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혁명으로 불리는 3D프린팅 산업.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들려왔던 3D프린팅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전 세계적으로 3D프린팅으로 인한 삶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예측되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국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전국 42개 지역에 무한상상실을 오픈하며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모든 무한상상실에 3D프린터가 보급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정부는 지난 8월 6일부터 7일까지 대전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운영자들의 3D프린트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연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전국의 무한상상실 담당자 약 4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수는 운영자들이 3D프린팅을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직접 다룰 수 있도록 실습교육을 이어갔다.
3D 프린팅이란?
현재 전 세계적으로 3D프린팅 산업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멀게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3D프린터가 처음 개발된 것은 1984년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꽤 오래 전에 첫 선을 보였다. 제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기술 중 하나로 언급될 만큼 유망기술로 주목받는 3D프린팅 산업. 해당 기술은 왜 이토록 주목을 받는 것일까.
3D프린팅은 이름 그래도 3차원 인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평면적 인쇄가 아닌, 위아래·앞뒤가 형성된 3차원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에서는 3D프린팅을 이용해 피자를 만들어 내기도 했으며, 여기서 더욱 발전할 경우 공산품을 만들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의족(義足)과 의수(義手) 등 바이오, 의료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팔이 없는 환자들의 의수를 3D프린팅을 이용해 제작한 바 있다.
3D프린팅의 원리를 살펴보면 소재를 층층이 쌓는 방식을 볼 수 있다. 컴퓨터에 설계된 디자인을 인식하고 그것을 계산해 소재를 ‘적층’ 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프린터가 입력된 사진 혹은 문자를 인쇄하기 위해 종이 위에 잉크를 분사하듯, 3D프린터는 디지털화 된 3차원의 제품 디자인을 한 층씩 쌓는 셈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우리가 보기에 입체적인 ‘제조품’ 이지만 엄연히 이는 ‘출력물’ 이다. 3D프린팅을 이용하면 장난감부터 피규어, 인공 구조물, 더 나아가 신체 일부를 출력할 수 있으며 집 건축까지 가능해 진다.
이날 강의를 맡은 이충일 LI네트웍스 대표는 강연에 앞서 몇 가지 영상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줬다. 그가 소개한 영상은 내전으로 인해 팔을 잃은 남수단 소년 다니엘의 이야기였다. 일명 ‘다니엘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영상은 3D프린팅을 이용해 팔을 잃은 소년의 의수를 만들어주는 장면이 담겨있다.
2012년 타임지를 통해 내전으로 상해를 입었다는 다니엘의 이야기를 접한 미국의 믹 에블링(Mick Ebeling)은 직접 3D프린터를 갖고 남수단을 찾아갔다. 에블링은 ‘낫 임파서블 랩(Not Impossible Lab)의 창업자로, 그가 개발한 대표적인 기술로는 루게릭 병으로 몸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가 눈동자만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한 ‘아이라이터’가 있다. 그런 그가 전쟁의 상흔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다니엘을 위해 3D프린팅을 이용한 의수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들 팀은 단 6시간 만에 다니엘의 왼팔을 만들 수 있었으며, 여기에 소요된 비용은 단 100달러(한화 약 10만원)에 불과했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3D프린팅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게다가 빠른 시간에 원하는 ‘구조’를 출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충일 대표가 보여준 또 하나의 영상은 금속물질로 출력해 조립한 권총이었다. 미국의 한 업체가 3D프린터를 이용해 금속제 권총을 만들어 12차례의 발사 실험을 마친 것이다. 이는 곧 3D프린터의 부작용과 악용 사례로 우려를 사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충일 대표는 “3D프린팅을 보다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이해 뿐 아니라 사회적 규범과 가치관도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3D프린팅은 거대한 제조업을 기업으로부터 개인으로 옮겨온 주인공”이라며 “예전에는 제조업을 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이 구비돼야 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제약과 조건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3D프린터가 출현함으로써 그러한 제약과 조건들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충일 대표에 따르면 현재 3D프린팅이 영향을 미치는 범주는 매우 넓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권총과 의수 뿐 아니라 음식을 만들 수도 있으며 생체조직까지 만드는 시도도 진행 중에 있다. 현재 간(liver) 조직까지 제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은 커스터마이즈(customize)
3D프린팅의 수행단계를 살펴보면 먼저 컴퓨터로 모델링을 한 후 프린트를 거쳐 표면을 매끄럽게 하거나 색을 입히는 후가공을 하게 된다. 3D 프린터의 종류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는데 액체를 기반으로 하는 것과 파우더, 고체, 그리고 선형을 기반으로 한다.
이렇게 다양한 재료를 기반으로 하는 3D프린팅은 개인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강점을 갖는다. 실제로 해외 구매사이트에서는 3D프린팅을 이용한 제품판매가 진행 중에 있다.
이충일 대표는 아이폰 케이스를 예로 들며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 폰 케이스의 경우 상점에 가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이미 만들어진 디자인과 색상 중에 고르는 것 뿐"이라며 "하지만 3D프린팅을 이용할 경우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 질감 등으로 제작할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러한 서비스가 진행 중에 있다"고 이야기 했다.
이처럼 3D프린팅은 다양한 활용분야를 갖는다. 의료 뿐 아니라 예술작품 제작과 건축, 미용과 음식, 자동차 제작과 피규어 등의 인형 제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서새봄 남원교육문화회관 사서는 "우리 회관이 무한상상실 운영처로 선정돼 3D프린터에 대해 배우려고 참여했다"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3D프린팅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지만 강연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 했다.
이날 강의를 맡은 이충일 대표는 "강의를 들으러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3D프린팅에 관심을 갖고 온 분들과 업무에 적용하러 온 분들로 나뉘더라. 이번 강의를 통해 이 분들이 3D프린팅에 대한 환상을 깨고 실질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개념이 생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3D프린팅은 각 분야에 많이 보급돼 있다. 보석 가공과 보청기 제작에는 이미 많이 사용 중에 있다. 다만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내가 3D 에반젤리스트로 활동하는 것"이라며 "3D프린팅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 분명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한 담당자들이 업무에 어떻게 적용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한국과학창의재단 측 관계자는 "올해 전국 42개소에 무한상상실이 실시된다. 모든 곳에 3D프린트를 보급하는 게 정부의 지침이다. 때문에 담당자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기초역량 강화차원에서 이번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됐다.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3D프린트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만큼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팁을 얻어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강의에는 3D프린팅에 대한 이해를 넘어 참가자들이 직접 스케치업과 모델링을 하는 실습시간까지 진행됐다.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4-08-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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