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3,2017

유발 하라리의 3가지 미래 키워드

'생명의 법칙' 바꾸고 있는 인류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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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그가 드디어 한국에 왔다. 그의 저서 ‘사피엔스’는 이스라엘에서 중세전쟁학을 가르치던 한 무명의 인류학자를 단숨에 전세계 지식계 스타로 발돋움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인류의 시조인 ‘호모 사피엔스’에서 부터 ‘인공지능(AI)’에 이르는 미래까지 인류의 역사를 거대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풀어낸 이 빅히스토리에 열광했다.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역사학과 교수(41)는 29일(목) 서울 경희대 캠퍼스 평화의 전당 무대에 올라 80분 동안 열강을 펼쳤다. 과학서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13만부나 팔려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등극한 그의 저서 ‘사피엔스’가 인류의 미래를 디스토피아적으로 다루었다면 이 날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했다.

다소 구겨진 옅은 회색 남방에 파란 색 안경 테를 끼고 등장한 그는 마른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강인한 어투와 카리스마로 청중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인류학자인 그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질문은 인류의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인간은 스스로 유기적 생물체들이 가져야 하는 게임의 법칙을 바꾸어 놓았다며 그 힘을 가지고 인공지능도 창조했다고 말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인간은 스스로 유기적 생물체들이 가져야 하는 게임의 법칙을 바꾸어 놓았다며 그 힘을 가지고 인공지능도 창조했다고 말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인류에게 미래는 있을까?”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 날 그가 강조한 인간의 미래에 관련한 3개의 키워드는 바로 ‘힘(Power)’, ‘합일(Union)’, ‘인공지능’(AI)이었다.

축적한 힘을 바탕으로 게임의 법칙을 바꾸는 인류

“역사의 전개에 따라 인간은 거대한 힘을 축적하기 시작했고 그 힘을 이용해 인간은 동물이지만 동물이 아닌, 새로운 신이 되었다. 아메바에서 부터 공룡에 이르기 까지 모든 유기생물체가 가지고 있는 생명의 법칙을 바꾸고 있다. 인간에게 그런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바로 인간이 신이 되려고 하는 시점이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오랜 시간을 거치며 과학기술을 손에 넣은 인간은 동물과 자연이 가져야 할 게임의 법칙을 바꾸어 놓고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인간이 자연의 법칙을 바꾸며 생명을 재창조하고 있다는 사실의 예를 펭귄과 닭을 들어 이야기 했다. 현재 지구에 펭귄 1마리 당 닭을 비교하면 닭은 1,000마리가 있다는 것을 지목하며 인간이 닭을 인간을 위한 식용으로 만들려 하기 때문에 닭의 개체 수를 인위적으로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인류의 공통 문제 개별 국가는 어려워 ‘유니온’ 필요

그가 강조하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두번째 개념은 ‘합일’이었다. 인류의 미래는 앞으로 점점 더 합일화 되고 통제될 것이라는 것이다.

과거 제국주의를 지향했던 모든 국가들이 와해되고 붕괴되면서 많은 독립 국가들이 생겨났다. 종교도 마찬가지였다. 여러가지 다양한 정파로 나누어지고 있다. 하지만 다시 역사의 흐름을 보았을 때 붕괴와 와해를 거쳐 다시 하나로 통합되는 움직임을 보인다.

지금 현재 전세계는 독립적인 국가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의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의 주가가 한국에게 영향을 미치는 등 이제 세계는 하나의 경제 단위로 묶여져 있다. 경제 뿐 만이 아니다. 그는 생물학, 물리학, 에너지의 개념도 하나의 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미래는 이와 같은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환경오염, 온난화, 전쟁, 식량 및 자원 고갈 등 여러 글로벌 이슈들이 등장하는 데 이를 개별국가에서만 고민하고 푼다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여기에 글로벌 유니언 체제가 구축되어 이와 같은 공통적 지구촌 이슈와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해결책을 내놓았다.

'새로운 지적 충격'이었다. 3천여개의 객석이 꽉 찰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이 젊은 인류학자가 이야기하는 새로운 지식의 세계에 대해 푹 빠져들었다.

‘새로운 지적 충격’이었다. 3천여개의 객석이 꽉 찰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이 젊은 인류학자가 이야기하는 새로운 지식의 세계에 대해 푹 빠져들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과거 보다 편리해지고 풍족해진 지금, 우리는 과연 행복한가

그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인류는 역사가 진전되며 과거의 인류보다 더 풍족해지고 더 편리한 삶을 살고 있지만 지금 인류는 과거의 인류보다 더 불행하다고 느낀다. 우리는 왜 축적된 힘을 행복으로 바꾸지 못했을까?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갈망’과 ‘기대치’ 때문이었다.

현대인들은 외모에 자신이 없다. 만족도가 낮다. 대중미디어 발달에 의해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50명을 뽑아 보여주면서 이것이 ‘미의 기준’이라고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떠들어 대기 때문이다. 이제 그 아름다운 50명은 보편적인 미의 기준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생물학적인 측면과 관계가 있었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것은 외부 여건이 아니라 자신의 생화학적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인체 내의 감각만이 슬픔이나 행복감, 좌절감을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이다.

원래 동물들은 진화적으로 이러한 행복이라고 느끼는 기쁨, 쾌락은 지속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쾌락이 지속되면 더이상의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마냥 행복하기 때문에 종족번식을 하거나 열심히 일을 하거나 적이 다가올 때 도망치기 위해 감각을 발달시키지도 않는다.

인류 역사상의 혁명과 큰 사건들, 프랑스 혁명, 산업혁명 등은 인간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인간의 행복을 더 증대시킨 것은 아니다. 바로 이러한 생화학적 측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미래는 인공지능에 종속될 것인가

하라리 교수는 다소 두려운 듯 말했다. 이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의 행복이 남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 될 것이라고. 바로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생화학적 시스템을 인체 내 조작을 통해 바꿀 수 있게 되었고 또 바꾸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AI)의 발달이 두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은 인공지능을 창조한다. 그것이 인간의 힘의 확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지만 결국 인공지능은 인간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그는 인간이 기업과 국가를 만들었지만 결국 거기에 종속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이러한 두려운 미래를 푸는 열쇠는 어디에 있을까?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커다란 물음에 대해 그는 진정한 열쇠는 합일도, 힘도, 쾌락도 아니라고 말했다.

바로 그 핵심은 자기 자신에게 있었다.  하라리 교수는 “자신을 들여다 보고 자신을 아는 것, 그리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끊임없이 변화되는 미래에 자신을 고집하지 않고 변화하려는 마음가짐과 유연한 사고만이 미래를 인간이 인공지능에 종속되지 않고 힘을 가질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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