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가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울릉도 친환경 에너지자립 섬 조성 사업’을 위한 참여기관 간 협약식을 열고, 울릉도에 에너지 신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을 기관 간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울릉도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조성 사업은 디젤발전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의 울릉도 전력공급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이 융합된 신재생 발전원, 즉 태양광, 풍력, 소수력, 지열 및 연료전지 등으로 대체함으로써 디젤발전을 울릉도에서 제로(Zero)로 만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조성될 울릉도
울릉도는 여의도의 9배 면적에 달하고, 약 1만 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대형 섬이다. 그런 울릉도가 최근 한국의 ‘삼소섬(Samso)’을 꿈꾸며 ‘그린아일랜드(Green Island)’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닷바람을 이용한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과 에너지 자급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린아일랜드란 신재생에너지 공급과 녹색에너지기술의 활용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하는 섬을 말한다. 최초의 그린아일랜드는 덴마크의 삼소(Samso)섬이다. 이 섬은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집중한지 10년 만에 완전한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뤄내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삼소섬은 전력수요의 100퍼센트(%)를 풍력발전으로 자급하고 있고, 난방의 70퍼센트도 태양에너지와 바이오매스로 충당하고 있다. 또한 수송분야에 소요되는 에너지도 거의 전부를 해상풍력발전으로 보급하고 있다. 이에 삼소섬은 명실공히 녹색에너지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 섬도 1997년 이전까지는 사용하는 에너지를 모두 육지에서 들여오는 평범한 섬이었다. 그러나 천혜의 자연조건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무엇보다도 섬 주민과 시민단체의 자발적인 참여가 빠른 시간 안에 삼소섬을 그린아일랜드로 바꿔놓았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덴마크 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화석 연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수립하여 발표한 바 있다. 원자력의 도움 없이 오직 풍력과 바이오매스, 그리고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천명한 것이다.
울릉도의 현재 상황은 1997년 이전의 삼소섬과 비슷하다. 디젤 발전으로 생산하는 전력과 보일러 등유, 휘발유 등의 석유제품이 주된 에너지원인 점도 유사하다. 그러나 울릉도를 그린아일랜드로 만들겠다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의지가 상당히 높아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도 남을 만하다.
지난 2009년 당시 울릉군 군수는 그린아일랜드 선포식을 통해 “덴마크 삼소섬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풍력 및 소규모 수력 등 신재생 에너지만을 활용한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하여 대표적인 저탄소 녹색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울릉도의 2020년 까지 목표는 디젤 제로화
현재 울릉도는 ‘한국의 삼소섬’을 꿈꾸며 그린아일랜드 구현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들어 냉동공장과 여객선터미널, 그리고 해양센터 등의 증설로 인해 대규모 전력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다.
업계는 이 같은 전력 부족을 충당할만한 에너지로 화석연료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한국전력은 최근 화력발전소를 증설하려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울릉군이 지향하는 그린아일앤드 프로젝트와 부합되지 않아 현재 보류 중에 있다.
울릉도의 지형적 환경도 문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과 에너지 자급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만은 분명하지만, 태양이나 바람 등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99년에 14억 원 정도가 투자된 600킬로와트(㎾)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었지만, 기존 송전시스템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시험가동만으로 그친 사례가 있다. 현재 이 설비는 고철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 시설과 녹색에너지 기기의 활용을 위해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은 “섬 지역인 만큼 태풍이나 풍랑의 피해도 감안해야 하고,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대한 부담도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하면서 “또한 무엇보다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울릉도 친환경 에너지자립 섬 조성 사업’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이번 사업은 우선 오는 12월까지 소규모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여 신재생발전소 구축을 위한 사전작업인 풍력현황 계측 및 분석, 그리고 발전사업 허가 등의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업 1단계로는 2017년까지 울릉도 전체전력의 30퍼센트가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되며, 이 밖에도 태양광, 풍력, 소수력 발전설비 및 에너지저장장치와 에너지관리시스템이 도입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는 2020년 까지 디젤 제로(Zero)화가 목표인 2단계 사업기간에는 지열 및 연료전지 발전소가 도입되어 ICT가 융합된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을 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 사업 추진을 통해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로는 △정전예방 △발전설비 투자비 감축 △경제적 전력공급 △에너지소비절감 △생산유발 효과 △고용창출 및 CO2 절감 등인 것으로 파악되었고, 이를 통해 총 3조 1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도서지역의 전력생산 비용이 육지보다 매우 높기 때문에, 울릉도에서 진행할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 구축 기술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도 큰 관심을 보일만한 신산업 분야라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 구축사업을 통해 사업실적을 확보할 경우, 해외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울릉도는 지하 500미터의 온도가 섭씨 60도로서 국내 지열발전 입지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지역인 만큼, 오는 2016년 까지 3년간 지열자원 탐사사업을 거쳐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4-11-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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