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전기 야슐리안 석기문화와 관련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두개골 화석 중 하나가 포르투갈에서 발견됐다.
포르투갈 고고학자인 주안 질라오(João Zilhão) 교수와 미국 뉴욕주 빙엄턴대 인류학자 롤프 쾀(Rolf Quam) 교수가 이끄는 대규모 국제연구팀은 40만년 전 유럽 중기 홍적세 기간 동안의 인간 진화와 네안데르탈인의 기원에 관한 중요 정보를 담은 두개골을 포르투갈 아로에이라(Aroeira)에서 발굴해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13일자에 소개했다.
이 화석들은 2014년에 발굴됐으나 그동안 정제와 고증 과정을 거쳐 이번에 발표됐다.
아슐리안 석기문화기 초기 때의 두개골
발굴된 두개골은 중기 홍적세 시기 유럽대륙의 서쪽 끝에서 발견된 대표적인 인간 화석으로 구석기 전기의 야슐리안 석기문화와 관련해 유럽에서 발견된 유물 중 가장 초기에 속하는 것이다. 같은 시기의 다른 화석들이 연대가 불분명하거나 명확한 고고학적 맥락이 결여된 데 비해 이 화석들은 연대가 정확히 측정되고 수많은 손도끼를 포함해 풍부한 동물 잔해 화석과 석기들이 함께 발굴됐다.
전기 구석기 시대는 약 250만년 전에서부터 10만년 전 사이의 시기로 초기 인류가 처음 분업을 하고 석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때다. 인류는 석기를 사용하면서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특히 짐승 사냥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육식이 가능하게 되었다. 육식은 단백질을 공급함으로써 인간의 신체와 두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슐리안 문화기는 전기 구석기 시대 아프리카와 서아시아, 유럽 등지에 걸쳐서 발견되는 석기 제작 공법이 쓰였던 시기를 말한다. 이때는 초기 인류가 동굴을 주거지로 하고 정교한 손도끼와 끝이 날까로운 돌 도구 등과 함께 화덕을 만들어 사용했다.
“초기인류의 해부학적 다양성 넓혀”
쾀 교수는 이번 발견에 대해 “네안데르탈인의 기원과 진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발굴물들이 많이 나온 이베리아 반도에서 최근에 얻은 흥미로운 새 화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아로에이라 두개골은 포르투갈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간 화석으로 같은 시기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나온 다른 화석들과 일부 특징이 유사하다”며, “이 화석의 발견으로 이 시기의 화석 기록이 해부학적으로 좀더 다양화 됨으로써 개체군들끼리 다소 다른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두개골은 2014년 현장 작업 시즌의 마지막 날에 발견됐다. 아로에이라 현장에 있던 퇴적물들은 단단하게 굳어 있었기 때문에 두개골은 주위를 둘러싼 크고 단단한 블록으로 만들어 떼어냈다. 그런 다음 스페인 마드리드 고고인류학 연구센터의 복원 연구실로 옮겨져 2년 동안의 힘든 예비 작업과 추출 작업 끝에 복원을 완료했다.
오는 10월 리스본 고고학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
쾀 교수는 “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작업한 덕분에 연구 결과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 동안 현장에서 발굴에 참여한 고고학자, 암석에 묻힌 화석을 공들여 떼어낸 기술자, 표본을 CT로 스캔해 가상 복원을 한 연구원 그리고 화석을 연구한 인류학자들이 여기에 포함된다”며, “이번 연구는 실제로 국제적인 과학 협력을 대표하는 것으로서 이번 연구에 참여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질라오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이 현장들을 탐구해 오며 많은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들을 복원해 냈지만 고대의 중요한 인간 두개골을 발견할 때는 언제나 매우 특별한 순간임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새 화석은 오는 10월 포르투갈 리스본의 국립고고학박물관에서 인간 진화에 대한 핵심 전시물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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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3-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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