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해수욕의 계절이 돌아왔다. 전국의 유명 해수욕장은 지난 1일부터 일제히 문을 열고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기상청이 예보한 올해 여름 날씨를 살펴보면 예년보다 더 무덥고 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수욕장으로서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 장사가 잘돼서 즐겁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만한 일도 아니다. 매년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안전사고 때문이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해수욕장 안전관리 업무가 기존의 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면서, 안전요원 확보가 어려워져 해수욕장마다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제주도의 중문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부터 ‘실시간 이안류 감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실시간 이안류 감시 서비스란 해수욕장의 현장 구조대원들에게 이안류 발생가능성을 사전에 알려 해수욕객 대피 및 구조를 돕는 시스템이다.
이안류는 발생시간이 짧아 예측 어려워
이안류(rip currents)는 일종의 역(逆)파도다. 해안 가까이에서 파도가 부서지면서 한 곳으로 밀려든 해수가 좁은 폭을 통해 다시 바다로 빠르게 빠져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이안류의 발생 폭은 10~40m이고 길이는 500m 정도이지만, 물살은 초속 2~3m로서 상당히 빠르다. 따라서 한번 휩쓸리면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빠져나오기 어렵다.
이처럼 좁고 빠른 해수의 흐름은 해수욕객을 수심이 깊은 먼 바다로 빠르게 이동시키기 때문에, 종종 사고를 유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로 해안선과 평행하게 파도가 밀려올 때 발생하며, 짧은 시간에 발생했다가 빠르게 소멸하기 때문에 예측하기도 어렵다.
이 같은 사실은 미 스토니브룩대 해양대기과학과의 헨리 보쿠니에비츠(Henry Bokuniewicz)와 연구진이 수행한 현장조사에 의해 밝혀졌다.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500시간 동안 해안가를 20초 간격으로 사진을 촬영하여 분석한 결과, 이안류의 지속 시간은 대부분 2~3분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안류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바로 파도 때문이다. 깊은 바다의 파도는 에너지만 전달하고, 바닷물 자체는 제자리에서 아래위로 요동치기만 한다. 반면에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파도가 앞으로 전진하면서 바닷물을 해안으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밀려온 바닷물은 다시 깊은 바다로 빠져나갈 곳을 찾으면서 해안을 따라 이동하다가, 잠시 후 육지를 향해 들어오는 파도가 약해지는 지점, 즉 해안가 바닥에 골이 생겨 파도가 제대로 치지 못하는 곳을 통해 깊은 바다로 빠져나가게 된다. 예를 들어 둑이 무너진 곳으로 물살이 모이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이안류 감시시스템의 성과는 융합 서비스 때문
유럽에서는 매년 4000~6000명이 이안류 현상으로 인해 익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도 국내에서는 아직 이안류로 인한 사망자가 많지 않지만, 제대로 예방하지 않으면 우리도 언제든지 이안류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는 제주의 중문 해수욕장을 비롯하여 해운대 및 대천 등 3개 유명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실시간 이안류 감시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 중에서 해운대는 지난 2011년에 전국 최초로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대천 해수욕장은 지난해부터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서비스 대상지를 확장하는 이유는 효과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의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해운대 해수욕장에 설치된 이안류 감시시스템은 개장 기간 발생했던 47건의 이안류를 정확하게 잡아냈다”라고 밝히며 “이 시스템 덕분에 이안류로 인한 인명피해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안류 감시시스템이 뛰어난 성과를 거둔 이유는 국립해양조사원의 이안류 감시서비스에 기상청의 이안류 예보 서비스가 융합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융합서비스는 정부 3.0 시책에 발맞춘 양 기관 협력의 결실로써, 이를 통해 관측기반 정보와 예측기반 정보의 장점을 모두 살린 일관성 있는 정보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졌다.
실시간 이안류 감시시스템이 제공하는 정보는 해수욕장에 가까운 바다에 설치한 파고계로 관측한 파도의 특성, 즉 높이나 주기 등을 분석하는 위험지수다. 예를 들면 △위험 가능성이 희박한 관심 단계 △위험 가능성이 보이는 주의 단계 △위험 요인이 농후한 경계 단계 △대피해야 할 정도인 위험 단계 등 총 4단계의 위험 상황을 정보로 알려주는 것이다.
감시시스템이 제공하는 정보는 이안류 감시 서비스 관련 홈페이지 및 휴대전화 문자 등 총 2가지 경로로 전달된다. 웹페이지에서는 이안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CCTV 영상이 제공되고, 휴대전화 문자는 위험지수에 따라 발생가능성을 4단계로 분류하여 정기적으로 발송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한편 기상청의 관계자는 “이안류는 지형적 요인이나 파도의 특성, 그리고 기상학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고 설명하며 “이안류에 휩쓸리더라도 수심이 깊지 않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물 흐름의 좌우 방향으로 빠져나오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5-06-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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