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영과 관련한 최신 전략과 트렌드를 공유하고, 다양한 지식경영 현장 사례를 통해 조직의 업무 효율과 성과를 향상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2014 지식경영 콘퍼런스’가 지난 17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지식경영, 빅데이터를 품다’라는 주제로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데이터에 대한 기술적 접근을 넘어 기업들의 경영과 업무 환경에 적용 가능한 비정형데이터의 솔루션 제시를 통해 지식경영의 활용을 촉진시키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정보와 지식의 근본적인 차이를 파악해야
‘지식경영의 새로운 가능성 탐색과 대안 마련’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의 유영만 교수는 “최근 들어 지식경영이 유행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지식이 창조되고 공유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그 원인에 대해 “지식경영을 지식경영 시스템으로 오해하고 오용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단순히 지식경영시스템으로만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발상은, 지식을 경영의 대상이라기보다 관리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정보는 시스템이나 기술의 힘을 이용해서 공유할 수 있겠지만, 지식의 경우는 지식 창조의 주체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절대로 시스템이나 기술의 힘을 이용해서 공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정보와 지식의 근본적인 차이를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면 정보를 관리하던 방식대로 지식을 관리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런 일방적인 성향에서부터 지식경영의 도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가 야기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지식은 사람이 만들고, 공유하며, 활용하면서 순환하는 역동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지식은 지식관리 시스템에 들어 있는 정적인 실체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부단히 오고가는 동적인 흐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동적인 흐름으로서의 지식은 근본적으로 이야기하면 관리대상이 아니다”라며 “지식 자체를 관리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지식창조의 과정을 장려하는 발상으로 전환할 때 비로소 지식경영은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식경영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유 교수는 “지식경영이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효율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효과를 제고시키기는 어렵다”며 “지식의 창조와 공유, 그리고 적용과정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문제인 만큼 지식경영의 성패 여부는 개인별로 체득한 노하우의 발굴과 공유, 그리고 이런 과정을 장려하는 기업문화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 유 교수는 “김치를 만들 때 똑 같은 재료와 조리 방법을 거쳐도 어머니의 손맛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을 제시하면서 “김치를 담그는 어머니의 손맛은 절대로 디지털 기술이나 시스템이 대체할 수 없는 지식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지식경영 성과의 계량화 및 가시화 필요
지식경영의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된 오후 세션에서 ‘지식경영을 활용한 교통안전통합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사례’에 대해 발표한 교통안전공단의 주재홍 선임은 “올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2,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자동차 1만 대당 2.64명으로 30위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주 선임은 “1만대 당 사망자 수가 0.5명 이하인 세계 10위권 달성을 위해서는 교통안전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교통안전 분야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운전행태 및 습관분석을 위한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 선임이 밝힌 교통안전공단의 지식경영 사례를 살펴보면 부설 기관인 자동차 연구원을 통해 자동차 충돌시험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자동차 제작 결함정보시스템과 자동차 대국민 포털정보, 그리고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교통사고의 원인 및 안전관리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단은 수집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위험운전의 유형을 분류하고, 데이터의 시각화 및 다차원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주 선임은 “특히 운전시뮬레이터를 통한 데이터 수집으로 운전습관에 대한 분석과 피드백 등의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경영전략과 연계한 지식경영 네트워크의 구축 사례’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한국수자원공사의 정예진 과장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새로운 명칭인 K워터는 지난 1999년부터 지식경영을 도입해 물과 관련한 정책이 보다 행복한 세상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K워터가 운영하고 있는 지식경영들에 대해 정 과장은 ▲경영전략 및 성과평가와 연계한 지속적인 지식경영 추진 ▲열린 제안제도인 워터피디아(Waterpedia) 등 고객 중심의 다양한 아이디어 발굴 채널 구축 ▲지식실행공동체(CoP, Community of Practice)의 활동 및 우수사례 발굴 ▲글로벌 승자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정 과장은 “지난 2013년에 6시그마 15개와 총 335개의 연구동호회 등 총 402개의 CoP를 운영하고 있다”며 “본부의 최종 성과발표회를 통해 선정된 우수 사례들을 대상으로 매년 최우수 사례를 결정하고 있고, 이를 전 직원과 공유하기 위해 전사적인 행사인 ‘창의혁신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으며, 또한 우수사례집 발간을 통해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날 행사에서 정 과장이 밝힌 K워터의 지식경영 사업들을 살펴보면 세계 최초의 댐 수면을 활용한 수상태양광 상용화와 통합 물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한 해외사업의 진출, 그리고 정수장의 애물단지인 슬러지의 자원화를 통한 신규 수익원 창출 등이 대표적인 성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계량기 동파 방지용 팩의 개발 및 보급을 통해 고객만족을 실현하는 등 다양한 성과들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표를 마치며 정 과장은 “향후에도 K워터는 지속적인 지식경영과 혁신을 통해 국민들에게 더욱 품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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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4-04-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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