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이면 미래의 수송시스템으로 불리는 자기부상열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실제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의 주체인 인천시는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사업 시범노선 건설사업 기본계획 변경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연구개발 사업이기도 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사업은 총 3단계 구간으로 나뉘어 오는 2020년까지 진행된다. 우선 오는 6월 말 개통 예정인 시범 노선 1단계 사업은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에서 용유역까지의 총 6.1킬로미터(㎞) 구간에서 진행된다.
그리고 2단계 사업은 차량기지에서 국제 업무지역까지인 9.7킬로미터 구간에서 이루어지고, 이어서 본격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는 3단계 구간은 국제 업무지역에서 인천공항까지 37.4킬로미터의 구간에서 진행된다.
친환경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자기부상열차
자기부상열차는 전자석의 힘으로 차량을 선로 위에 부상시켜 움직이는 수송시스템이다. 전자기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바퀴가 없어 운행 중에 마찰로 인한 소음이나 진동, 그리고 분진 등이 거의 없으며, 승차감이 뛰어난 친환경적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열차의 하부는 마주 보는 ‘ㄷ’자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궤도를 감싸는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ㄷ’자 아래쪽에 달린 전자석이 위쪽 레일에 달라붙으려는 힘을 이용하여 몸체를 띄우고, ‘ㄷ’자 위쪽의 선형모터와 아래 레일 사이에 만들어지는 기전력에 의해 앞으로 나아간다.
따라서 자기부상열차는 바퀴식 전동차의 소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조용히 움직인다. 특히 바퀴와 기어, 베어링 등 회전체가 없어 소음이나 진동도 적고, 마찰이 없어 먼지 발생률도 낮다. 자기부상열차의 소음은 65데시벨(dB) 이하로 다른 철제 차륜의 평균 발생 소음인 71~81데시벨 보다 낮아 방음벽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자기부상열차의 또 다른 장점은 주행성능 및 수송능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차와 같은 철제 차륜의 최소곡선반경은 150미터(m)다. 반면에 자기부상열차의 곡선반경은 이보다 훨씬 작은 50미터여서 좁고 굴곡이 많은 지형에서도 무리 없이 운행할 수 있다.
또한 가속과 감속을 하는 능력이 우수하여, 열차 운전시격의 단축과 수송능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언덕주행 능력도 뛰어나 7퍼센트(%)까지는 무난한 운행이 가능하다. 철제 차륜의 경우는 4퍼센트에 겨우 미치는 수준이다.
이 외에도 자기부상열차는 탁월한 성능의 분기기를 가지고 있다. 분기기란 차량을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옮기기 위하여 선로에 설치한 설비로서, 철도의 분기기는 레일만 움직이도록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자기부상열차의 분기기는 궤도조각이 전체로 회전하고 움직인다. 물론 구조가 복잡하고, 철도 분기기보다 시간도 지체되지만, 큰 사고를 일으키는 이선진입 같은 사고가 없어 안전율은 100퍼센트를 자랑한다.
인천의 자기부상열차는 주행과 관련된 기술 외에 시민들의 사생활 보호와 관련된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있어 미래형 수송시스템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바로 ‘미스트 윈도우’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자기부상열차가 건물을 지날 때 창문이 자동적으로 불투명해지는 기술이다. 이는 창 안쪽에 액체물질을 넣어 전기를 가하면 고체를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서, 건물에 있는 주거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기술이다.
인천시의 관계자는 “미스트 윈도우는 센서를 응용한 기술”이라고 소개하면서 “이 기술을 잘 활용하면 그동안 빈번하게 문제가 되었던 선로주변의 거주자들과의 갈등을 없애는데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한편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상용화를 앞둔 인천의 자기부상열차는 KTX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역에서 내리면 같은 교통센터 내의 1~2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 갈아타는 동선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개인 고속수송의 새로운 장을 열 스카이트랜
머나먼 미래의 수송시스템으로 여겨졌던 자기부상열차가 어느새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역시 궤도를 타고 움직이지만 자기부상열차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송시스템이 최근 선을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스카이트랜(Sky Tran)이라 명명된 이 수송시스템은 개인고속수송(PRT, Personal Rapid Transit)을 목적으로 만든 2인승 자기부상열차다. PRT란 2∼5명이 탈 수 있는 소형 차량이 목적지까지 정차하지 않고 운행하는 도시 교통수단을 말한다.
스카이트랜은 지상에서 6미터 높이에 공중 궤도를 설치한 뒤 2인승 차량을 궤도에 매달아 운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얼핏 보면 케이블카를 연상시키지만 차량을 탈 수 있는 정거장이 있고, 스마트폰으로 탈 곳과 내릴 곳을 지정한 뒤 해당 정거장에 가면 대기하고 있던 빈차가 자동으로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기 때문에 공중을 다니는 무인택시라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지금까지의 무인 차량 시스템은 서비스 제공자 중심이었다. 즉 정해진 노선에서 목적지와 가장 가까운 곳을 골라야 했다. 그러나 스카이트랜은 승객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온디맨드(On Demand) 방식이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개인 맞춤형 무인 수송시스템이 등장한 것이다.
이 밖에도 스카이트랜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자동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시스템의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과 열차처럼 궤도를 운행하기 때문에 길이 막혀 약속에 늦을 염려가 없다는 것은 스카이트랜만의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승객의 요구에 따라 콜택시처럼 언제든 탈 수 있다는 점도 이에 해당된다.
현재 미국의 스카이트랜사와 이스라엘 국영 항공우주기업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이 첨단 차량은 예정대로라면 올해 안으로 시범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테스트 단계에서는 시속 70킬로미터(km)를 기록했지만, 상업화 단계에는 시속 240킬로미터의 속도를 낼 예정이라는 것이 스카이트랜 측의 설명이다.
스카이트랜사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무인택시 인프라가 도시 전역에 구비되면 3차선 고속도로와 맞먹는 시간당 1만 4000명의 수송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프라 구축비용도 경전철 건설예산의 10퍼센트에 불과한 1.6킬로미터 당 1000만 달러만 부담하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카이트랜의 CEO인 제리 샌더스(Jerry Sanders) 사장은 “공중 궤도 무인차 운행이 본격화되면 대중교통 역사에 혁명이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하며 “지상이나 지하에 전철을 놓는 것보다 건설비용이 적게 들어가고, 지상 6미터면 도시 미관도 크게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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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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