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2,2018

블랙홀, 아주 크거나 혹은 작거나

중간 크기 블랙홀 발견…초질량 연구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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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만큼 유명하다. 아마도 그건 우주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의 호기심과 함께 무한한 상상력을 자아낼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주변 물질은 물론이고 가장 빠른 빛도 빨아들이는 신비로움도 블랙홀의 이런 명성을 높이는데 한 몫 할 것이다.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중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하는 블랙홀은 그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매우 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아주 작은 경우도 있다.

리차드 머시홉스키(Richard F. Mushotzky)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Maryland) 교수를 비롯한 나사 연구팀이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블랙홀에도 ‘중간 사이즈’가 있다고 한다. (원문링크)

그간 천문학계에서는 블랙홀의 크기를 초질량 블랙홀과 같이 매우 크거나 그 반대의 경우로만 나누었다. 지금까지는 2가지 사이즈로만 분류해왔는데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간 사이즈에 해당하는 블랙홀도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블랙홀은 아주 크거나 그 반대의 경우로만 나누어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중간 사이즈가 존재하며, 이것이 초질량 블랙홀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 ScienceTimes

지금까지 블랙홀은 아주 크거나 그 반대의 경우로만 나누어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중간 사이즈가 존재하며, 이것이 초질량 블랙홀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 ScienceTimes

이번 연구대상은 지구에서 1200만 광년 떨어진 M82 은하 속에 위치한 ‘M82 X-1′ 이라는 블랙홀이다. 이 블랙홀의 크기는 우리 태양 질량의 428배로, 태양과 비교했을 때 몇십 배 큰 작은 블랙홀과 최대 수십 억 배 큰 초질량 블랙홀의 중간 크기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M82 X-1의 크기를 알아보기 위해 1995년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로시 X-선 타이밍 탐사위성’(The Rossi X-ray Timing Explorer; RXTE)을 활용하였다.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RXTE가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블랙홀이 방출하는 심장박동과 비슷한 특유의 X선 패턴을 측정하여 그 규모를 계산하였다. 사실 블랙홀은 그 존재를 찾기 힘들 뿐만 아니라, 사이즈 역시 측정하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관측 데이터 분석을 통해 M82 X-1이 방출하는 독특한 X레이 입자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중간 사이즈의 블랙홀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알아낸다는 것은 초질량 블랙홀을 연구하는데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어, 이번 연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블랙홀의 경계, 빛번짐 현상 일어나

그렇다면 이 블랙홀의 경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학술지 ‘영국왕립천문학회월간보고’(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를 통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빛번짐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원문링크)

마이클 파커(Michael L. Parker)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이 모든 빛을 블랙홀 주변 원반으로 잡아당기면서 일어나는 영향으로 코로나가 블랙홀 방향으로 붕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가 블랙홀에 접근할수록 이것이 방출하는 X선에 작용하는 블랙홀의 인력도 더욱 강력해지면서 나타나는 결과이다. X선 빛은 극단적으로 흐릿하게 번지면서 길어지는데, 이런 장면이 빛이 번지는 현상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대상은 ‘마프카리안 335′(Mrk335) 블랙홀로, 지구로부터 페가수스자리 방향으로 3억 2400만 광년 떨어져있다. 질량과 자전 속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최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태양의 천만 배인 질량을 태양 지름의 30배에 해당하는 크기로 압축시킨 것과 같은 높은 밀도를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천문학자들이 우주와 블랙홀의 경계가 되는 사상 수평선(event horizon) 근처에서 어떤 일어나고 있는지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이 코로나가 원래 자리로 돌아갈지, 되돌아간다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연구의 결과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블랙홀 코로나의 성질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상대성 이론에 근거한 마프카리안 335의 격렬한 자전비율 등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블랙홀 품은 ‘별의 씨앗’ 포착

그렇다면 블랙홀의 그 시작은 어디일까. 항성, 성간 물질, 암흑 물질 등이 중력으로 한데 묶여 일워지는 거대 천체집단인 ‘은하’의 초기 형성 과정을 품고 있는 이른바 ‘별의 씨앗’이 포착되었다. 학술지 ‘영국왕립천문학회월간보고’(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를 통해 발표된 내용이다. (원문링크)

레지나 조제슨(Regina A. Jorgenson) 미국 하와이 대학교(University of Hawai’i) 교수와 마이클 머피(Michael T. Murphy) 오스트레일리아 스윈번 기술대학교(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 교수를 비롯한 공동연구진은 항성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소가스분자 구름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6.5미터(m) 구경 칠레 마젤란 쌍둥이 망원경으로 형성 시간이 약 120억 년으로 추정되는 한 은하천체 주변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항성 형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이는 차가운 수소가스분자 구름 무리를 포착했다.

해당 은하 주위에 빛을 흡수하는 강력한 에너지의 활동 은하핵인 퀘이사(Quasar)의 흔적을 쫓았고, 그 과정에서 중심에 블랙홀을 품고 있는 퀘이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90여 개에 달하는 젊은 은하단을 관찰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수소가스분자 구름의 모습을 잡아낼 수 있었다.

이 구름의 내부 중력이 특정 에너지로 인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항성의 초기 형성이 시작되는데, 이것은 말 그대로 ‘별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도 부족한 점은 있다. 해당 분자구름이 윤곽 형태로만 포착되어 실질적인 항성 형성 과정을 알아보기에는 핵심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태는 정밀하지 않지만 이 가스구름 흔적이 별의 형성과정을 추정할 수 있는 상당한 잠재성을 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연구는 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더 나아가 은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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