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2,2017

자폐아, 두 살 때 미리 진단한다

MRI연구로 자폐증 생체표지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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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위 형제자매 중에 자폐증이 있는 어린이들의 뇌를 미리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해 그 어린이가 두 살이 됐을 때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80% 확률로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워싱턴대(UW) 연구팀은 자폐증 가족력이 없는 ‘저위험’ 유아의 뇌와, 자폐증 형제 자매가 적어도 한 명 이상 있는 ‘고위험’ 유아의 뇌를 MRI로 촬영해 자폐증을 미리 예측하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어린이가 임상적으로 진단 가능한 행동을 시작하기 전 컴퓨터 알고리즘을 사용해 자폐증을 예측한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6일자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형제 자매 중에 자폐증이 있는 고위험군 유아에 대해 24개월 무렵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여부를 뇌의 생체표지자를 이용해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다.

연구자인 미국 워싱턴대 애네트 에스티스 교수가 자폐증 어린이와 함께 하고 있는 모습.  Credit: Kathryn Sauber

연구자인 미국 워싱턴대 애네트 에스티스 교수가 자폐증 어린이와 함께 하고 있는 모습. Credit: Kathryn Sauber

평균 네 살 때 하는 자폐 진단 너무 늦어

논문의 공저자이자 워싱턴대 자폐센터 원장인 애네트 에스티스(Annette Estes) 교수는 “일반적으로 어린이의 자폐증을 가장 빨리 진단할 수 있는 나이는 일관된 행동 증상이 나타나는 두 살 때이며, 미국에서는 어린이의 자폐증 여부를 알기 위해 병원에 데려 오는 연령대의 차이가 커 평균 네 살 무렵에 진단을 받는다”며, “이번 연구 결과 6개월과 12개월 때의 뇌 영상 생체표지자를 통해 나중에 ASD로 진단될 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의 예측력이 비교적 정확함에 따라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가 행동 증상을 나타내기 전인 한 살 때 미리 ASD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 도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에스티스 교수는 “현재는 아직 그런 진단 도구가 없으나 이를 개발한다면 고위험군 영아의 부모들이 애를 태우면서 2~4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조기에 진단이 가능하고, 연구자들은 이런 어린이들이 사회적 관계나 소통 기술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예방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는 약 300만명의 자폐증 환자가 있으며 이들은 특히 사회적 소통능력이 결핍되고 단순히 의례적이고 반복적이며 틀에 박힌 행동양상을 보인다. 미국에서는 68명의 어린이 가운데 한 명이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형제 자매 중에 자폐증이 있으면 위험도는 5명 중 한 명으로 높아진다.

MRI기술자인 민디 딕슨과 스티븐 대거 교수(왼쪽)가 어린이의 뇌 화학 자기공명 분광 이미지를 검토하고 있다.  Credit: University of Washington

MRI기술자인 민디 딕슨과 스티븐 대거 교수(왼쪽)가 어린이의 뇌 화학 자기공명 분광 이미지를 검토하고 있다. Credit: University of Washington

자폐아, 1~2세 때 뇌 표면 증가하면 뇌 부피 과성장

이번 연구 프로젝트에는 미국 전역에서 수백 명의 어린이가 참여했고, 노스캐롤라이나(채플힐)대주도로 워싱턴대(UW), 세인트 루이스 워싱턴대, 팔리델피아 아동병원 4개 기관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대상 어린이들은 각각 6개월, 12개월, 24개월이 됐을 때 연구센터에 와서 자고 있는 동안 MRI 검사를 받았으며, 방문했을 때마다 에스티스 교수팀이 개발한 기준에 따라 행동과 지적 능력을 평가받았다.

연구팀은 자폐증을 가진 어린이는, 자폐증을 가진 형제 자매가 있으나 24개월 때 자폐 증상을 보이지 않는 다른 어린이들에 비해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뇌 표면이 과도하게 팽창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 살 때의 뇌 표면 증가는 두 살 때의 뇌 부피 성장률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뇌의 과성장은 두 살 때 자폐성의 사회적 결핍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6개월 12개월 때의 뇌 부피와 표면적, 피질 두께와 성별에 대한 MRI 측정 결과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해 24개월 때 ASD 기준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어린이를 분류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한 최상의 알고리즘을 개발해 연구 참여 어린이들에게 적용했다.

연구 결과 손위에 ASD 형제 자매를 가진 어린이들이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나타내는 뇌 차이를 살펴보면 생후 24개월에 임상적으로 자폐증 진단을 받을 영아를 식별해낼 확률이 80%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같은 발견이 ASD ‘전조 증상’의 기초가 된다면, 건강관리 전문가들이 자폐 치료를 위해 더욱 일찍 개입할 수 있게 된다.

연구를 공동 수행한 워싱턴대 방사선과 스티븐 대거 교수. Credit: Marie-Anne Domsalla

연구를 공동 수행한 워싱턴대 방사선과 스티븐 대거 교수. Credit: Marie-Anne Domsalla

“조기 진단으로 자폐 조기 치료해야”

에스티스 교수는 “2~4년 후에 ASD 진단을 받으면 이미 때가 늦어 자녀들이 사회적 기술이나 의사 소통 및 언어 면에서 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일단 발달의 이정표를 놓친 후 이를 따라잡으려면 큰 어려움이 따르고 일부 어린이들에게는 불가능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통해서 ASD가 나타나기 전 뇌가 가장 유연할 때 치료에 개입할 수 있는지를 조사할 수 있고, 이러한 개입은 나중에 진단을 받은 후 시작된 치료보다 결과가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대 방사선과 교수이자 이 대학 인간 개발 및 장애 센터 부원장인 스티븐 대거(Stephen Dager) 교수는 “우리 희망은 두 살 이전 조기 개입으로 두뇌 발달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의 임상 경과를 바꾸고, 나중에 매우 어렵게 습득할 수 있는 기술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어린이들의 부가적인 행동과 뇌 영상을 수집해 뇌 연결성과 신경활동이 고위험군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 사이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1월 6일 ‘대뇌 피질’ 지에 별도로 발표한 논문에서 ‘공동 관심’으로 불리는, 초기 사회적 행동을 획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뇌 영역을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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