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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4-09-01

3D 프린터로 만드는 위성용 카메라 큐브샛 탑재 예정··· 렌즈 가공 여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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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많다.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광대한 우주의 모든 것을 찍고 기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전부터 다양한 카메라를 제작하여 우주 공간에서 성능을 점검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나사가 제공 중인 실시간 지구 및 우주 영상 ⓒ NASA
나사가 제공 중인 실시간 지구 및 우주 영상 ⓒ NASA
최근에는 우주정거장(ISS)에 카메라를 설치해 안방에서도 사람들이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메라는 ISS 바깥쪽에 위치한 콜럼버스 실험 모듈에 설치되어 있다. 이들 카메라는 줌 기능이나 방향 전환 기능은 없지만 4대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와 우주의 다양한 풍경을 전달해주고 있다

나사가 ISS에 카메라를 설치한 본래 목적은 우주와 같은 진공 환경에서 카메라를 포함한 광학 기기들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나사가 우주 촬영에 적합한 카메라 개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3D 프린터로 위성용 카메라를 출력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련 링크)

소형 위성 탑재용 3D 프린팅 카메라

나사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 근무 중인 우주 공학자 제이슨 부디노프(Jason Budinoff) 박사가 9월말까지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위성용 카메라를 출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디노프 박사가 제작을 시도하고 있는 출력물은 50밀리미터(mm) 크기의 카메라다. 비록 소형이지만 완전한 기능을 하는 카메라로서, 외관(outer tube)과 조절장치인 배플(baffle), 그리고 광학 설치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3D 프린터로 카메라 제작을 시도하는 것은 아마 나사가 최초일 것”이라고 전하며 “카메라를 만들려면 전통적인 밀링작업이나 선반작업 등을 포함해 보통 수백 개의 부품이 사용되지만, 3D 프린터를 사용하면 전체 부품의 수를 대폭 줄이면서도 형태까지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큐브샛에 탑재될 카메라의 도면   ⓒ NASA
큐브샛에 탑재될 카메라의 도면 ⓒ NASA
3D 프린팅 카메라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레이저가 금속 가루를 녹인 다음, 설계도에 따라 녹인 금속을 재료로 출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서 노즐을 통해 출력된 출력물은 층을 쌓듯이 한 겹씩 놓이면서 완성품을 이루게 된다.

부디노프 박사는 “아직까지는 그 수준에 못 미쳤지만, 조만간 새롭게 선보일 3D 프린팅 카메라의 경우는 단지 4개의 부품만으로도 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 외에도 3D 프린팅 방식은 기존 제작방법으로는 만들 수 없는 카메라 부품까지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카메라의 조절장치 중 하나인 배플링은 경사진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제작 방식으로는 여러 개의 부품을 조합해야만 했지만, 3D 프린터로 제작하면 하나의 부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배플링은 광학기기에서 정규적 굴절 또는 반사 이외의 원인으로 생기는 바람직하지 않은 빛인 미광(stray light)을 줄이는 것을 돕는 부품이다.

필요할 때 마다 3D 프린터로 부품 보급

나사의 계획대로 3D 프린팅 기술을 통한 카메라 제작 프로젝트가 현재까지는 큰 문제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렌즈의 경우는 다르다. 부디노프 박사는 카메라 렌즈의 소재로 분말 알루미늄을 사용할 계획인데, 알루미늄은 다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표면을 유리처럼 연마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부디노프 박사는 “일단 3D 프린터로 다듬질을 하지 않아 마무리가 덜 된 형태의 렌즈 블랭크(lens blank)를 출력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후에 불활성 기체가 채워진 압력 격실 내부에서 이 거울 블랭크를 가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압력 격실의 기체 압력이 증가하게 되면 가열된 압력 격실은 필연적으로 거울 블랭크를 밀어붙여서 표면의 다공성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러한 공정을 열간 정수압 소결법(hot isostatic pressing)이라 한다”고 덧붙였다.

3D 프린터로 카메라를 제작 중인 부디노프 박사 ⓒ NASA
3D 프린터로 카메라를 제작 중인 부디노프 박사 ⓒ NASA

그러면서 “표면에 얇은 알루미늄 층을 쌓는 기존의 3D 프린터 방식과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가 개발한 알루미늄 안정화 열처리법을 결합한 기법을 사용하게 되면, 3D 프린팅 기법이 적용된 금속 렌즈 제작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만약 부디노프가 구상하고 있는 방법이 성공한다면, 현재 나사가 개발하고 있는 장비들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적외선 감지 장치를 개발하는 경우, 적외선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초저온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종종 장비 자체에서 발생되는 열로 말미암아 실험을 망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열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장비의 부품 재료들이 너무 다양하다는 점과 가짓수가 많아 너무 복잡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따라서 나사는 만약 렌즈를 포함하여 장비의 모든 부품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고, 또한 수많은 부품들이 3D 프린터를 통해 단순해진다면 인터페이스의 횟수가 줄어드는 만큼 장비의 안정성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사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3D 프린팅 카메라의 개발 계획에 따르면 내년에 소형 위성인 ‘큐브샛(CubeSat)’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의 크기가 50밀리미터이므로 100밀리미터 크기의 소형 인공위성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한 크기이기 때문이다.

나사는 일정 기간 동안 우주 공간 상에서 다양한 진동 및 고온, 진공 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으로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최종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우주 환경에 적합한 카메라 개발이 나사가 희망하는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나사가 바라는 것은 3D 프린팅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이다. 제한된 부품만을 탑재할 수 있는 우주선이나 우주 기지에서 3D 프린터로 필요할 때 마다 다양한 제품을 출력하여 제공할 수 있다면, 부품이나 필수품 보급에 매우 큰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나사가 테스트 중인 카메라를 통해 지구의 실시간 풍경을 감상하려면, 나사의 유스트림 사이트(http://www.ustream.tv/channel/iss-hdev-payload)에 접속하면 된다. 간혹 캄캄한 화면 밖에 볼 수 없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는 ISS가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과정에서 그 중 절반인 45분은 지구가 태양을 가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09-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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