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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7-02-09

추운 날씨, '뇌졸중' 더 조심해야 어지럼증 건망증 등 이상 징후 미리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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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새벽, 충북 옥천군의 한 도로에서 A(66)씨가 몰던 택배 트럭이 길가에 주차된 차량 12대를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운전을 하는데 갑자기 팔과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뇌졸중의 대표적 증상들 ⓒ 대한신경과학회
뇌졸중의 대표적 증상들 ⓒ 대한신경과학회

경찰은 팔과 다리가 갑자기 말을 듣지 않았다는 A씨의 진술과 의료진의 소견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뇌졸중’으로 인한 마비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현재 사고 경위를 조사 중에 있다.

추운 날씨에는 뇌졸중 발생 가능성 높아

낮과 밤의 온도차가 많이 나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건강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낮에도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는 한 겨울에는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갑작스런 혈관 수축으로 인하여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바로 이 같은 혈관성 원인에 의해 갑자기 발생하는 뇌기능 장애를 가리킨다.

그런데 뇌졸중의 위험성에 대해 배워보기에 앞서 우선 이 병에 대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명칭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병의 명칭을 ‘뇌졸증(腦卒症)’이라 알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뇌졸중(腦卒中)’이 맞다.

이처럼 명칭이 잘못 알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우울증이나 골다공증 등 병을 나타내는 단어의 접미어가 대부분 ‘~증(症)’이 붙다 보니 자연스럽게 ‘뇌졸증’으로 불려지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뇌경색(좌)과 뇌출혈 증상을촬영한 CT사진 ⓒ 대한신경과학회
뇌경색(좌)과 뇌출혈 증상을촬영한 CT사진 ⓒ 대한신경과학회

뇌졸중은 중풍(中風)으로도 불리는데, 이 역시 명칭과 관련이 깊다. 뇌졸중의 ‘졸중(卒中)’은 ‘졸중풍(卒中風)’의 줄임말이고, 졸중풍은 중풍(中風)과 같은 말이다. 따라서 뇌졸중은 ‘뇌가 갑자기 중풍을 맞았다’라고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뇌졸중과 관련하여 명칭만큼이나 헷갈리는 것이 있는데, 뇌에서 발생하는 질환하면 떠오르는 ‘뇌출혈’ 및 ‘뇌경색’과의 관계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뇌출혈 및 뇌경색은 모두 뇌졸중에 속하는 증상이다.

뇌졸중은 뇌의 혈관이 터져서 뇌손상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어서 출혈성 뇌졸중이라 부른다. 또한 뇌경색은 뇌의 혈관이 막혀서 마비나 언어장애가 오는 증상이기 때문에 허혈성 뇌졸중이라 한다.

뇌졸중도 골든타임이 중요

뇌졸중이 발생하게 되면 운동 영역을 담당하는 대뇌의 일정 부위가 손상을 입게 된다. 손상을 입게 되면 이 부위의 지배를 받는 말초운동 부위에 마비가 오게 되는데, 이는 보행 장애나 편마비, 또는 사지마비 같은 후유장애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대한뇌졸중학회의 관계자는 “뇌졸중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이 같은 후유증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면 남은 인생을 심각한 후유증속에서 보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들이 그런 것처럼 뇌졸중도 발병 초기에는 질환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어지럼증이나 건망증 등은 피곤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의 성인이 어지럼증이나 건망증, 또는 그동안 꾸준히 하던 일을 갑자기 못하게 되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뇌졸중의 전조(前兆) 증상이 아닌지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뇌졸중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대한뇌졸중학회의 관계자는 “뇌졸중이 생기는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성인병들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과도한 음주 및 흡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령별 평균 뇌졸중 발생률  ⓒ 대한뇌졸중학회
연령별 평균 뇌졸중 발생률 ⓒ 대한뇌졸중학회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뇌졸중은 유전병이 아니라는 점이다. 암이나 치매 같은 질병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병률(有病率)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뇌졸중은 그런 점에서 볼 때 가족력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의료계는 삶과 죽음을 오가며 목숨을 다투는 시간, 즉 골든타임(Golden Time)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발병 시 초기 치료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남은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뇌졸중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뇌졸중의 하나인 뇌경색의 경우 골든타임을 지켜야 하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뇌경색의 원인인 뇌혈관이 막히는 증상은 사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개선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시간이다. 뇌혈관이 막히는 시간이 길어져서 뇌세포가 죽게 되면, 그 후 막혔던 뇌혈관이 풀려 혈류(血流)가 회복되더라도 이미 망가지기 시작한 뇌의 기능은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뇌경색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가능한 빨리 병원에 도착해서 필요한 검사를 받고, 진찰 결과에 따라 정맥 내 혈전용해제 같은 응급치료를 투여 받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2-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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