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2015년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23일(월) 오후 2시 기상청 2층 대강당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개최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의 주제를‘기후변화 대응, 기후과학과 함께’로 정했기 때문에 이날 기상청은 기후변화 주제 강연, 기후변화 전시회 및 사진전, 기상가족 초청 행사 등 모든 행사를 기후변화에 맞춰서 다채롭게 진행했다.
이날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기후변화에 따른 국민의 인식과 대응’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눈에 안보이지만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기상청 직원을 비롯한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강연을 펼쳤다. 안 소장으로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전문가 견해를 들어보았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하는 일은?
폭염과 한파 그리고 기록적인 기상재난, 빙하의 감소와 해수면 상승 등 이제 기후변화는 먼 훗날의 재난이 아니라 우리 눈앞의 현실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이 입을 피해가 엄청나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의 저감과 피해예방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다. 이에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홍보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단체다.
- 생활밀착형 온실가스 감축방안이란?
지난 2012년에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2009년 통계자료에 기초해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직접 줄일 수 있는 부문을 대상으로 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2009년 국민 생활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34,669천tCO2eq.으로 전체 배출량의 38.6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반 국민들이 교통, 식품, 전기 및 난방, 소비 등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쉽게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분야별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구체적인 국내외 사례를 제시하면
한 가지 예를 들면, 전자제품의 경우, 지난 2013년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가정 내,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전자파 차단기, 숯, 선인장 등은 전자파 차단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남으로 전자제품의 사용을 줄이고 전원을 끄는 것이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경제적 편익과 더불어 건강보호에도 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노력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후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 18일 독일의 민간연구소 저먼워치(German Watch)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는 46.66점을 얻어 조사대상 58개 국가 중 50위(공식 순위 53위)로 평가됐다. 2010년 발표에서는 34위, 2011년 41위, 2012년 47위(공식 순위 50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하위를 향해 추락하고 있는 셈이다.
- 그 이유는?
우선,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미국을 핑계로 과감한 감축정책의 시행을 반대하고 있지만, 이번 평가 결과를 보면 세계적인 흐름과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우리나라는 이란, 중국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됐다.
- 기후변화를 막는 과학기술은 없나?
지난 2011년 이후부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위적인 기후시스템 조절 및 통제를 목적으로 하는 지구공학(Geoengineering)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는 유엔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지구공학을 기술적인 대안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해양 비옥화 기술의 경우, 바다에 인공적으로 철분과 영양물질을 뿌려 플랑크톤의 증식을 활성화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자는 방안, CO2를 빨아들이는 인공나무도 지구공학의 산물이다.
- 지구공학은 기후변화의 대안이 될 수 있나?
지난 2011년 독일환경연방청(UBA)은 ‘지구공학, 효과적인 기후보호인가 거대한 망상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지구공학은 기후변화의 근본적인 원인 제거가 곤란하며, 대부분 실험실이나 작은 스케일의 공간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과학적인 검증이 결여된 기술이라고 결론지었다. 실제로 지구공학 기술들은 대부분 위험하고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그렇다면 다른 대안이 있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공학 연구의 실현가능성, 효과, 환경영향 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며, 충분하지 않은 지식에 기반을 둔 시도는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진정으로 기후변화를 막고자 한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부터 기울여야한다는 것이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5-03-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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