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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5-07-07

텔레파시와 페이스북이 만나면? 주커버그, 사고전달기술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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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로봇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갈수록 영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인공지능(AI)에 대해 호감을 표명하고 있다. 사람 두뇌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텔레파시(telepathy)를 이야기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개인의 두뇌를 조종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SF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두뇌 조종을 통해 사람을 괴물로 만들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뇌를 움직여 억지 결혼에 이를 수도 있다.

‘두뇌 간의 소통(brain to brain communication)’을 뜻하는 이 텔레파시는 그리스어로 먼 거리(tele)와 느낌(pathe) 을 뜻하는 단어를 합쳐 만든 용어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느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람 간의 생각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기술” 

과연 사람과 사람이 오감을 사용하지 않고 두뇌를 서로 연결해 생각이나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호기심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지금 두뇌 소통을 위한 기술이 공개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텔리파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CEO가 ‘사고전달(thought transmission)’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혀 큰 괌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ScienceTimes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텔리파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CEO가 ‘사고전달(thought transmission)’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ScienceTimes

'가디언' 지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CEO는 지난 주 열린 Q&A 세션에서 사람의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고전달(thought transmission)’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주커버그에 따르면 이 기술은 “사람과 사람 간의 생각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기술”이다. 어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면 그의 친구가 곧 그 생각을 감지하는 일이 가능하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과학자는 주커버그의 이 말에 큰 두려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텔레파시 연구는 여러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8월12일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 연구진은 ‘인간 두뇌 간의 직접 소통(Direct brain to brain communication in Humans)’이라는 실험을 한 바 있다.

당시 라제시 라오와 안드레아 스토코 박사는 각각 분리된 실험실에서 실험에 직접 참여했다. 라오는 뇌파기록장치(EEG)와 연결된 전극 모자를, 스토코는 라오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 부분에 ‘직접 자기자극점 연결 장치(TMS)'가 부착된 모자를 착용했다.

라오가 컴퓨터 게임의 ‘발사’ 버튼을 누르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움직이자 다른 방에 있던 스토코의 손가락이 마치 게임의 발사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따라 움직였다. 이 실험을 통해 뇌파가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하버드대에서 텔리파시 전송 실험을 시도했다. 지난달 7일 데일리 메일은 하버드대 연구팀이 약 6400km 떨어진 곳에 있는 두 사람 간의 텔레파시 전송 실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AI연구소에서 텔레파시 연구 중

인도 뭄바이의 남성이 보낸 텔레파시 메세지가 인터넷을 통해 파리의 남성에게 전달돼 서로의 뇌 속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일어났다는 것. 연구진은 실험에서 두 사람에게 인터넷에 연결된 무선 헤드셋을 착용하게 한 뒤 뭄바이 남성이 ‘안녕’이라는 인사말을 생각하도록 지시했다.

메시지를 전달받은 파리의 남성은 이 인사말의 구체적인 의미까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발신자로부터 메시지가 송출된 그 순간 두 사람의 뇌 속 같은 영역에서 동시에 수·발신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활동이 포착됐다.

워싱턴대와 하버드대 연구 결과에 대해 많은 언론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사회적으로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주커버그의 발언은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페이스북에 대한 두려움이 압도적이다.

어떤 사람은 “(텔레파시 기술이 현실화할 경우) 페이스북이 자신의 생각을 흡수하거나 조종할 수 있다”며 불쾌감을 표명했다. 그동안 페이스북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페이스북이 두려운(awful) 존재라는 것을 다시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주커버그는 텔리파시 기술에 대한 꿈을 접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의 구상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에 집중돼 있다. ‘사고전달’ 기술을 통해 사진이나 비디오영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가상현실 상황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뉴욕, 파리 등에 있는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연구소(AI labs)'에서는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see), 무엇을 알기(know) 원하는지 결정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소셜미디어) 회사에서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사람들과 사람들 간의 관계를 다루는 과정에서 텔레파시 기술이 적용된다는 것은 분명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사고전달’ 기술에 대한 연구는 과거 쥐와 쥐의 뇌를 연결하는 실험에서 시작됐다. 이후 동물 실험에서 사람과 쥐의 뇌를 연결하는 실험이 진행됐고, 지금은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텔테파시 능력과 관련 급속한 기술적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람과 사람의 뇌를 연결할 수 있는 이 기술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증이 더 증폭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5-07-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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