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5,2017

지구 전체 미생물군 유전체 기록

43개국 500여 명의 연구자 참여

FacebookTwitter

지구상의 다양한 환경에 살고 있는 미생물군 유전체(microbiome) 표본이 전세계 수백명의 과학자가 참여하는 협동 연구로 수집, 정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샌디에이고)대와 태평양 북서 국립연구소(PNNL), 시카고대(UChicago), 아르곤 국립연구소 과학자들이 이끄는 대규모 ‘지구 미생물군 유전체 프로젝트’(The Earth Microbiome Project) 팀은 지구 곳곳에 서식하는 2만7000개 이상의 미생물군 표본을 수집, 분석해 처음으로 박테리아 참조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새롭게 표준화된 프로토콜(규약)과 독창적인 분석방법, 개방된 자료-공유 덕분에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될 때마다 계속 성장하고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일자에 전세계 160여개 기관의 과학자 300여명이 공동 저술한 논문으로 소개됐다.

'지구 미생물군 유전체 프로젝트' 연구자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미생물군 포본을 수집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지구 미생물군 유전체 프로젝트’ 연구자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미생물군 표본을 수집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미생물 유래 환경 90% 이상 식별 가능”

‘지구 미생물군 유전체 프로젝트’는 UC샌디에이고 의대 교수이자 미생물군 유전체 혁신센터 소장인 로브 나이트(Rob Knight) 박사가 2010년에 처음 추진했다. 여기에 시카고대 미생물군 유전체센터 교수이자 아르곤 국립연구소 생태학 그룹 리더인 잭 길버트(Jack Gilbert) 박사, 릭 스티븐스(Rick Stevens) 아르곤 연구소 부소장 겸 시카고대 교수, PNNL의 생물학 수석과학자인 재닛 잰슨(Janet Jansson) 박사가 합류했다. 나이트, 길버트, 잰슨 박사는 공동 시니어저자로, 스티븐스 박사는 공동저자로 등재됐다.

나이트 박사는 “이 데이터베이스의 응용 가능성과 연구 주제의 유형은 거의 무한하다”며, “우리는 이제 미생물군이나 그 안에 있는 미생물의 종류와 상대적인 양을 알면 그 표본이 어떤 환경에서 유래했는지를 90% 이상 식별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쉬운 예로 미국 인기 TV프로그램인 ‘과학수사대’(CSI)에서 나오는 것처럼 범죄 현장에 대한 유용한 법의학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 동식물과 인간을 포함한 서식 환경과 미생물의 관계 그리고 미생물 자체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지구 미생물군 유전체의 표본을 가능한 한 많이 샘플링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전세계 과학자들의 도움이 필요해, 지금까지 북극에서 남극에 걸쳐 있는 7개 대륙, 43개 국가에서 500명이 넘는 연구자가 표본과 데이터 수집에 참여했다. 프로젝트 회원들은 여기서 얻은 정보를 약 100개 연구의 일부로 사용했고, 이 중 절반은 전문 심사(peer-reviewed) 저널에 게재됐다.

'지구 미생물군 유전체 프로젝트' 에는 7개 대륙 43개국에서 160여 연구기관의 연구진 수백명이 참여해 2만7000개 이상의 표본을 수집했다.

‘지구 미생물군 유전체 프로젝트’ 에는 7개 대륙 43개국에서 160여 연구기관의 연구진 수백명이 참여해 2만7000개 이상의 표본을 수집했다.

“미생물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논문 제1저자로서 나이트 교수 랩의 박사후 과정 연구원이자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했던 루크 톰슨(Luke Thomson) 박사(현재 NOAA 연구원으로 근무)는 “미생물은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연구프로젝트가 수행되기 전에는 주로 한 번에 하나의 표본에 초점을 맞춰 미생물군 유전체 구성의 변화를 확인했다”며, “이러한 제한  때문에 환경과 지형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패턴을 식별해 일반화된 원리를 추론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구성원들은 박테리아와 이들의 친척인 고세균류(archaea)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적 표지자인 16S rR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다양한 환경과 지리, 화학적 속성에 따른 박테리아의 다양성을 분석하고 있다. 16S rRNA 염기서열은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를 식별할 수 있는 일종의 바코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전세계 표본들 사이에서 목표물을 추적해 낼 수 있다. 프로젝트 연구자들은 또 데이터의 시퀀싱 오류를 제거하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해 미생물군 유전체의 고유한 염기서열 수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30만개의 고유 16S rRNA 염기서열 확인

이번 첫 번째 자료에서 프로젝트팀은 약 30만개의 고유한 미생물 16S rRNA 염기서열을 확인했고, 이중 90%는 기존의 데이버베이스와는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았다.

기존의 16S rRNA 서열은 연구자들이 미래에도 유용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한적이다. 논문 공저자인 존 샌더스(Jon Sanders) 나이트 교수 랩 박사후 과정 연구원은 이 프로젝트와 다른 데이터베이스와의 차이점을 전화번호부와 페이스북에 비유했다. 그는 “전에는 염기서열 목록을 얻기 위해 글로 적어야 했는데, 그 목록에는 서열의 출처나 함께 발견된 서열들의 정보가 거의 없었다”며, “이제는 추가되는 모든 컨텍스트를 지원하는 구조를 갖추게 되고 이것이 유기적으로 성장함으로써 새로운 종류의 질문과 통찰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체 내외부에도 엄청난 수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인체 피부 부위와 그 곳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들.

인체 내외부에도 엄청난 수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인체 피부 부위와 그 곳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들. Credit : Wikimedia Commons/ Darryl Leja, NHGRI

“기존 박테리아 염기서열의 절반 재검토돼”

길버트 박사는 “더 많은 미생물 다양성을 조사해 분류해야 하지만, 알려진 모든 박테리아의 염기서열 가운데 절반은 재검토(recaptured) 됐다”며, “이 정보를 통해 지구상 미생물의 분포 패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길버트 박사에 따르면 가장 놀라운 관찰 중 하나는 독특한 16S 염기서열이 과학자들이 활용해온 전형적인 종 단위에서보다 개별 환경에서 더욱 특이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프로젝트에 의해 표본화된 환경의 다양성은 얼마나 많은 국지적 환경들이 미생물군 유전체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인간이나 동물과 같은 숙주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물과 토양에서 발견되는 자유롭게 살아가는 미생물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자유 생활 미생물군집은 일반적으로 숙주에 결합된 미생물보다 훨씬 다양했다.

수많은 미생물 연구 및 활용 분야에 적용

잰슨 박사는 “이러한 지구의 생태학적 패턴은 조정, 누적된 표본화를 통해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준다”며, “위도와 경도 같은 요인을 고려하고 시간 흐름에 따른 환경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샘플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무수한 질문을 탐구할 수 있는 자원과 이에 대한 답변이 담긴 새로운 데이터 획득을 위한 출발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 분석된 데이터는 다음과 같은 많은 연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 고래, 돌고래, 물개, 물고기류, 조류, 박쥐류, 고양이류, 설치류, 방울뱀 및 코모도 도마뱀 △식수 △북대서양 바다 표면에서 해저에 이르기까지의 해양 공동체 △석유 유출 △유인원의 장 건강 △장내 미생물군은 어떻게 개미류를 소화하고 개미의 장내 미생물군은 어떻게 식물을 먹도록 진화되었나 △토양 미생물은 포도 수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비만은 와인향 냄새를 맡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나 △인간의 미생물군집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화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나.

의견달기(0)