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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순강 객원기자
2015-03-09

행복한 아이들은 왼쪽 뇌가 활성화 KAIST '국가미래전략 토론회' 정재승-정홍익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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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에 우리나라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KAIST 미래전략대학원에서는 미래 대한민국의 정책기조를 ‘아시아 평화중심 창조국가’로 설정하고, 지난해 말 ‘대한민국국가미래전략 2015’를 펴냈다. 국가의 미래 대계를 제안한 이 보고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그 내용을 수정 보완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국가미래전략 정기토론회’를 개최해 왔다.

지난 6일 KT빌딩에서  '국가미래전략 정기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6일 KT빌딩에서 '국가미래전략 정기토론회'가 열렸다. ⓒ ScienceTimes

지난 6일 KT빌딩에서 열린 정기토론회에서는 ‘아시아 평화중심 창조국가’라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 수립된 △국민행복 대전략 △아시아평화 대전략 △과학국정 대전략 △창업국가 대전략 등 4대 전략 가운데 첫 번째 키워드인 ‘국민행복대전략’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행복이라는 국가의 새로운 지향을 찾아서

이날 정재승 KAIST 교수는 '행복이라는 국가의 새로운 지향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했다. 먼저 정 교수는 “행복은 사전적 의미로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또는 심신의 욕구가 충족되어 만족감을 느끼는 정신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며 “신경과학적으로도 행복은 현재 상태에 매우 만족하며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노력 외에 다른 욕구가 없는 편안하고 안전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대한민국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 우리나라는 다양한 행복지수 평가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노인자살율은 전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높다. 그런데 그 자살 이유의 대부분은 바로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정 교수는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것이 버겁고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우리가 예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데도 더 많이 자살을 하는 까닭이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 때문이라는 것. 다 같이 못 먹고 못 살 때는 절망적이지 않았는데, 나만 못 살고 못 먹으며 또 그런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으니까 더 큰 절망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정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정부는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어야 행복하다는 생각에 경제성장만을 강조하며 국내총생산 GDP 향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최근 학자들은 국내총생산, 즉 경제성장이 국민행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다양한 근거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그 중 하나가 바로 이스털린의 역설인데, 경제가 성장하고 GDP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줄어드는 구간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그 이유에 대해 정 교수는 “GDP가 인간의 행복에 기여하는 모든 조건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삶의 환경이나 교육수준, 건강 정도 등이 GDP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그것들이 인간의 행복에는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행복이 개인의 가치관, 경제 수준, 삶에 대한 만족도 등에 의해 결정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마음의 상태지만,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나 상대적인 비교, 사회 구조와 시스템 등 사회적 토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국민의 행복증진을 위해서는 국가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정 교수의 주장이다.

국민행복 증진 위한 정책적 방안 모색해야

'국민행복대전략'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는 정재승 KAIST 교수
'국민행복대전략'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는 정재승 KAIST 교수 ⓒ ScienceTimes

그렇다면 국민행복 증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장기적 관점에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미래전략을 세워야 할까.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무엇보다 미래는 성장 그 자체 보다는 국민행복을 증진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 경제성장도 궁극적으로는 국민행복을 위한 것인 만큼 경제성장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며, 이를 위해 국민행복이 희생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

그 이유는 대학을 한 줄로 서열화하고 사람들의 능력을 점수화해서 경쟁하게 하는, 정량화된 경쟁으로는 국민행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경험들을 하고 그 속에서 얻어낸 아이디어들로 남들과 다른 생각과 결과물을 만들어내서 그것으로 혁신을 이루는 질적인 성장을 이뤄낼 때 개인도 행복하고, 사회도 행복해지며 그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또 정 교수는 국민행복 증진을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 위주의 관계만을 부추기는 사회에서는 나와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한 데 모여서 한 가지 목표를 자발적인 협업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성취는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며 정 교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인간의 행복은 타인과의 관계를 떼놓고 설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정재승 교수는 “행복이 매우 주관적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말고, 그것을 정교하게 분석하고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행복을 이룰 수 있는 물질적, 객관적, 주관적, 심리적 토대가 무엇인지를 살펴서 그것을 위해 국가와 가정, 개인이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을 나누는 것이 국민행복전략을 세우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안정한 개념 '행복'을 정책목표 삼는 것 피해야

이어 정홍익 전 서울대 교수가 토론을 통해 행복에 대한 또다른 이론을 제시했다. 정홍익 교수는 “행복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을 불과 30여 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행복한 아이의 사진을 봤을 때는 왼쪽 뇌가 활성화되었고, 불행한 아이의 사진을 봤을 때는 오른쪽 뇌가 활성화되는 것을 봐서는 행복이 우리의 정신세계는 물론 우리 몸 전체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행복에 관한 과학적 지식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과 부합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돈이 엄청나게 많다고 모두 행복한 게 아니고 돈이 없다고 모두 불행한 건 아니라는 것이 바로 행복의 역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홍익 교수는 “세계 어느 나라도 국민의 행복을 정책목표로 세운 나라는 없다”며 “좋은 정책이 되려면 누구나가 달성할 수 있는 목표여야 하며 목표달성에 너무 큰 비용이 들어서도 안 되고 객관적이며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행복이라는 정책 목표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측정이 불가능해 실질적인 효용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행복이라는 개념은 주변 환경에 따라서 수시로 변하는 굉장히 불안정한 개념이라 그것을 정책 목표로 세우는 것은 정책 목표 자체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피해야 하는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국가미래전략 정기토론회’를 통해 다양하게 제기되는 의견들을 수렴해 KAIST 미래전략대학원에서는 ‘대한민국국가미래전략 2016’에 반영할 계획이다. 오는 13일에는 이선영 서울대 교수의 ‘교육전략’에 대한 정기토론회가 있을 예정이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5-03-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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