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톤에 본사를 둔 대형 로봇 제조업체 메가보츠(Megabots)에서 유튜브에 흥미로운 영상을 올려놓았다. 미국 로봇 ‘메가봇(마크2)’이 일본의 대형 로봇을 상대로 결투를 신청한다는 내용.
상대는 일본 스이도바시중공(水道橋重工)에서 만든 대형 로봇 ‘쿠라타스(Kuratas)’였다. 이전까지 세계 최대 로봇으로 알려져 왔던 대형 로봇으로 분당 6000발 발사 가능한 기관총 등 다양한 무기 탑재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쿠라타스’에 쏠려 있던 가운데, 지난 6일 유뷰브에 도전을 받아들인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큰 로봇에 총을 이용하는 건 매우 미국적인 문화니 총싸움 대신 서로 치고 받는 근접전투를 하자”고 답변했다.
로봇 강국 간 세기의 로봇 대결 예고
SF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로봇 간의 전투가 성사된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연일 이 두 로봇의 대결 관련 기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 로봇 대결이 SF영화에 익숙한 로봇 마니아들의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지 의문이 제시되고 있다.

지금의 로봇 기술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치열한 전투를 수행하기에는 너무 뒤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드론, 미사일 방어시스템 등 로봇기술을 적용한 여러 기술들이 활용되고 있지만, 대부분 원격 조정으로 움직인다.
스스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판단력을 지닌 로봇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살롱(salon.com)은 최근 보도를 통해 그러나 특정 대상을 어떻게 공격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해가며 상대방을 공격하기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매우 미흡하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로봇 엔지니어들이 인공지능을 로봇에 적용하는 방법을 찾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영화에서처럼 로봇들이 스스로 판단하면서 치고받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쿠라타스’와 ‘메가봇’의 결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자율적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 로봇들이 어떤 전투를 수행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다른 로봇들처럼 원격 조정 의해 두 로봇 간의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로봇이 대형 로봇인 만큼 그 움직임만 가지고 대중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핑톤 포스트에 따르면 일단 덩치와 무기를 봤을 때는 키가 5m가 넘고 총이 달린 ‘마크 II’가 이길 것만 같다고 보았다.
아직까지 인공지능 아닌 원격조정 로봇
그렇지만 뜻밖의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쿠라타스'의 운동기관이 ‘마크 II’보다 세배나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난타전이 벌어졌을 땐 승패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도전을 받은 ‘쿠라타스’는 일본이 자랑하는 대형 로봇이다. 스이도바시중공은 지난 2012년부터 만화에서 보는 것 같은 대형 로봇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1월에는 구라타가 일본 아마존에 로봇 수트를 1억2000만엔(11억 30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번 친선 전투에 나설 신형 로봇 ‘쿠라타스’는 3.8m 키에 5톤 가량 나가는 로봇으로, 지금까지 세계 최대 전투 로봇으로 그 위용을 자랑해왔다. 이에 맞서는 ‘메가봇’은 미국에서 개발한 신생 로봇이다.
2014년 11월 소셜 펀딩인 킥스타터를 통해 180만 달러(한화 약 20억3000만원)를 모금해 개발 중이다. 제작 중에 있는 '메가봇 마크II'는 4.57m의 키에 6톤 가량의 무게가 나가 ‘구라타스’보다 덩치가 더 크다는 주장이다.
탑재하고 있는 기본 무기는 대구경 캐논이다. 테크 타임즈 등 IT전문 매체들은 일본이 정밀성과 속도에서 앞서고 미국은 맷집과 무기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내놨다.
유튜브를 통해 대결을 공언한 두 업체는 앞으로 세계인들의 관심을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 뉴욕타임즈는 두 업체가 ‘메가봇’, ‘구라타스’ 두 로봇을 전투형으로 더 업그레이드해 1년 내에 세기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았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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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7-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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