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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2016-04-11

한국인 개발 '가상 해부테이블' 세계 500개 의대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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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과학자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을 접목해 개발한 의과대학 해부 실습용 '가상 해부테이블'이 점차 그 활용영역을 넒혀가고 있다. 전세계 500개 의과대학에 배치되면서 기존 '카데바'(해부학 실습용 시신) 해부 교육의 부족함을 메우는 모양새다.

가상 해부 테이블은 증강현실과 IT 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실제 인체 해부 영상을 촬영해 그대로 담아냈다는 측면에서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는 다른 개념이다.

특히 지난 3월 '세기의 대결'로 불리며 전 세계 관심이 쏠렸던 한국 이세돌 9단과 구글 슈퍼컴퓨터 알파고의 바둑경기 이후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연구 방안이 이어지면서 가상 해부 테이블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가상 해부 테이블의 신체 절단 모습. ⓒ 아나토마지
가상 해부 테이블의 신체 절단 모습. ⓒ 아나토마지

전문가들은 이처럼 증강현실 또는 빅데이터와 IT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사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상 해부 테이블을 발명한 사람은 다름 아닌 한국인 최원철 박사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인 최 박사는 카네기멜론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4년 미국 현지에 아나토마지(Anatomage)사를 설립한 인물로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본격적으로 가상 해부 테이블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2월이다. 세계 유명 인사들이 연자로 나서는 미국 테드(TED) 컨퍼런스에서 최 박사는 한국인 최초 메인 연자 자격으로 가상 해부 테이블을 소개했다.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인체 해부 영상을 가상 해부 테이블로 얼마든지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아나토마지사는 지금까지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계속해오고 있다.

세부적인 사양을 보면 가상 해부 테이블은 실물 인체 영상이 가로 205㎝, 세로 58㎝ 크기의 테이블에 3D 영상으로 생생하게 구현된다. 손끝 하나로 인체 곳곳을 자유자재로 해부하고, 실제 내부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약 500개 의과대학에 배치됐으며, 국내에서도 고려대 해부학교실 등에서 실습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가상 해부 테이블의 장점은 바로 꾸준한 프로그램 업데이트(해부 사례 추가 등)와 반복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의과대학은 기증받은 시신으로 충분한 해부 실습 교육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신 기증자를 찾기 어렵고, 또 화학약품 처리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상 해부 테이블은 누구나 쉽게, 반복적으로 교육할 수 있으며,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출시된 4.0 버전에서는 인체 신경과 혈관의 위치가 더욱 명확해졌고, 2천300개의 구조물이 한글 명칭으로 보인다. 특히 총 612개 해부 사례를 생생하게 학습할 수 있다.

최 박사는 "인체 어느 부위라도 원하는 방식으로 분리한 단면은 물론이고, 입체적인 형태를 3D 영상으로 익힐 수 있다"며 "의료진이 공동으로 특이 질환 사례를 분석할 때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상 해부 테이블을 체험해보니, 스마트폰을 터치하듯 자유롭게 인체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조작 방법은 매우 간단해 채 5분도 안되는 시간에 습득할 수 있었다.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에서 풍기는 특유의 화학약품 냄새는 당연히 없었다. 별도의 해부전용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제품이라는 것이 최 박사의 설명이다.

또, 인체뿐만 아니라 개, 고양이와 같은 동물의 신체구조를 학습할 수 있어 중고등학교에서도 충분히 교육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

최 박사는 "10년 넘게 쌓아온 3D 의료영상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현실과 빅데이터 접목을 통해 의료 교육 현장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왔다"며 "앞으로도 성별, 나이, 특이질환 등 보다 다양한 사례를 포함해 3D 의료영상 분야의 발전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2016-04-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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