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9,2017

출연연을 대학에 통합한다면…

박진 교수, 과학기술계 거버넌스 개혁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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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투입 대비 성과가 부족한데, 관행에 따른 예산배정과 기관간의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거버넌스 개혁을 위해 연구기관을 대학으로 이관해야 한다.

정권 교체때마다 거론되고 있는 과학기술계 거버넌스 개편방안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최근에는 국내 연구기관들의 거버넌스가 규제와 통제 중심이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는 커녕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과학기술계 거버넌스 개혁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박진 KDI 정책대학원 교수도 국내 연구기관의 거버넌스 개혁에 공감하고, 개혁 방안으로 ‘출연연과 대학 통합안’을 내놓았다.

9일 국회에서 열린 ‘제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혁’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한 박 교수는 현재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성과 미흡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대학으로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 교수가 출연연을 대학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내용의 거버넌스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 김지혜/ScienceTimes

박진 교수가 출연연을 대학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내용의 거버넌스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 김지혜/ScienceTimes

먼저, 박 교수는 “소형과제보다 융복합 대형과제에 집중해야 하는 출연연구기관이 산학연간 경쟁구도로 인해 대형과제에 집중이 불가능하고, 성과에 대한 평가환류체계가 미흡하고 정부의 과도한 통제 등의 문제가 있다”며 “이러한 성과 미흡과 대학과의 차별성이 없는 문제 등은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 정책을 바꿔서 될 일이 아니고, 거버넌스를 개혁해야만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연연구기관의 대학으로의 이관을 주장했다. 출연연의 소속을 대학에 이관해 자율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박 교수는 “거버넌스 개혁에 몇 가지 대안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나은 방안은 출연기관 소속을 대학에 이관하는 것”이라며 “이관 대상 대학은 과기계 대학이 적절하며, 기관을 통합하는 방안과 비교했을때 대학으로 이관하는 방식이 더 우월하다”라고 제언했다.

또 “대학으로 이관하는 것은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남은 기관들은 통합하는 것이 기본방향”이라며 “기관들이 대학 이관을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인센티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통합예산은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관리 기관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위해 부처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상욱 숭실대학교 교수는 ‘연구관리 기관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 주제 발표를 통해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의 일부를 통합해 ‘과학기술혁신=산업지원통합부처’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연구기관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관의 자율성을 막는 부처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부처를 합친 후에는 산하 연구기관을 4개로 통폐합하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을 통합해 연구기관과 부처를 지원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중앙부처를 전략중심으로 슬림화하고, 통합정리를 통해 역량을 결집해 전문성을 강화해줘야 한다”며 “일부 기관은 펀딩에이전시화 할 수 있도록 양성해줘야 하고, 연구관리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처 영향력을 축소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들이 과학기술계 거버넌스 개혁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김지혜/ScienceTimes

과학기술계 관계자들이 과학기술계 거버넌스 개혁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김지혜/ScienceTimes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개혁 방안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다양하게 나왔다.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출연연의 역할은 연구 불모지를 개척하는 것이다. 대학에다 출연연을 가져다 붙이면 이러한 역할을 하기 어렵고, 대학과 함께 업그레이드 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한국 고유만의 개편 방안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엄미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전략기획실장은 “출연연과 대학의 통합은 위험하다. 조직개편은 비용도 가장 많이 든다”며 “기관들의 기능을 조정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용 한국화학연구원 부원장은 “대학에 이관하는 개편안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출연연간의 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거버넌스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이어야 한다. 거버넌스가 흔들리면 연구현장에 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출연연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인식을 기본으로 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조 서울대 교수는 대학 이관 개편안에 찬성했다.

김 교수는 “출연연이 원래 생겼을때의 목표가 시대가 변하면서 변화하고 있는데, 시대 흐름에 맞춰 발전하기 보다 대학, 산업체에 비해 멈춰 있다보니 할일이 없어졌다”며 “이제는 출연연이 바뀌어야 한다. 미래를 대비해서 비전을 가지고 가야 한다. 출연연을 먼저 소그룹으로 나눠 개편하고, 이후에 대학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세미나에는 과학계의 거버넌스 개혁안에 관심을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채웠다. 세미나가 끝나도록 좌석이 없어 일어선 채로 세미나를 경청하던 참석자들의 모습. ⓒ 김지혜/ScienceTimes

세미나에는 과학계의 거버넌스 개혁안에 관심을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채웠다. 세미나가 끝나도록 좌석이 없어 일어선 채로 세미나를 경청하던 참석자들의 모습. ⓒ 김지혜/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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