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4,2017

가상현실(VR)과 만화가 만나다

가상현실의 신미래, VR 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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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물 위에 서서 아빠를 향해 소리를 지른다. 살려달라고 악을 쓴다. 사방은 물로 뒤덮혀 있다. 다시 뒤를 돌아보면 아이는 저만큼 떨어져 있다. 손을 뻗어보지만 닿지 않는다. 만화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VR헤드기기를 쓴 관객은 기꺼이 아빠의 마음이 된다.

한정된 화면이 아닌 360도 전방위가 확보되는 거리감은 실제 상황이라고 느낄만큼의 아찔한 몰입감을 준다. 그림이 주는 상상력은 이전에 느꼈던 감정과는 색다른 감동을 준다.

가상현실(VR)을 만화 속에서 느끼면 어떨까. 360도 전 방위를 보여주며 거리감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가상현실은 만화 속 세상에서의 상상력을 극대화시켜준다. ⓒ www.oniride.com

가상현실(VR)을 만화 속에서 느끼면 어떨까. 360도 전 방위를 보여주며 거리감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가상현실은 만화 속 세상에서의 상상력을 극대화시켜준다. ⓒ www.oniride.com

가상현실(VR)과 만화가 만났다.

가상현실과 만화와의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기존 실사 영화로는 체험할 수 없었던 상상력이 그림을 통해 발현되고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첼 브로너 스콰이어(Mitchell Broner Squire) 오니라이드(Oniride) 공동 설립자는 “가상현실은 기존의 실사 영화가 가지는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도구”라고 칭찬했다.

그는 16일(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컨텐츠컨퍼런스’에서 가상현실(VR)과 만화(Comics)의 융합에 대해 설명하며 향후 VR 컨텐츠의 미래로 ‘코믹스’ 시장을 지목했다.

진짜 만화 속 세상을 가상현실을 통해 깨닫다

VR 기기를 기반으로 한 컨텐츠개발제작 회사 오니라이드(Oniride)의 공동설립자 미첼 브로너 스콰이어는 만화라는 스토리텔링 도구에 가상현실을 입히면 어떻게 될까를 고민해왔다.

그는 리서치를 통해 가상현실이 스토리텔링에 있어 최적의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60도로 구현되는 VR 기법은 인간이 만화에서 느끼고 싶었던 만화적인 상상을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었다.

미첼 브로너는 “가상현실을 통해 진실된 만화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가상현실과 만난 만화는 마음과 눈, 귀 모두를 매료시키는 신선한 경험이 되었고 예술가로 한계를 풀 수 있었다”며 가상현실과 만화와의 궁합을 설명했다.

"진짜 만화의 세계를 VR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 미첼 오니라이드 공동설립자.

“진짜 만화의 세계를 VR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 미첼 오니라이드 공동설립자. ⓒ 김은영/ScienceTimes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마블코믹스에서 나오는 수많은 히어로들이 영화로 나오고 있지만 실상 만화로 보고 머리 속에서 상상하던 이미지와 실사 이미지와는 다른 경우가 많다. 우리 머리 속 상상력을 실사 영화가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상력은 곧 ‘돈’과 직결된다. 상상력의 스케일을 높이려 할 때마다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야만 한다. 낮은 제작 비용으로 상상력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도구가 바로 가상현실(VR)이었다.

VR 게임과 VR 애니메이션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첼 브로너가 추구하는 VR 코믹스는 2D평면의 전통적인 만화가 주는 즐거움을 버리지 않는 것이었다. 3D로 제작하는 VR 코믹스도 있지만 오니라이드사에서 고집하는 것은 전통적인 만화에 가상현실감을 입히는 것이다.

오니라이드에서 제작하고 있는 VR코믹스에는 전통적인 만화 기법인 2D 캐릭터들이 존재해 기존 만화의 재미를 준다. ⓒ 김은영/ScienceTimes

오니라이드에서 제작하고 있는 VR코믹스에는 전통적인 만화 기법인 2D 캐릭터들이 존재해 기존 만화의 재미를 준다. ⓒ 김은영/ScienceTimes

종이 만화에서 볼 수 있는 말풍선도 그대로 살렸다. 말풍선은 인터렉티브하게 작아지기도 하고 커지기도 한다. 더빙기술도 필요했다. 뒤에서 소리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리도록 만들었다.

만화 속에서 VR기기를 쓰고 체험하게 되면 더이상 1인칭 시점이 아니다. 고객이 어떤 스토리에서 부터 이야기를 듣느냐에 따라 주인공의 시점이 달라지며 스토리텔링이 달라지는 묘미가 있다.

VR 코믹스에 대한 정의나 기준 모호, 실험적인 컨텐츠 시장

VR 코믹스는 아직 표준이 없다. 정해진 형태도 뚜렷하지 않다. 오니라이드사와 같은 형태에서 부터 3D로 구현한 형태까지 다양하다.

모션 코믹스 개발기업 나인픽셀즈의 김정호 대표는 “VR 코믹스는 매우 실험적인 모델”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웹툰을 통해 사운드와 특정 부분에 움직이는 비디오를 삽입하는 등의 인터렉티브 코믹스가 시도 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러한 시도 역시 생소한 것이기 때문이다.

VR 코믹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출법, 애니메이션 기법, 코딩 개발 등 다양한 기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김정호 대표. ⓒ 김은영/ScienceTimes

VR 코믹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출법, 애니메이션 기법, 코딩 개발 등 다양한 기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김정호 대표. ⓒ 김은영/ScienceTimes

김정호 대표는 세계적으로 명확한 기준이나 정의도 없는 생소한 분야인 VR코믹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넘어가지 않고 만화로써의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현재 한국에서 웹툰 보급이 성공한 요인은 PC와 스마트폰이 보급된 기반 위에 네이버와 다음 등의 자본이 투입된 오픈 마켓이 등장했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곁들였다.

김 대표는 VR이 만화와 제대로 융합되어 생태계를 이루기 위해서도 비슷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많은 VR 오픈마켓이 생겨 실험적인 컨텐츠들을 수용하고 퀄리티를 높이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VR 코믹스 전문 작가들을 훈련시키는 교육 환경이 조성 될 때가 바로 VR 코믹스가 성공할 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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