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2,2017

나무도 아프면 의사가 진료한다

수목진료 체계 전문화··· 나무의사 제도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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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란 캠페인 슬로건은 조만간 나무에게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나무의 상태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나무의사 제도’가 신설되기 때문이다.

생활권 내 수목들의 상태를 진단하는 ‘나무의사 제도’가 신설된다 ⓒ 산림청

생활권 내 수목들의 상태를 진단하는 ‘나무의사 제도’가 신설된다 ⓒ 산림청

산림청은 최근 ‘산림보호법’을 개정하면서, 생활권 내에 서식하고 있는 수목(樹木)들이 병에 걸렸을 때 이를 올바르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나무의사 제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개정된 산림보호법의 핵심사항을 살펴보면 △수목의 피해를 진단·처방하고, 그 피해를 예방·치료하는 수목진료 나무의사 자격 신설 △수목진료 사업을 하기위한 법인인 나무병원의 등록 요건 △나무의사의 진단·처방에 따라 예방과 치료를 담당하는 수목치료기술자의 자격 연장 △수목의학 종사자의 교육을 위한 양성기관 등록 요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수목진료 체계의 전문성 위해 나무의사 자격 신설

산림청이 나무의사 제도를 도입하는 까닭은 전문화된 수목진료 체계의 구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파트 단지 및 학교 같은 생활권 내에서 자라는 수목들의 병해충은 관리인이나 실내소독업체 같은 비전문가들이 직접 방제를 시행하면서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산림청의 조사에 따르면 실내소독업체가 시행한 방제작업 건수는 전체 수목방제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고독성농약 등 사용하지 말아야 할 약제를 사용한 경우도 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목에 대한 의학교육이 가능한 양성기관도 설립된다 ⓒ 산림청

수목에 대한 의학교육이 가능한 양성기관도 설립된다 ⓒ 산림청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 데도 수목 분야의 진료체계를 살펴보면 제대로 된 자격 요건이나 시스템 등이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이나 동물 분야와는 달리,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따라서 수목에 대한 의학교육이 가능한 양성기관을 지정하여 전문가를 양성하고, 나무의사 자격을 부여하여 전문적인 수목진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산림청의 구상이다.

국가기술 전문자격을 갖춘 나무의사가 현장을 방문하여 수목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올바른 수목치료 방법을 제시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산림청의 관계자는 “독성이 높은 농약을 사용하는 등 약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나무의사 제도의 도입 목적”이라고 밝히며 “피해 진단과 적정한 방제법, 그리고 효과적인 처방과 치료를 추진하는 것이 나무의사의 주요 임무”라고 언급했다.

나무병원 등록은 나무의사 등 전문 인력 확보해야

이번에 공포된 산림보호법 개정안은 1년 6개월 뒤 시행된다. 앞으로 나무의사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산림청 지정 양성기관에서 일정기간 교육을 이수한 뒤 국가자격 시험을 통과하면 된다. 단, 수목치료기술자는 양성기관 교육이수 시 그 자격이 부여된다.

아울러 관련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나무의사 등의 전문 인력을 확보하여 나무병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나무병원 등록 요건은 종류별 기술수준과 자본금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세부등록기준은 하위법령에 규정할 예정이라는 것이 산림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등록요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나무병원의 종류가 1종과 2종으로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종의 업무 범위는 수목진료 전체인 반면에, 2종은 처방에 따른 치료 및 예방이 업무 범위다.

이와 관련하여 산림청의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수목 피해의 원인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국가자격시험을 통해 선발된 나무의사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하위법령 마련 및 나무병원 등록 요건의 강화 등 나무의사 양성과 지원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위법령에 규정 예정인 나무병원 세부등록기준(안)

하위법령에 규정 예정인 나무병원 세부등록기준(안)  ⓒ 산림청

다음은 나무의사 제도 도입과 관련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의 정종우 사무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기존에도 ‘나무병원’ 제도라는 것이 존재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 개정안에 포함된 나무병원과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 달라

수목피해의 진단과 처방, 그리고 치료를 하는 기관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에 있어서는 별 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기존의 나무병원은 산림사업법인의 하나로서, 수목보호기술자나 식물보호기사 등이 운영해 왔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고 활성화도 되지 못했다. 반면에 나무의사를 구성원으로 하는 나무병원은 산림보호법의 틀 안에서 운영될 계획이기 때문에 구성원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 나무의사의 교육 기간을 어느 정도로 설정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로 보고 있다. 물론 수목관리와 완전히 무관한 사람과 해당분야의 경력자와는 차등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면제 과목이나 국가자격시험의 점수 등을 고려하면 경우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교육 기간은 유동적이라 할 수 있다.

- 해외 사례가 궁금하다. 선진국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이웃나라이자 수목관리 분야의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이미 우리의 나무의사 제도와 유사한 수목의(樹木醫) 및 수목의보(樹木醫補) 제도를 수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수목의는 수목의 진단 및 치료와 함께 수목보호에 관한 지식을 보급하는 전문가로서 지난해에 총 2500여명이 배출됐고, 수목의보는 양성과정을 갖춘 대학의 졸업생들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서 지난해에 약 4000여명이 배출됐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나무의사 제도는 양질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산림청은 나무의사 제도의 시행과 함께 세워질 나무병원들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청년 중심의 신규일자리가 매년 4000여 개 정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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