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millennials)’이라는 말이 있다.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매우 개인적인 성향을 갖고 있으며, 기술적으로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둥 IT 환경에 익숙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이런 ‘밀레니얼’은 미국 등 선진국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7일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중국, 인도, 남미, 남아프리카 등 주요 개도국을 중심으로 ‘밀레니얼’이 대거 출현하고 있다.
엄청난 수의 개도국 ‘밀레니얼’은 새로운 IT기술을 습득하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인도 2위의 IT서비스 업체인 인포시스(Infosys)의 최근 조사 결과 밝혀졌다.
중국인 7200만명 온라인으로 IT교육
선진국과 개도국 8700명의 고학력 젊은 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중국과 인도의 젊은이 중 약 4분의 3은 미래 IT의 핵심 이슈인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는 선진국 젊은이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프랑스와 독일 젊은이들 중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비율은 절반을 조금 밑돌고 있다. 인포시스 자료는 2013년 UN이 발표한 세계 청년 취업 관련 자료와도 비교되고 있다.
이 자료는 개도국 젊은이들이 IT 기술 습득의 길이 어려워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포시스 보고서는 중국, 인도의 젊은이들이 선진국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자국에서 스스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고 반박한다.
개도국 젊은이들이 자국에서 IT 실무 경험을 쌓아나갈 수 있는 것은 온라인 교육 때문이다. 중국의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회사인 ‘파이브윈(5Win)'에서는 IT를 주제로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회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IT 열풍은 놀라울 정도다. 중국 시장 조사 기관 아이리서치(iResearch)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IT를 배우는 사람의 수가 올해 7200만 명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1%가 늘어난 것이다.
중국의 바이두 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이 중국 스스로 IT 인재를 육성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개도국에서도 온라인 교육은 IT 인재 육성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
섬이 많고 교육환경이 열악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금 대학 기반의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전국에 걸쳐 누구나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다.
IT 주도권,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이전 중
국가 간의 통합 온라인 교육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학 간의 통합 프로그램을 제작 중에 있는 조라이니 바티 아바스(Zoraini Wati Abas) 씨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양국 오지에 있는 젊은이들이 IT 기술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역시 디지털 열풍이 불고 있는 곳이다. 나이지리아에서 일하고 있는 구글의 분미 반조(Bunmi Banjo) 씨는 “많은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IT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청년들은 SNS 채팅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4월 미국의 글로벌 IT기업들은 100만 명의 아프리카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돕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남아프리카에서 구글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 IT 인재들을 양성해 새로운 직장에 취업시킬 계획이다.
현재 남아프리카의 청년 실업률은 50%에 이르고 있다. ‘디지털 아프리카(Digital Africa)'란 명칭의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 교육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고, 장기적으로 실업률을 줄여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구글은 인도에 영어와 힌디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노력은 새롭게 탄생하고 있는 미래 실리콘밸리로서 인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의 IT 기술은 세계를 움직일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 인도,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서 IT 교육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IT 종주국인 미국에서는 IT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계 최대 로펌인 영국계의 디엘에이 파이퍼(DLA Piper)는 지난 2014년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
미국의 IT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경영진 가운데 3분의 2가 아시아, 남미 등의 IT 열풍이 미래 미국 기업의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인도에서 유사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인도의 인포시스 그룹은 1990년대 이후 급속히 성장해 지금은 미국을 위협하는 IT 서비스 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 선진국 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을 하고 있는 중국의 바이두 그룹도 최근 급속히 성장한 개도국 기업 중의 하나다.
관계자들은 미래 IT를 주도할 기술은 데이터 분석이라고 보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개도국에서 탄생하고 있는 많은 인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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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7-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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