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관련 8개 정부부처와 8개 경제단체장이 참여하는 제2차 ‘창조경제 민관협의회’ 회의가 지난 26일 서울 KT광화문지사 드림엔터에서 개최되었다.
현오석 부총리의 주재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이하 추진단)이 제출한 ‘미래 성장동력 분야 플래그십 프로젝트(Flagship Project) 추진계획’ △‘창조프로젝트 추진계획 중 창의상품 유통채널 구축방안’ △무역협회가 제출한 ‘대학생 창업 지원정책 개선방안 건의’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래전망 밝은 3개 분야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
우선 추진단은 ‘미래성장동력 플래그쉽 프로젝트’ 중에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탄소섬유 복합재료, 비만·건강관리 등 발전가능성이 큰 3가지 분야의 산업화를 촉진을 제안했다. 미래전망이 밝지만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개별 기업이 추진하기는 곤란했던 분야들이다. 정부는 기존의 하향식 사업추진 대신에 민간이 희망하는 분야를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플래그십 프로젝트의 첫째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이다. 전력이 남는 시간에 저장해 두었다가,수요가 많을 때 방출해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저장시스템을 가리킨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전력의 주도 하에 2017년까지 총 6천250억 원을 투자해 주파수 조정용 ESS를 설치함으로써 예비전력을 적극 활용하기로 결정되었다. 또한 수요가 많거나 비상상황이 닥쳤을 때 ESS 전력을 사용하기로 하고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도 표선면에는 민간 컨소시엄이 870억 원을 투자해 2016년까지 풍력발전소와 ESS를 설치한다. 전력 변동성이 큰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SS 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2조 원에서 지난해 11조 원으로 급성장했다. 내년에는 24조원으로 배 이상 증가해 2020년이면 47조 원이 넘는 대형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ESS 프로젝트는 전력 분야의 신산업을 개척해 신규고용을 창출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탄소섬유 복합재료’다. 탄소섬유는 철을 대체할 고강도 초경량 소재이며 세계시장 규모가 2012년 12조 원에서 2020년 30조 원, 2030년 100조 원으로 급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일부 기업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2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일본이 45퍼센트, 미국이 24퍼센트로 전체의 69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중국(11퍼센트), 대만(8.4퍼센트), 독일(7.2퍼센트), 한국(3.4퍼센트) 순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산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개발해 자동차 구조재, 천연가스(CNG) 압력용기, 항공기 부품 등에 시범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자동차 구조재 중 파노라마 선루프의 프레임 부품은 향후 3년 동안 차량 55만 대에 550억 원 규모가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섬유를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의 압력용기에 적용하면 안전성과 환경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항공기 부품에 적용할 때는 인증시스템과 더불어 세부사항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향후 전투기와 헬리콥터 제작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비만‧건강관리 서비스’다. 성인 비만으로 인해 2011년 국내에서만 3조 4천억 원의 비용이 부담된 만큼 현 의료법 테두리 안에서 추진 가능한 사업을 적극 추진해 시장 수요를 따라잡을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웰니스케어(Wellness Care) 서비스는 스마트폰과 연동된 건강관리 기기를 통해 신체상태를 측정하고 병원 및 스포츠센터에 정보를 연동시켜 맞춤형 치료와 운동처방에 활용한다. 이용자와 병원뿐만 아니라 서비스사업자, 스포츠센터까지 통합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조하는 것이다. 올해는 300명에 한정해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수익 여부를 검증한다.
창의상품 유통채널로 청년 창업 숨통 틔워
추진단은 또한 창조프로젝트 추진계획 중 ‘창의상품 유통채널 구축방안’에 대한 세부사항을 제안했다.
창의상품은 디자인과 기능을 혁신하여 편의성을 높인 상품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1976년 설립된 일본의 ‘도큐핸즈(DocuHands)’는 지난해 매출이 우리돈 약 8천억 원에 달한다. 올해 말 창의상품 유통채널이 개설되면 그동안 창의상품을 개발해도 유통망이 없어 어려움을 겪던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의 활동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적으로 ‘대학생 창업 지원정책 개선방안’을 작성하고 이번 민관협의회에 건의했다.
창업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대학생 창업자는 407명에 불과해 전체 대학졸업자 56만 명에 비하면 0.0007퍼센트 수준이다. 대학생 창업기업도 377개로 학교당 0.8개 수준에 머물렀다. 대학생을 포함한 30대 이하 청년창업의 비율은 전체의 4.7퍼센트에 그치고 있으며 그 중 73.9퍼센트가 서비스업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무역협회는 대학생 창업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다수다종의 복잡한 서류 △획일화된 지원 및 인건비 산정기준 △인력·자금의 부족 등의 문제를 적극 개선할 것을 주장했다.
해결책으로는 △단일 창구를 통해 종합정보를 제공하고 행정처리를 돕는 싱글윈도우(Single Window) 서비스를 구축하고 △지원금 총액을 일괄 선지급함으로써 정산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부정사용에 대한 제재 및 환수 조치를 강화하며 △ 창업지원 대상 기업을 ‘창업 후 3년 미만’에서 ‘5년 미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 부총리는 “전국 17개 시·도에 내년 상반기까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각각 구축하는 등 올해는 정부부처와 민간의 협업을 강화해 창조경제의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임동욱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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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4-05-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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