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사람의 장기나 피부 조직 속에 있는 세포의 미세한 변화를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광학현미경을 개발했다.
고려대 물리학과 최원식 교수팀은 15일 피부 조직세포에 의해 왜곡되지 않고 물체 영상정보를 그대로 가진 빛(단일 산란파)을 찾아내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 피부 아래 1.15㎜에 있는 세포를 1㎛의 해상도로 볼 수 있는 광학현미경(CASS)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3월 10일자)에 게재됐다.
암세포는 약 80% 정도가 피부나 장기의 외피에서 1∼3mm 깊이에 있는 표피세포에서 발생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CT·MRI·초음파 등은 해상도가 낮아 초기 암 진단에는 한계가 있다.
빛을 이용하는 광학현미경은 몸에 해롭지 않고 비용도 저렴하며 세포의 고해상도 시각화(이미징)도 가능하지만 피부조직 속을 볼 때는 빛이 피부조직을 통과할 때 왜곡되기 때문에 고해상도 영상을 얻기 어렵다. 현재 광학현미경으로는 수십㎛ 깊이까지만 고해상도 관찰이 가능하며 더 깊은 곳을 보려면 생체조직을 얇게 잘라내 관찰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피부조직 속으로 빛을 쏴 보낸 뒤 반사돼 나오는 빛 중에서 피부조직 세포들과 충돌하지 않아 물체의 왜곡되지 않은 영상정보를 가지고 있는 빛(단일 산란파)만 골라내 영상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먼저 빛이 피부 조직 세포와 충돌하면서 반사돼 나오면 충돌 없이 반사돼 나온 빛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점을 이용해 충돌 없이 반사돼 나온 빛만 골라낸다. 빛이 피부조직 세포와 충돌하지 않고 온전히 물체에 반사돼 돌아올 확률은 10억분의 1 정도다.
다음으로는 피부 속으로 쏘는 빛의 각도(입사각)를 변화시키면서 예상 반사각도를 계산해 충돌 없이 반사된 빛을 골라낸다.
두 가지 방법으로 골라낸 빛은 피부 조직을 통과하는 동안 주변 세포와 충돌하지 않아 왜곡되지 않은 단일 산란파로 이 정보를 모아 영상을 구성하면 피부 1.15㎜ 아래에 있는 초기 암세포의 세포핵(크기 5㎛ 정도)이 커지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다.
최원식 교수는 "이 연구는 광학현미경에서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는 이미징 깊이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방법을 제시한 기초연구"이라며 "향후 후속 공학연구를 통해 질병의 조기 진단이나 수술 시 질병 조직의 분포 범위 확인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5-03-16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