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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기자
2016-10-26

CO2 차세대 냉매로 자리잡을까 프레온 대체 HFC도 사용 규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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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온을 대체한 냉매인 수소불화탄소(HFC)마저 전 세계적으로 사용 제한이 합의됨에 따라 차세대 냉매의 실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몬트리올 의정서 당사국 28차 회의에 참석한 197개국 대표들은 에어컨과 냉장고 등에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 사용의 단계적 감축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은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HFC의 사용을 감축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 등 100여 개 개발도상국 1그룹은 2024년부터 단계적인 감축에 들어가며, 인도․파키스탄 및 중동 일부 국가 등의 개발도상국 2그룹은 경제 발전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2028년부터 감축이 시작된다.

대체 프레온 가스인 HFC도 규제 대상이 됨에 따라 차세대 냉매 실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 Pixabay Public Domain
대체 프레온 가스인 HFC도 규제 대상이 됨에 따라 차세대 냉매 실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 Pixabay Public Domain

초기 냉장고에는 유독물질인 암모니아가 냉매로 사용되다가 새로 개발된 프레온(염화불화탄소, CFC)과 수소염화불화탄소(HCFC)가 이를 대체했다. 하지만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 채택에 따라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과 수소염화불화탄소는 규제 대상이 되었다. 프레온은 이미 생산 및 수입이 금지됐으며, HCFC의 경우 선진국은 2020년, 개도국은 2030년까지 생산 및 수입이 모두 금지될 예정이다.

프레온을 대체하기 위해 1980년에 개발된 HFC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아 새로운 냉매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HFC의 온실가스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1만 배나 된다는 결정적 결함이 발견되면서 결국 사용 규제에 국제사회가 합의한 것이다.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산화탄소 냉매

지속가능개발연구소(IGSD)의 더우드 젤케 소장은 몬트리올 의정서 당사국 28차 회의의 합의를 두고 단일 합의가 이룬 역대 최대 규모의 지구 온도 저감이라고 평가했다. 대체 프레온 가스인 HFC도 규제 대상이 됨에 따라 차세대 냉매 실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중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이산화탄소 냉매다. HFC는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인 GWP 수치가 3700인데 비해 이산화탄소는 1밖에 되지 않아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실제로 이산화탄소와 비교했을 때 HFC는 1300배가 넘는 온실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시스템은 아주 적은 양의 냉매를 사용하므로 열교환기 및 배관 설계 등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냉매는 고온의 환경에서는 압력이 너무 높아진다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유럽에서는 매우 오래 전부터 이산화탄소 냉매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5-6년 전부터 이산화탄소와 같은 친환경 냉매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브라질에서도 환경보호 및 절전을 목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냉매로 사용하는 냉장고를 설치하는 대형 유통업체가 늘고 있다. 이산화탄소 냉장고는 실내 온도가 많이 상승하는 장소에서는 사용이 어려웠으나 현재는 기술이 발전돼 온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산화탄소 냉장고는 가격이 비싸 규모가 작은 소매 유통업체보다는 글로벌 유통그룹 까르푸처럼 대형 유통업체에서 주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기 소비량을 월평균 15%까지 절약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향후 이산화탄소 냉장고로 교체하려는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브라질에서 이산화탄소를 냉매로 하는 냉장고를 생산하는 업체는 ‘METALFRIO’ 등 소수에 불과하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산업용 냉장고 전문업체인 이 회사는 2009년에 브라질 최초로 이산화탄소 냉장고를 출시했으며, 현재 음료수 전시용 냉장고, 아이스크림 보관용 냉장고 등 다양한 모델의 이산화탄소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다.

차세대 냉매 기술의 세계 표준 얻기 위해 사업 제휴

1988년에 제정한 오존층 보호법으로 프레온 및 HCFC에 대해 제조 및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차세대 냉매를 개발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스템 에어컨 부문 세계 1위인 다이킨공업과 파나소닉은 지난 5월에 포괄적인 사업 제휴를 발표했다. HFC를 대체할 차세대 냉매를 공동으로 개발해 차세대 기술의 세계 표준을 얻기 위한 포석이다. 파나소닉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사용한 업무용 냉동기를 개발해 2010년부터 작년까지 주요 소매기업에 3000대를 납품했다.

후지전기는 자동차부품 기업인 덴소와 함께 이산화탄소를 냉매로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자동판매기를 작년 8월에 개발해 코카콜라에 납품했다. 또 아사히글라스라는 회사는 지난 2월에 지구온난화 지수가 HFC에 비해 1/100 이하인 차량용 에어컨 냉매의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4세대 냉매로 불리는 수소불화올레핀(HFO) 계열도 차세대 냉매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일부 HFO 계열 냉매가 연구개발을 마치고 생산을 시작했는데, 제조단가를 낮추는 것이 문제다. 특히 듀폰, 하니웰, 멕시켐 등의 냉매 전문회사들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인 GWP 수치가 10 이하인 HFO 계열 냉매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 개발에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16-10-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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