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미래도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만, 미리 상상할 만큼 10여 년 후 세상의 변화가 그리 놀라울 건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10년 전 아이폰 출시 이전과 이후 우리 삶의 엄청난 변화를 감안한다면 13년 후 미래 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놀랍고 대단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국립광주과학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2030 미래도시> 특별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 우리 눈앞으로 도래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이기 때문에 그 변화의 폭이 얼마나 크고 놀라울지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특히 이번 <2030 미래도시> 특별전이 광주과학관은 물론 부산과학관과 대구과학관 등 3개 국립과학관이 힘을 모아 처음으로 공동 기획한 것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아무리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서 기획한 특별전이라 해도 전시 기간이 끝나면 다시 볼 수 없는 게 보통인데, 공동 기획이라 다른 과학관으로 옮겨서 전시를 계속하기 때문에 자원 활용면에서도 긍정적이다.
2030년 집, 거리, 산업 등 미래도시를 가다
지난 주말 찾은 국립광주과학관은 미래로 여행을 떠나려는 아이들과 부모들로 북적였다. 전시회는 친환경, 스마트 기술로 변화하는 미래의 집(Future Home)과 드론과 자율주행차로 변화하는 미래의 거리(Future Street),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변화하는 미래의 산업(Future Industry)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먼저 미래 공간으로 순간이동이라도 할 것 같은 입구를 지나서 도착한 ‘미래의 집’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는 건 바로 가사도우미 로봇이었다. 인간의 삶까지 통제하는 영화 <아이로봇> 정도는 아니어도, 귀가하는 가족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요리와 청소까지 도맡아서 척척 해주는 가사도우미 로봇의 실현이 머지않아 보였다.
디지로그 책장에 스마트 테이블, 증강현실 책 등 교과서가 사라진 스마트 공부방은 특히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학부모들은 이런 공부방이라면 굳이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 침실에서는 휴식을 취하면서 건강도 체크할 수 있었다. 편하게 헬스케어 침대에 누워있으면 침대와 베개에 내장된 센서들이 호흡과 맥박, 혈압 등 다양한 신체 정보를 수집해 인공지능 주치의가 거기에 알맞은 운동요법이나 식사요법 등을 알려주고, 스스로 온도와 습도로 조절해 쾌적한 수면 조건도 만들어 주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외출을 준비할 때는 가상 피팅 드레스룸이 옷을 갈아입는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일상복부터 운동복, 파티복 등 외출하는 목적에 맞는 옷을 쉽게 입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날의 날씨와 모임의 형식을 고려해 적당한 스타일 콘셉트를 제안하기도 하고, 부족한 아이템은 미리 가상으로 피팅해 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구입까지 가능하다.
게다가 스마트 주방에서는 3D 푸드 프린트로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먹어볼 수도 있었고, 식당에서 주문을 한 후에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 동안 식탁 위에서 입체영상 관람도 이뤄져 인기를 모았다.
다음으로는 걷기만 해도 에너지가 만들어져서 꽃을 피우는 길을 지나 ‘미래의 도로’에 들어서면 자율주행자동차, 퍼스널 모빌리티, 드론 등 다양한 탈거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대부분 이미 상용화되고 있는 기술들이라 2030년까지는 보편화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훨씬 더 가깝게 느껴졌다.
여기서는 탈거리들을 단순히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탑승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람객들을 모았다. 자율주행 전동차도 타보고, 세그웨이와 같은 개인용 운송수단도 쉽게 탑승이 가능했다.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다양한 드론들을 만나보는 것은 물론 직접 탑승해 볼 수도 있었다. 사람들을 태운 유인드론 체험은 VR기기를 통해서 드론에 탑승해 날아다니는 짜릿한 가상 체험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인기가 높았다.
10여 년 후 가까운 미래라 더 흥미로워
마지막은 요즘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의 산업’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신기술과 결합되어 실세계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할 것을 보여줬다.
여기서 특히 학부모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곳은 앞으로 자녀들이 성장해서 갖게 될 직업들이 얼마나 자동화로 대체될 수 있는지를 퍼센트로 알려주는 코너였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로봇대중화로 인해 앞으로 약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자동화 가능성이 낮은 직업을 찾기 위해 열심히 버튼을 누르느라 바빴다.
이처럼 <2030 미래도시> 특별전은 먼 미래가 아니라 10여 년 후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담았다는 점에서 미래 세대인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관람의 재미를 주었다. 100년 후 먼 미래는 자신이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남의 얘기지만, 10여 년 후로 다가온 가까운 미래도시는 머지않아 눈앞에서 보게 될 현실이기 때문에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상상이 아니었을까.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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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8-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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