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4,2017

초기 우주 엿볼 ‘초대형 블랙홀’ 발견

유사한 퀘이사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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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 가운데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새로운 거대 블랙홀이 발견됐다.

태양보다 8억배 더 큰 질량을 가진 새 초대형 블랙홀이 발견됨에 따라 과학자들은 초기 우주에 대한 이해를 재고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블랙홀과의 거리로 환산해 볼 때 우리 우주는 빅뱅 이후 약6억9000만년밖에 되지 않은, 현재 우주 나이의 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과학자팀을 이끈 미국 카네기 과학연구소(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에두아르도 바냐도스(Eduardo Bañados) 박사는 6억9000만년만에 우리 우주의 모든 질량을 모은다는 것은 초질량 거대 블랙홀 성장이론에 엄청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6일자에 발표됐다.

바냐도스 박사팀이 발견한 것과 같은 퀘이사 모형도. CREDIT : Robin Dienel, courtesy of the 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바냐도스 박사팀이 발견한 것과 같은 퀘이사 모형도. CREDIT : Robin Dienel, courtesy of the 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적외선 스펙트럼의 마그네슘 라인 심층 분석

이 예상치 못한 발견은 전세계 천문관측소에서 수집한 자료가 바탕이 됐다. 여기에는 하와이 제미니 천문대의 주요 분광데이타가 포함돼 있어 블랙홀의 엄청난 질량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됐다. 새로 발견된 블랙홀은 은하의 중심에 있는 물질들을 거침 없이 빨아들이고 퀘이사(quasar)에 방대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냐도스 박사에 따르면 이번 발견의 전초기지인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있는 제미니 천문관측소는 이러한 관측에 독보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마우나케아 상공의 공기는 매우 건조하고 안정적이어서 더욱 많은 적외선이 통과할 수 있고 제미니의 8미터짜리 대형 반사경이 이를 포착한다는 것. 또한 제미니의 근적외선 분광기(GNIRS)가 다른 관측소의 장비보다 탁월한 것도 큰 장점이다.

그는 적외선 스펙트럼을 심층 분석해 마그네슘 라인들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마그네슘 라인은 블랙홀의 질량을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하지만 초(超)원거리에 있는 물체들에서 나오는 빛은 적색편이가 대기 중의 수증기에 흡수돼 지구 표면에서 포착하기가 매우 어렵다.

Magellan/FIRE와 Gemini/GNIRS가 탐색한 퀘이사 J1342+0928에 대한 근적외선 스펙트럼을 결합한 도표. 오른쪽 확대그림은 하와이 제미니 GNIRS를 사용해 얻은 마그네슘(MgII) 라인을 보여준다. 마그네숨 라인은 블랙홀의 질량을 결정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CREDIT: Bañados et al.

Magellan/FIRE와 Gemini/GNIRS가 탐색한 퀘이사 J1342+0928에 대한 근적외선 스펙트럼을 결합한 도표. 오른쪽 확대그림은 하와이 제미니 GNIRS를 사용해 얻은 마그네슘(MgII) 라인을 보여준다. 마그네숨 라인은 블랙홀의 질량을 결정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CREDIT: Bañados et al.

세 개의 광역 적외선 탐사자료 활용

이 퀘이사( J1342+0928로 명명)의 초기 발견은 세 가지의 광역 조사연구 결과 덕분에 빛을 발하게 됐다. 즉, 칠레의 ‘체로 톨로로 인터-어메리칸 관측소’의 미 국립과학재단 블랑코 4미터 망원경의 다크 에너지 카메라가 수행해 온 ‘다크에너지카메라 흔적 조사’[DECam Legacy Survey (DECaLS)]와, NASA의 광역 적외선 탐사(ALLWISE) 그리고 영국의 적외선 망원경 심층 탐사(UKIDSS) 프로젝트의 광역 조사 결과가 그것이다.

DECaLS 탐사의 공동운영자 중 한사람인 국립광학천문관측소(NOAO) 아전 데이(Arjun Dey) 박사는, DECaLS는 처음부터 공공 프로젝트로 기획돼 우주의 경계를 넓혀주는 흥미로운 발견을 가능케 하는 여러 자료들을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미니를 소유, 운영하는 5개 국제기구 중 하나인 미 국립과학재단(NSF)의 크리스 데이비스(Chris Davis) 프로그램 책임자는 이 같은 여러 광역 관측 결과들이 제미니가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우주 안의 가장 원거리에 있는 물체를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잘 증명해 준다고 말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천문연구소의 브람 베네만스(Bram Venemans) 박사는 퀘이사는 가장 밝고 가장 멀리 떨어진 천체 중 하나로서 초기 우주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냐도스 박사가 파비안 발터스 그룹의 막스플랑크 천문연구소에 박사과정생으로 참여했을 때부터 몰두해 온 오랜 노력의 결실이다.

연구를 수행한 카네기-프린스턴 펠로우인 에두아르도 바냐도스 박사.  CREDIT: 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연구를 수행한 카네기-프린스턴 펠로우인 에두아르도 바냐도스 박사. CREDIT: 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유사한 퀘이사 20~100개 더 있어”

이번 발견에 앞서 가장 멀리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던 퀘이사는 우주 나이가 8억년이었을 때 존재했던 것이었다. 바냐도스 박사는 우주 역사를 돌이켜보면 방대한 수색에도 불구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엿보는데 5년 이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우주에서 매우 초기의 거대 블랙홀을 발견하면 아주 초기 우주의 조건에 대한 핵심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이 초기 우주 상황에서 약 수십만 개의 태양 질량과 같은 블랙홀들이 형성됐다. 이것은 국지 우주에서 형성되는 블랙홀들과 달리 태량 질량의 수십 배를 초과하지 않는다.

J1342+0928은 재이온화(reionization) 시대에 존재했었다. 이때는 초기 우주가 암흑기에서 나왔던 시기로, 우주는 중력이 최초의 별들과 은하들에 물질을 응축하기 전에 아무런 빛도 방출하지 않았다.

우주 전체에는 바냐도스 박사팀이 발견한 퀘이사와 같은 밝기와 거리를 가진 20~100개의 다른 퀘이사들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팀은 제미니를 비롯해 전세계의 다른 대형 망원경을 사용해 유사한 퀘이사들을 계속 탐색할 예정이다.

바냐도스 박사는 이번 발견이 초기 우주에서 괴물 같은 퀘이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이를 규명하기 위해 이론가들이 매우 바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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