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5,2017

3년후 개인용 로봇이 가정의 필수품

로봇이 바꾸는 세상 (1) '1가구 1로봇 시대' 성큼

[편집자 註] '1가구 1로봇 시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이제 로봇은 우리 삶에 깊숙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로봇 시대가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경제, 정치, 사회, 문화 각 영역에서 로봇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인간의 할 일은 로봇이 몰고 올 변화를 빨리 감지하고 준비하는 일입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매주 연재를 통해 '로봇이 바꾸는 세상'을 하나씩 독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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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0. 김사타씨는 NX로보사의 가정용 로봇 빅아이의 재촉으로 잠을 깬다. 빅아이는 날씨를 말해주며 오늘은 기온이 많이 떨어졌으니 든든하게 입고 가라고 조언한다. 침대에서 나와 세수를 한 김씨는 팬케이크 봇이 만들어주는 팬케이크 2장과 커피로 아침을 먹는다. 폴디메이트사의 로봇이 차곡차곡 개어놓은 셔츠 하나를 골라 입고 출근 준비를 한다.

09:00. 자율주행차를 타고 회사에 들어선 김씨는 정문 안내 로봇의 굿모닝 인사에 기분이 좋아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리에 앉으면 업무가 시작된다. 생산관리본부 소속의 김씨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로봇 상사를 맞이했다. 다소 긴장했지만 이전 상사처럼 불필요하게 감정을 긁지도 않고 보고를 받은 후 피드백을 빨리주는 것이 상당히 괜찮다고 느낀다.

11:00. 제조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공장으로 향했다. 공장엔 직원들과 유니버설로봇사의 협업 로봇이 한데 어우러져 자동화 효율이 매우 높아졌다. 힘들고 반복적인 일은 로봇에 맡기니 안전 사고도 줄어들고 공장 직원들의 건강 상태도 좋아졌다. 생산라인 직원을 교육을 통해 공장 효율화 부분에 투입하면서 1인당 생산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2020년이면 각 가정마다 개인용 로봇, 집사용 로봇이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사진은 올해부터 출시된 대만 에이수스의 가정용 로봇 젠보. ⓒ 에이수스

2020년이면 각 가정마다 개인용 로봇, 집사용 로봇이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사진은 올해부터 출시된 대만 에이수스의 가정용 로봇 젠보. ⓒ 에이수스

13:00. 늦은 점심은 공장 근처 KFC 매장에서 빨리 먹기로 한다. 매장에 들어서자 김씨의 얼굴과 표정을 인식한 로봇은 바삭한 치킨 햄버거와 구운 닭날개, 콜라가 어떠냐고 묻는다. 마침 메뉴 고르기도 귀찮고 치킨이 생각나던 터라 바로 주문 승인을 한다.

15:00.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김씨는 문득 집에 혼자 있을 애완견이 궁금해져 펄스펫사의 ‘고본’ 모바일 앱을 열어본다. 고본은 계속 굴러다니는 애완견용 뼈다귀 모양 로봇으로 강아지와 놀아주기도 하고 간식통 기능을 하기도 하는데 확인해보니 운동량이나 간식 섭취도 적당해서 흡족하다.

18:00. 퇴근 후 저녁 약속 장소로 향한다.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한 곳은 로봇 스시 전문점. 가와사키가 제작한 로봇 팔이 밥 위에 와사비를 얹고 생선, 계란말이, 장어 등을 올려 1분만에 원하는 스시를 뚝딱 만들어준다. 스시 장인이 하는 최고급 스시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가격대비 만족도가 꽤 높아 자주 찾는 곳이다.

21:00. 홀로 계신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얼마전 사드린 소셜 로봇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신다. “말도 걸어주고, 혈압약도 챙겨주고, 운동도 시켜주니 자식보다 낫다”고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신다. 아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자식보다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달 후 잡힌 아버지의 백내장 수술은 로봇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기로 했다.

22:00. 집에 돌아오니 강아지가 반갑게 맞아준다. 빅아이도 살뜰한 인사를 한다. 이래서 혼자 살지만 외롭지 않다. 유진로봇의 로봇 청소기가 집안을 말끔하게 청소해놨다. 음. 하지만 잠들 때는 뭔가 허전하다. 얼마전 판매가 시작된 러브 로봇이라도 하나 장만할까… 저녁식사를 같이 한 친구도 구입할 생각이 있다는데… 아직은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빅아이가 들려주는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김씨는 스르륵 잠이 든다. 주인 옆을 지키던 로봇 집사는 집안의 모든 조명을 끄고 자신도 슬립모드로 바꾼 후 휴식을 취한다.

가와사키가 개발한 스시 만드는 로봇. 로봇 팔이 1분만에 밥 위에 와시비를 얹고 생선이나 계란을 올려 스시를 만든다 ⓒ 가와사키

가와사키가 개발한 스시 만드는 로봇. 로봇 팔이 1분만에 밥 위에 와시비를 얹고 생선이나 계란을 올려 스시를 만든다 ⓒ 가와사키

가는 곳마다 로봇을 만나고 로봇이 해주는 서비스를 받고 로봇에 의존하는 일상이 시작됐다. 위에 언급한 사례들은 가상으로 설정한 것이지만 여기 등장하는 14개의 로봇들은 나라는 달라도 모두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이다.

물론 모든 로봇이 이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시제품 단계에 있거나 가격이 높아 상용화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로봇들도 많다. 그러나 로봇이 산업용 기기에서 벗어나 개인 삶과 가정의 동반자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굳이 미래를 말하지 않아도 이미 지금도 로봇과 함께 살고 있다. 청소 로봇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이며 재활용 로봇이나 외골격 수트는 위험 작업장이나 의료 재활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로봇 수술은 또 어떤가. 수술용 로봇의 대명사인 다빈치는 국내 주요 병원에서 대부분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며 병원마다 ‘로봇 수술 OOO례 돌파’를 성과로 내걸고 있다. 드론을 통한 배송, 물류 자동화, 우주 탐사 역시 모두 로봇의 활약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들이다.

가트너는 2018년에 300만명의 사람들이 로봇 상사와 일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 로봇신문사

가트너는 2018년에 300만명의 사람들이 로봇 상사와 일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 로봇신문사

로봇 전문가들은 2020년경이면 개인용 로봇이 TV, PC에 이어 각 가정에 필수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1가구 1로봇 시대에 대한 전망이다.

빅아이와 같은 집사 로봇은 대만 에이수스의 젠보와 미국 스타트업 오메이트사의 유미, 인젠다이나믹스의 아이도 등 이미 7~8종이 나와있다. 1~2년후면 훨씬 더 정교한 상태의 많은 로봇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저가 PC의 대명사인 대만 에이수스는 올해 젠보를 출시하면서”우리의 야망은 모든 가정마다 로봇 컴퓨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가트너 ’2018년 전세계 300만명이 로봇 상사와 일하게 될 것’

미래의 전쟁은 육해공 모든 부분에서 무인 전장과 드론으로 대체된다. 미래의 토양과 대기 및 해양 오염 감시는 로봇이 맡는다. 아이들의 코딩 교육을 전담하는 로봇이 등장하고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자신해온 미술, 음악 등 예술도 로봇이 하나둘씩 업적을 쌓을 것이다.

시장분석업체 가트너는 2018년이면 전세계 300만명이 로봇 상사(roboboss)와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트너의 다릴 플러머 부사장은 로봇 상사 이외에도 로봇 필자가 등장해 전체 업무용 콘텐츠의 20%를 기계가 수행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2018년이 되면 스마트한 직원보다는 스마트한 머신에 의해 기업의 고속 성장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혼밥, 혼술이 유행어가 될만큼 가족이나 공동체 개념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대, 로봇의 등장은 어떤 또다른 변화를 가져다줄까.

로봇이 바꾸는 세상이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지만 로봇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니 인간의 할 일은 로봇이 삶의 각 영역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잘 파악하고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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