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곳곳에서 과학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지난 16일 토요일, 대전에서는 과학을 알리고 즐기기 위한 행사가 아닌, 과학을 만들어내는 이들을 위한 행사가 열렸다.
‘과학기술인 탄동천 숲향기길 걷기 행사’는 올해 처음 열린 행사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과학창의재단,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가 함께 주최했다. 행사 중에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에 대해 함께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행사는 한국 과학기술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과학기술단체들이 주도해서 개최되었다.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50여 개 기관의 과학기술인들이 참석했다. 각 기관별로는 적게는 열 명부터 많게는 50명까지 함께 행사에 참여했으니 대덕연구개발특구의 과학기술인들 천 여명이 한 자리에 모인 셈이다. 행사에는 연구기관의 연구원들뿐 아니라 대전지역의 이공계 대학생도 참가했다. 특히 한국과학기술원에서는 외국인 학생들도 다섯 명이나 참가해 눈에 띄었다.
한 자리에 모인 천 여명의 과학기술인들은 과학의 달과 한국 과학기술 50주년을 축하하고 함께 향후 100년간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유성구에 위치한 사이언스 대덕종합운동장부터 국립중앙과학관까지 이어지는 탄동천은 천변을 따라 늘어진 벚나무들로 예쁜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예쁜 풍경과 함께 걷기에 좋은 ‘숲향기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탄동천 숲향기길을 걷는 행사는 이전에도 유성구청 등의 기관에 의해 개최된 적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특별히 과학기술인들을 위해 열린 행사라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실에서 저마다의 연구에 매진하던 과학기술인들은 가족들, 연구기관 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주말 한때를 보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한 연구원 가족은 아직 걸음마도 떼지 않은 어린 아기와 함께 대회에 참석했다.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함께 탄동천 길을 걸었다는 이 가족은 “평소에는 연구에 바빠 가족들은 물론이고 다른 연구원 가족들과 만나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기회가 없다. 이런 행사가 있으니 가족들끼리 서로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장에서는 어린아이들이 굉장히 많이 눈에 띄었다. 과학기술인들이 편안하게 가족과 즐길 수 있는 행사였다는 뜻이다. 사실 과학기술인 가족뿐 아니라 대부분의 가정에서 부모님도 아이들도 각자 생활에 바빠 서로 오랜 시간 함께 얘기나누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요즘 현실이다. 평소라면 낮잠을 자거나 집에서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면서 보냈을 수도 있는 토요일 오전시간이었다.
가족들이 모여 사이언스 대덕종합운동장부터 국립중앙과학관까지 이어진 왕복 6km의 탄동천 숲향기길을 함께 걷고 점심 도시락을 함께 나누며 오랜만에 여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때마침 날씨도 선선하고 비도 오지 않아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과학기술인들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서 의미가 그치지 않는다. 과학의 달이면 학생들과 일반인을 위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즐기고 알릴 수 있는 수많은 행사가 열린다. 이런 행사를 열고 진행하기 위해서 수많은 과학기술인들이 다양한 노력을 들이고 있다.
과학 그 자체도 매우 중요하지만, 과학을 이용해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는 과학기술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의지를 다지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행사였다.
- 박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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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4-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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