011년에 이루어졌다. 2004년에 발사된 메신저(MESENGER)호가 7년의 비행 끝에 2011년 3월 18일 수성에 도착했다. 매리너 10호는 단지 수성을 지나치면서 관측을 했지만 메신저는 수성을 도는 위성이 된 것이다.

지구에서 수성까지의 거리는 대략 1억 ~2억 km로 화성 탐사와 비슷하다. 하지만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것은 태양의 강한 중력을 피해 수성 궤도에 접근해야 했기 때문이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태양의 강한 중력이 탐사선을 집어 삼킬 수도 있었다. 또한 수성의 빠른 공전 속도에 맞추기 위해 그 시간 동안 금성과 지구, 수성의 중력 도움으로 충분한 속도를 만들어야 했다. 메신저는 7년 동안 무려 15번이나 태양을 돌았고, 금성과 지구, 수성 옆을 지나면서 중력 도움을 받기도 했다.

메신저는 2015년 4월 30일 수성 표면에 충돌하면서 임무를 마칠 때까지 4년 동안 수성을 탐사했다. 메신저의 탐사 활동을 통해 수성에 화산 활동이 있었고, 중심에 액체 상태의 철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메신저는 북극 지역의 크레이터 안에서 얼음을 발견했으며, 수성 표면의 정밀 지도도 완성하였다. 메신저는 수성의 외기권에 상당량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메신저의 탐사로 수성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 비해 반지름이 약 7km 줄어들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수성의 반지름이 위축됨에 따라 표면에는 1000km까지 긴 균열이 생기는 것도 알려졌다.

수성은 지구와 달리 하나의 지각판을 가지고 있다. 이 지각판이 움직일 때 표면에 큰 균열이 생기는 것이다. 지구는 10여개의 지각판이 맨틀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지각판이 위축되어도 그 현상을 바로 알 수가 없다.

베피 콜롬보 수성 탐사선. ⓒ ESA

베피 콜롬보 수성 탐사선. ⓒ ESA

베피 콜롬보

수성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이 오는 2018년 유럽 우주국과 함께 수성에 보낼 탐사선의 이름은 베피 콜롬보(Bepi Colombo)로 정해졌다.

베피 콜롬보는 1974년 매리너 10호의 중력 도움 비행을 최초로 성공시킨 이탈리아의 과학자 이름이다. 일본이 수성 탐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수성 지각의 움직임 때문이다.

일본과 유럽 우주국은 베피 콜롬보의 탐사를 통해 행성 수축 및 균열 현상을 좀 더 정밀하게 관측할 예정이다. 일본은 수성의 지각판 움직임이 표면에 어떻게 전달되는 지를 알아내고, 이를 통해 일본의 지진과 화산 활동에 대한 연구 자료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베피 콜롬보는 2018년 10월에 발사된 후 지구 1번, 금성 2번, 수성 6번의 접근 비행을 통해 중력 도움을 받고, 2025년 12월에 수성에 도착하게 된다. 그 후 1~2년 정도 수성을 탐사할 예정이다. 베피 콜롬보의 성공적인 탐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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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자 2017.0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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