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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10-21

스마트한 세상 속 하락하는 지능지수 플린효과를 반박하는 연구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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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비네(A.Binet)가 처음으로 지능검사를 제작했을 때는 단순히 연령척도로 정신연령을 사용했었다. 하지만 한 개인의 지적 발달을 충분히 나타내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왜냐하면 정신연령이 10세인 아동이 그의 생육연령이 8세냐 또는 15세냐에 따라 그 의미가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네가 제작한 지능검사의 단점을 수차례 보완한 결과, 현재는 편차지능지수(deviation IQ; DIQ)를 사용하고 있다. 흔히 매체에서 접하는 'IQ 200'은 거의 모두 비율지능인데, 이는 편차지능에서의 IQ 176이다. 현재 이러한 지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사람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윌리엄 제임스 시디스'라는 사람 한 명이다. 물론 이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지능지수가 높다는 것은 흔히 '똑똑하다'라는 말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기술이 점차 진화하고 있는 현재를 두고 '스마트 시대'라고 하는데, 이런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똑똑할까. 아니면 반대로 머리가 나빠지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유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지난 8월 토마스 티즈데일(Thomas Teasdale) 덴마크 코펜하겐대학(Københavns Universitet)박사는 덴마크의 18세 이상 남성이 군 입대 전 받는 테스트 기록을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관련링크)

스마트한 세상 속에서도 인류의 지능지수는 여전히 관심대상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세상은 점차 똑똑해지고 있지만, 인류의 지능지수는 반대로 점차 하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계에서 주류를 이루었던 플린효과를 반박하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 ScienceTimes
스마트한 세상 속에서도 인류의 지능지수는 여전히 관심대상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세상은 점차 똑똑해지고 있지만, 인류의 지능지수는 반대로 점차 하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계에서 주류를 이루었던 플린효과를 반박하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 ScienceTimes

그에 따르면 1998년에 비해 현재의 지능지수는 1.5점 가량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년간 영국인과 호주인의 지능지수 역시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매년 3만 명에 달하는 25세 이하 남성에게 같은 지능지수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얻어진 결론이다.

점차 똑똑해지는 세상과는 다르게 인류는 반대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관찰되는 세대의 진행에 따라 지능지수가 높아지는 '플린 효과'와 반대되는 현상이다. 플린은 지능지수의 증가가 지적 능력의 발전 보다는 정신적 활동을 점점 더 많이 요구하는 사회 현상의 반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플린 효과와 반대되는 연구 결과는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리차드 린(Richard Lynn) 영국 얼스터대학교(University of Ulster) 교수는 1950년에서 2000년 사이 수집된 전 세계 지능지수를 분석했는데, 50년간 인류의 지능지수는 1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추측해 본다면, 2050년에는 1.3점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인류의 지능수준이 이미 최고점에 도달했고 그 뒤 하락세에 들어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인류가 설사 멍청해지고 있다고 해도 발달된 과학기술과 의료기술이 대신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자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지능지수가 하락하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모든 것이 똑똑해지고 있는 '스마트'한 세상에서 인류만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때이다.

지능지수는 변하는가, 고정되는가

인류의 지능지수는 점차 퇴화하고 있다는 연구를 보면, 한가지 드는 의문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의 지능은 평생 고정되는 것일까 아니면 학습을 통해 변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브라이언 로체(Byran Roche) 아일랜드 메이누스 국립대학(Maynooth University) 박사가 기고한 글에서 얻을 수 있다. (관련링크)

브라이언 로체 박사는 인간의 지능은 평생동안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응용행동분석' 분야에서는 이와 관련된 연구가 수십년간 발표되어왔다. 자폐증으로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어린이도 자폐증 진단을 받은 후 집중적인 행동치료를 받을 경우 지능지수가 상당히 향상되었다는 수 많은 예를 통해 알 수 있다.

2009년 노르웨이에서는 1960년대 노르웨이에서 의무교육기간을 2년 연장한 것이 청소년의 지능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당시 연구진은 군에서 실시한 인지능력 테스트 기록을 이용, 지능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 의무교육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지능지수가 3.7  퍼센트(%) 상승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지능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적 능력의 발달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능지수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문화적 영향과 사회적 기회에 의해 영향을 받는 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똑똑한' 여성의 출산기피도 원인

지난해 5월 발표된 국제 공동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서구인들의 지능지수는 지난 100여년간 약 14% 저하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밝힌 지능지수 하락의 원인 중 하나는 '똑똑한' 여성의 출산기피였다. (원문링크)

마이클 우들리(Michael A. Woodley) 스웨덴 우마대학교(Umeå University, Sweden) 교수, 얀 티 에인허쉬(Jan Te Nijenhuis)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교(University of Amsterdam)교수, 리겐 머피(Raegan Murphy) 아일랜드 코크대학교(University College Cork)교수의 공동 연구이다.

연구팀은 1889년부터 2004년에 생존했던 유럽인들의 시각적 반응속도 기록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이 평균수치를 지능지수로 환산해 비교했는데, 그 결과 이 기간 동안 평균 14.1%의 지능지수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에 평균 1.23% 감소한 수치이다.

이들이 생각한 지능지수의 저하 원인은 지적 수준이 높은 여성일수록 평균적으로 아이를 적게 낳으려 하는 성향이었다. 지적 수준이 낮은 여성이 아이를 많이 갖게 되면서 유전적으로 지능지수가 낮은 인구가 늘어나 평균 지능지수가 꾸준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뛰어난 기능의 최신기계를 사용하는 현대인들보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이 더욱 현명하고 지적 수준이 높았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다. 인구당 천재 과학자들의 숫자나 혁신적인 발명품들의 수가 빅토리아시대에 더 많았다는 사실은 이들의 의견과 궤를 같이 한다.

물론 이번 연구가 다소 비약적으로 느껴질 수는 있다. 지능지수가 시대와 환경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그때보다 보편적으로 고등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은 현대인들의 지능지수가 더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4-10-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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